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장로, 총선 앞두고 기윤실에서 백종국 교수와 대담 가져

지난 16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 사무실에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자 기윤실 자문위원장인 손봉호 장로와 경상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이자 기윤실 이사장인 백종국 교수와 대담을 가졌다.

지난 16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무실에서 열린 손봉호 장로와 백종국 교수의 대담

손 장로는 "현재 코로나의 가장 큰 문제는 신천지"라면서 "비록 한국이 코로나에 잘 대처하는 편이지만 신천지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져"라고 했다. 나아가 "신천지를 통해서 한국교회가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장로는 "한국 기독교의 약점들이 신천지에 상당히 반영되어 있다"면서 특히 "교주화 되어있다. 대형교회에서 이런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또한 "신천지 같은 이단은 자기 이익, 자기의 구원만 추구한다"면서 "한국 기독교에도 이런 모습이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독교가 이를 계기로 성경적 기독교로 넘어가자"고 제언했다.

손 장로는 확진자가 줄어드는 시점에서 정통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다가 집단 감염이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백종국 교수가 물어보자 "가슴이 움찔움찔 한다"면서 "정부가 경고하고 언론이 경고하는데도 불구하고 왜 기어코 예배를 봐야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손 장로는 "하나님은 그렇게 모여서 드려야만 예배를 받으시진 않는다. 두세 사람이 예수이름으로 모이면 그것이 교회다. 같은 마음으로 온라인으로 모이면 그것이 예배다. 모여서 예배 드려서 위험을 가져오는 것은 무책임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백 교수가 약 한 달 뒤에 있을 21대 총선에 대해서 묻자 손 장로는 "칼빈이 민주주의를 선호하면서 제일 강조한 것은 독재자의 부패"라고 주장했다. 또한 "칼빈이 민주주의를 선호한 이유는 다수의 의견이 소수의 의견보다 낫기 때문이 아니라 권력이 분산되어야 부패가 줄어들기 때문"이라면서 "군주시대에 이런 이야기는 혁명적"이라고 말했다. 

손 장로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우여곡절 끝에 지금 상당한 수준"이라면서 "다만 유권자들이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서 엉터리들이 너무 많이 방산한다"면서 "지금 국회는 역사상 최악"이라고 일갈했다. 

손 장로는 우리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로 "가짜뉴스"를 꼽았다. 손 장로는 "가짜뉴스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적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우리나라 제일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젊은이들이 가짜뉴스에 관심 없고 스마트폰으로만 모든 뉴스를 받아들이는 상황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워낙 다양한 의견 나오니까 말도 안되는 의견이 나와도 반드시 동의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을 문제로 꼽았다. 손 장로는 "이것이 너무 많아져서 말도 안되는 의견에도 자신감을 갖게 된다"면서 "결국 자기가 좋아하는 뉴스만 받아들이게 된다"고 역설했다. 

또한 손 장로는 가짜뉴스에 대해서 "그리스도인들은 거짓말 안하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거짓말을 적게 하게 하는 것도 노력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손 장로는 "가짜뉴스를 많이 보면 그런 뉴스를 만든 사람이 더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가 왜곡된다. 그런걸 본다는 사실이 거짓말에 동참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손 장로는 "적어도 가짜뉴스를 보는 것 자체가 거짓말 못지 않은 죄"라면서 "결국 거짓말 하는 사람을 돈 벌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언하는 손봉호 장로

이어서 손 장로는 선거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이념"을 꼽았다. 손 장로는 "가짜뉴스와 이념이 섞여 있다"고 주장했다. 손 장로는 "이념에 입각해서 행동하는 것은 우상숭배"라고 지적하면서 "가령 교인이더라도 이념이 다르면 불신자보다 더 적대시 하거나 불신자라도 이념이 같으면 그 사람을 더 가까이 하는 현상이 믿음보다 이념이 더 중요하게 된 것. 이것이 우상"이라고 역설했다. 

백 교수는 "한국교회는 복음 뿐만 아니라 이념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이념들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거나 군사독재시절부터 왜곡되게 전달된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백 교수는 "이념에 대한 발언을 목사님들이 발언하실 수는 있으나 정통적인 자료, 정치학개론같은 자료들을 보고 그 다음에 맞춰가기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백 교수는 "목사님들의 설교가 이념으로 점철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거 국면에 과도한 이데올로기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좌나 우를 멜팅팟으로 녹여야 할 교회가 젊은이들을 쫒아내는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서 손 장로는 "목사님들이 피상적인 지식으로 설교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의 반지성주의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손 장로는 기독교인 유권자의 투표에 대해서 후보자를 뽑을 때 법적인 측면에서 고려해야 하는 부분 중 "대표적으로 후보자의 도덕성을 가장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회의원들 중 지식인들은 많으나 도덕성이 엉망이다"라고 덧붙였다. 백 교수가 "완벽하게 깨끗한 사람이 어디있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손 장로는 "그것은 차선의 문제"라고 답했다. 

