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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총회, 어떤 명분으로도 교회 공권력 투입 정당화될 수 없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통합 총회장 김태영 목사는 3월 24일자 목회서신을 통해 "더 이상 공권력과 행정적인 권한으로 교회를 욕보이지 마십시오."라며 "정부 당국자들에게 엄중히 경고"했다. 김태영 총회장은 "정부가 교회 위에 군림"할 수 없고, "어떤 명분으로도 교회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김 총회장은 국무총리 긴급 간단회 등 일련의 사태는 "묵과할 수 없는 교회사찰에 해당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통합 총회장 목회서신 전문.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총회장 목회서신 (2020.3.24.)

총회 산하 9,200 교회와 기관, 255만 명의 목회자와 성도님들에게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중국 우한과 대구 신천지 집회로부터 촉발된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은 대구.경북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할 만큼 엄청난 피해를 남겼으며,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대한민국이 코로나로 몸살을 앓고 우리 사회의 모든 일상이 깨어진 상태입니다. WHO가 코로나19를 판데믹으로 선포하고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로 확산되어 나라마다 국경을 폐쇄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위기와 고난 속에서 저력을 발휘하여 역사를 새롭게 쓰며 굳건하게 발전하여 왔습니다. 오늘도 재난 가운데서 고난의 현장을 지키는 수많은 의료진과 방역담당자, 자원봉사자, 그리고 일선 공무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보냅니다.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로부터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구호물품과 성금 모금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것을 보면서 감동이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한국교회는 그동안 정부당국과 긴밀하게 소통을 하면서 대부분의 교회가 선제적으로 코로나19의 방역과 예방조치에 적극 협력해 왔습니다. 지역교회가 유사 이래 최초로 주일예배를 가정에서 영상예배와 온라인 예배로 드리면서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힘써왔습니다. 텅 빈 예배당에서 목회자와 극소수의 제한된 교우들만 모여서 예배드리고 대다수의 성도들은 가정과 삶의 자리에서 영상으로 예배드리고 있습니다. 한 두 주간이면 끝날 줄 알았으나 벌써 1개월 이상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6만여 교회 중 몇 교회에서 확진자 발생과 감염이 발생하여 사회에 큰 염려를 끼친 것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하며, 한국교회를 대신하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를 교훈삼아서 교회가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릴 경우에는 방역당국이 제시한 안전수칙을 철저하게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과 이웃의 건강과 안전을 생각하는 것은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인 교회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해외여행 자제,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와 개인청결 위생 캠페인에도 적극 동참하여 코로나19를 조속히 종식시키고 빠른 시간 안에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적극 협조하시기 바랍니다.

유감스럽게도 지난 3월 21일(토)에 국무총리가 긴급담화를 통하여 ‘종교시설의 사용 제한을 강력히 권고하며, 만일 확진자가 발생하면 구상권까지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언론과 방송에서 어느 특정 교회(담임목사가 구속 중임)의 예배 광경을 며칠 계속하여 방영하여 마치 대한민국의 모든 교회가 방역지침을 거부하고 지역 주민들의 불안을 무시한 채 예배를 강행하는 것처럼 한국 교회를 폄하한 일도 일어났습니다. 3월 22일, 주일 아침에 서울과 경상도지역의 몇 교회에서 주일예배 드리는 것과 관련하여 경찰과 공무원들이 찾아와서 교인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일은 그 동안 당국의 방역 지침을 따라 방역과 안전 수칙을 지키며 교회 문을 닫고, 경우에 따라서는 주일 예배도 온라인예배로 전환하고 공동식사도 없이 해산 하면서까지 코로나19 방역에 적극 협력한 것을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많은 교회와 교인들이 재해구호에 힘쓰면서 함께 재난 극복에 힘을 모은 일을 가볍게 여기는 일입니다.

이는 총회장인 저 자신으로서도 모욕적인 일이요, 교회적으로도 참을 수 없는 모멸감을 주고 자존감에 심한 손상을 입히는 일입니다. 기독교인에게 예배는 생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우리 교단의 교회가 고백하는 요리문답 1번에서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를 즐겁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곧 우리 인생은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한 존재로 부름 받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정치인에게 정치를 그만두라는 것과 경제인에게 경제활동을 그만두라는 것은 그의 사회적인 존재를 박탈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문화 예술인에게 예술 작업을 중단하게 하고, 언론인에게 공권력을 동원해서 언론을 통제하고 간섭하는데 ‘예’ 하고 따를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당연히 반발하고 투쟁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기독교인에게 예배를 무시하고 포기하라는 것은 존재의 목적과 삶의 의미를 끊는 것입니다. 방역을 넘어 기독교 신앙을 탄압해서는 안 됩니다. 예배는 중단 되어서도 안 되고 중단 될 수도 없습니다.

정부 당국자들에게 엄중히 경고합니다. 이 모든 노력을 가볍게 여기지 마십시오. 더 이상 공권력과 행정적인 권한으로 교회를 욕보이지 마십시오. 정부가 교회 위에 군림할 수 없습니다. 어떤 명분으로도 교회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묵과할 수 없는 교회사찰에 해당하는 일입니다. 군사 독재 시절에도 경찰 공권력이 교회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지금이라도 공무원만 보내지 말고 한국교회의 연합단체와 교단의 협력을 구하고, 각 지역의 기독교 연합회와 소통하며 대화하시기 바랍니다. 기독교는 공문과 명령으로 움직이는 수직적인 구조가 아니라 지역교회의 당회가 공동체 예배의 권한을 가지고 있으니 절차를 밟아서 협력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언론인에게 당부합니다. 어떤 교회도 예배를 강행하지 않습니다. 특정 교회를 일반화 시키는 오류를 저지르지 마시기 바랍니다. 교회마다 안전과 방역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지역사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취약계층인 노숙자를 섬기고 주민들에게 공급할 마스크를 만드는 작은 일로부터 시작해서 교회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예배 강행’이라는 용어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아니라면 지하철운행 강행, 학원 강행, 식당영업 강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야만 할 것입니다. 왜곡과 혐오와 차별이 아니라 공정한 보도를 하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 기간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만 하나님과의 거리는 더 가까이 합시다. 또한 말씀을 읽고 기도에 힘쓰고 주의 사랑을 실천하면서 종려주일과 고난주간을 경건하게 보냅시다. 그리고 소망과 생명으로 가득한 부활의 아침을 맞이합시다.

목회의 현장에서 헌신하시는 존경하는 목사님!

우리 모두 힘을 내서 교회 공동체와 힘들어 하는 교우들을 위해 더 기도합시다. 방문하고 만나는 목회는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휴대폰과 메일로 지치고 힘든 성도들을 부지런히 섬겨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장로님들은 믿음 위에 굳게 서서 교회를 지켜주시고, 주의 종들과 함께 위기와 환란의 시대에 생명의 파수군의 역할을 잘 감당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한국교회를 섬기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이 난국을 넉넉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더욱 겸손한 자세로 그러나 세상 풍파 앞에 확고한 믿음으로 나아갑시다.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위해 더욱 기도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2020년 3월 24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김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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