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전도사’ 고세진 총장 부부의 이야기

   
▲ 고세진 총장 부부와 바이올린 연습을 끝낸 수지양이 오랜만에 즐거운 시가능ㄹ 보내고 있다. 구성찬 기자

 

 

“입양은 누군가를 돕는 것이 아닙니다. 입양 부모에게 주는 기쁨이 엄청나게 크답니다. 다문화사회 속에 단일민족과 혈통주의를 고집하는 것은 배타적인 자세이죠. 입양을 하면 마음이 열리고 서로를 끌어안는 삶의 태도가 생겨요.”

고세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총장은 ‘입양전도사’로 불린다. 미국인 부인 세라씨와 함께 제이슨(18·미 시카고스티븐슨고교)군, 수지(13·미 시카고음악영재학교)양을 공개입양한 후 지극한 사랑으로 키웠다. 입양 당시 두 자녀 모두 건강하지 못해 고 총장 부부의 가슴을 태웠지만 제이슨은 현재 미 육국사관학교를 지원하는 건장한 청년으로, 수지는 12세 때 뉴욕 카네기홀에서 바이올린 연주회를 갖는 등 음악신동으로 성장했다.

고 총장 부부는 하나님께 의지하지 않으면 쓰러질 수밖에 없는 힘든 시간도 보내야 했다. 10개월된 제이슨을 한국에서 입양한 것은 고 총장이 1992년 미 시카고대학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을 때였다. 제이슨은 두 달 후 '악성 신장염'이란 희귀병 진단을 받았다. 이스라엘 최고의 의사를 찾아다녔지만 제이슨의 몸은 두 배로 붇고, 숨 쉬기도 힘들어 했다. 5만명 중에 1명이 발병하는 이 병은 인체의 면역체계를 무너뜨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생명이 위험했다.

특히 제이슨은 신장염 억제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는데 의사는 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키가 안 자라고 시력을 잃거나 지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제이슨은 부모와 친지의 눈물의 중보기도로 13세부터 건강을 회복했다. 제이슨은 신장 180㎝, 양쪽 시력이 2.0으로 약 부작용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만약 제이슨이 다른 집에 입양됐더라면 어떠했을까 생각을 해요. 제대로 치료를 못 받았다면 큰 일이었겠다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렸어요. 그리고 하나님께 제이슨을 우리 집에 보내주신 것을 감사했어요."

고 총장 부부는 제이슨의 치료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또 한명의 한국 여자아이를 입양했다. 95년 이스라엘 예루살렘대학 교수로 있을 때였다. 6개월된 수지는 소리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허공만 바라봤다. 몇년 후 병원에서 집중력결핍(ADD)이란 진단을 받았다. 부부는 수지에게 삶의 희망을 주고 보람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기도 중에 바이올린을 가르치기로 했다.

"입양돼도 하나님의 선택을 받아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 보여주고 싶었죠. 세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한 수지는 1주일 만에 음을 정확히 낼 수 있는 절대음감을 나타냈어요. 하나님이 주신 재능이라고 생각했지요. 수지는 이스라엘에서 유대인들의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어요. 음악적 발전은 놀랍게 발전했지요."

수지는 7세 때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해 데뷔했고, 12세에 뉴욕 카네기홀에서 연주회를 가져 이스라엘에선 유명인사다. 그런 수지는 음악보다 사람을 위해 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수지양은 18일 오후 7시30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이스라엘 60년 음악회'에서 유럽에서 명성을 날리는 이스라엘 아리엘 주커만이 지휘하는 KBS 교향악단과 협연한다. (출저 국민일보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