또한 손 장로는 "정치적인 측면은 이념과 관계되어 있다"면서 "그러나 정당들이 선거 때 온갖 공약을 내놓지만 지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 장로는 "대체적으로 어느 쪽으로 가는지 보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보다 그 사람이 정직한 사람인지에 대해서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유권자 스스로가 이념적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가장 좋은 기준은 "다른 당에 속한 사람에게 투표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한 것"이라면서 "이 정도는 되어야 이념을 초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손 장로는 "진보, 보수의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것처럼 보이고 실제로 중요할 수도 있지만 멀리 보면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역사나 철학 이런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면서 "이 상황에서 우리에게 성경이 가르치는 것은 가능한한 정직하고 투명하고 정의롭고 등의 뻔한 것들인데 이쪽을 향해서 그리스도인이 공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런 행위 중 하나는 투표"라고 강조했다.

백종국 교수

백 교수는 "지금 국회가 최악인 이유는 비토크라시(vetocracy)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비토크라시란 무엇이든지 거부함으로써 자기생존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2019년 국회 전반을 보면 통과 시킨 법률안이 없다. 야당은 비토(veto - 거부권)하고 있는데 여당이 극복할 역량이 없다.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손 장로는 성(性)적 가치와 정당들의 연관성에 대해서 "미국 복음주의자들 중 80% 정도가 단순히 LGBT(성소수자들을 일컫는 약어) 때문에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주장하면서 "결과적으로 트럼프는 역사적으로 가장 비기독교적인 대통령이다. "America First"(미국 우선주의)는 말도 안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물론 성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지만 이것 때문에 말도 안되는 사람을 뽑아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서 백 교수는 한국에서 성소수자는 전체 인구 중 0.4%, 15000명 정도 밖에 안된다"면서 "한국교회가 15000여명 밖에 안되는 동성애 문제를 전(全) 한국 기독교 문제로 치환해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개발한 보수적인 동성애 관련 논거를 수정 없이 바로 수입을 하다 보니까 그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백 교수는 "한국에서는 동성애자는 아직 적지만 혹시 미국에서 나쁜 사조가 들어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각별히 관심 갖고 경계해야 한다는 논의에서 머무는 것이 상식적"이라면서 "제가 진보진영에도 지적하는 부분인데 왜 동성애가 기독교를 각성시켰냐 했을 때 퀴어 퍼레이드에서 남자들이 발가벗고 행위하는 것 때문인데 한국에서는 경범죄 위반으로 처벌받아야 할 행동을 일부 지자체들이 공개적으로 허용한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입된 사상과 이념의 왜곡된 모습이 한국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불러 일으킨 전형적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한국교회가 목사님들이나 신학교수들을 동성애에 대해서 분명하지 않으면 자르는 것은 잘못된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빨리 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한국교회가 과도하게 정치에 참여하게 하는 상황을 균형 있게 바로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에 손 장로는 "성경의 가르침과 복음은 훨씬 높은 것"이라면서 "기독교를 정치에 넣으면 안된다"고 답했다. 또한 "한국 기독교가 성경의 위대한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념에 목 메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희년정신을 제도화하는 것이 사회복지인데 교회가 어떻게 사회복지를 거부할 수 있는 것인지"라는 질문에 대해서 손 장로는 "다수가 반대하면 못따라가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라면서 "희년정신을 기독교가 추구해야 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동의하며 기독교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인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백 교수는 "다행히도 결론적으로 한국의 헌법 체제가 도리어 희년 정신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헌법 제정 당시 경제 분야에 조소앙이 큰 역할을 했다"면서, "그가 주창한 '삼균주의'는 상당히 사회주의적인 내용을 완화시킨 형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 교수는 "큰 흐름으로 봐서 우리 한국 사회에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혼합경제로 계속 가고 있고 특히 앞으로의 추세로 봐서 양극화가 심해질 테니까 양극화를 완화하는 사회복지 부분이 더 강화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이야기 하는 것은 뭘 잘 모르고 이야기 하는 것"이라면서, "정치적 이데올로기 캠페인에 휩쓸린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한 "앞으로 점점 한국교회 안에서 좀 알고 있는 분들이 사실을 설명할 성의를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백종국 교수와 손봉호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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