2020년 남쪽의 봄/ 사진@조윤희

 

봄날은 온다 / 정돈화(광혜교회 원로목사)

 

그리 춥지 않은 겨울이지만

코로나 19로 갇혀 지낸 겨울

어느새 입춘이 지나 경칩에 이르러

온 땅이 기지개를 켜다

 

어수선한 겨울 동안에도

매화나무는 일찍 꽃망울을 피우기 위해

한파에도 쉼 없이 일하다

뒤늦게 내리는 눈발 속에서도

하나 둘 피어난다

언 땅을 헤집고 솟구치는 수선화에도

노란 사파이어 같은 꽃망울이 맺힌다

 

이렇게 하나님의 섭리는

어김없이 봄날을 주시는데

겨우내 움 추린 우리네 마음들도

화사한 꽃처럼 피어나야 할 텐데

 

아직은 뒤늦게 몰아친 한파에 몸을 움츠리고

기세가 꺽이지 않은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에 자유롭지 못하지만

황도는 기울어가고

햇살은 온화함으로

겨울이 퇴조하고 봄날이 오리라는 희망

추위도 물리치고

코로나19도 소멸되어

상춘객의 웃음소리 요란한 봄날은 오리니

새삼 봄이라는 것

삶의 역동임을 실감하게 되기를

 

정돈화(광혜교회 원로목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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