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단체나 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려 한다. 제 삼자가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적어도 그들에게는 그것이 자신들로 하여금 긍지를 지니게 만들고 삶의 의미를 느끼게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교회들의 집단체인 ‘교단’도 마찬 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각 교단들이 추구하고 있는 신학적인 전통들(traditions), 예를 들어, 칼빈주의적 전통과 알미니안주의적 전통도 그럴 것이다. 각 전통에 속한 교회들은 자신의 전통만이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파 산하의 ‘각 교단들’ 가운데서는 자신의 교단만이 장자교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주적으로 하나인 거룩한 공교회(a holy Catholic Church)는 다양한 교파들을 수렴하고 있지만, 각 교파 산하의 교단들은 또 제각기 전통과 교의에 기초하여 정체성을 보존해 간다. 이러한 다양성 속에서 역사적 교회(historical church)는 주님의 지상명령(The Great Commission)을 따라서 전도하고, 양육시키면서 제자화 교육을 시켜간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 고귀한 인격체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삶을 살도록 하고, 복음을 위하여 헌신하도록 만들어 간다. 이 과정 속에서 교회들은 매 주일의 말씀 선포를 통하여 복음의 내용을 설교한다. 그리고 주간 중에 불신자 전도, 새신자 양육, 제자화 훈련 등의 프로그램들을 도입하여 시행함으로써 성도들을 세워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 속에서 교회들은 종종 혼란을 경험하게 된다. 교회나 교단들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지 못해왔으므로 한국교회는 교파와 교단을 초월하여 주로 외국에서 개발된 프로그램들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개중에는 한국에서 개발된 훌륭한 프로그램들이 있기도 하다. 이처럼 자신들의 교파나 교단 밖에서 개발된 프로그램들을 교육받고 그것을 자신의 교회에 적용시키는 방식을 취해왔으므로 교회들은 자신들이 추구해온 핵심가치를 견지하려는 차원에서 일련의 프로그램들을 재평가해왔다. 필자가 지켜보기로는, 한국교회에 어떠한 프로그램이 보급될 시초에는 별다른 여과 없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그러나 점차적으로 어떤 한 프로그램이 자신이 속한 교회나 교단의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때부터는 극렬하게 비평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서로 다른 전통에 속한 교파들은 상호 비판을 가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리고 자신의 교단의 독특한 정서 속에서는 동일한 전통에 속한 타 교단과는 또 다른 어떤 결론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타 교파와 타 교단에 대한 ‘편파적이거나 과격한 비판’은 자제할 수 있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이단이 아닐 경우, 한 교파의 모 교단이 다른 전통에 서 있는 모 교단을 마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형제가 아닌 것처럼 극단적으로 폄하해서는 안 될 줄로 안다. 그러나 필자가 본고에서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부분은 바로 ‘초교파적으로 개발된 프로그램들’의 본질과 그 적용 및 비평의 문제이다. 우리는, 그들이 ‘이단’이 아닐 경우에, 그들에 대하여 어떻게 대하여야 될 것인가? 여기에서 우리들은 감정적이거나 충동적인 답변을 기대하지 말자. 적어도 모든 전통을 아우르는 역사적 교회 전체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접근해 볼 필요가 있겠다. 적어도 그것이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이 아닐까? 최근 들어 한국교회의 여러 교단들이 자신들의 교단 신학 입장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초교파적인 프로그램들’을 주시하거나 규정하는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물론 자신의 교단에 맞지 않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할 때에는, 만약 그것이 이단이 아니라면(필자가 이 부분을 주시하고 있음을 독자들은 알 것이다) 신랄한 파괴적 비평 보다는 그들의 부족을 지적해주고 그들이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조언해 줄 수는 없을까? 자신이 속한 교단에서는 그 정도의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내고 있지 못하다면 초교파적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을 자신들의 교단 신학과 전통에 맞도록 수정해서 사용할 수는 없을까? 그것이 오히려 각 교단 신학교 실천신학 교수들의 과업이 될 수는 없을까? 필자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자신의 교단이나 교파의 정체성을 포기하라는 말이 아님을 독자들은 잘 간파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적어도 우리는 교회 전체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고 고민을 함께 나누자는 것이다. 이단들은 그들의 이단 교리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이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이 이단이 아니라면 그들은 그들 고유의 사역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모든 교파 모든 교단들을 다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떠면 그렇게 바라는 것이 무리가 아닐까? 그러므로 각 교단들은 한 두 프로그램을 자신들의 성향과 맞지 않는다고 규정해버리기 보다는 ‘우리 교단의 신학과 전통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 프로그램 개발 및 시행 당사자들이 지적을 수용하여 시정할 것은 시정해 갈 수 있도록 지도함이 그리스도인다운 덕목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주제를 다루면서 필자는 한국교회의 모든 성도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교회는 역사적으로 다양한 전통을 지녀왔다. 한 전통은 다른 전통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자신과 다른 전통을 이단시해서는 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나아가서 ‘초교파적인 전도, 양육, 제자화 프로그램들’을 수용함에 있어서는 자신의 교단 정서에 맞도록 고쳐서 적용시킬 수 있어야 한다. 각 교회의 목회자들은 각 교단에서 견지하는 신학적 전통을 지니고 있으므로, 비록 자신이 초교파 단체의 프로그램을 배웠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자신이 속한 교단 신학과 전통과 정서 속에서 변용하여 적용시킬 수 있어야 한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며, 그것은 전적으로 개 교회 담임교역자들의 몫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이 속한 신학교의 실천신학 분야의 연구와 제언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단들은 엄격히 규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해 나아가 한다. 그러나 이단이 아닌 단체를 ‘이단시하는 경향’에서는 벗어날 줄 알아야 하겠다. 각 교파와 교단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되, 이단이 아닌 한, 예의를 갖추어서 지적하고 지도할 수 있어야 하겠다. 나아가서 각 교파와 교단 총회들은 교단 산하 신학교들과 연구소들의 협력 하에서 더 훌륭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주어야 하겠다. 이 부분을 감당하지는 않고 초교파 프로그램들을 향하여 비평만 가한다면 그러한 태도는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실천신학 분야의 중요성을 역설하고만 있지 말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각 교단 총회들이 전폭적으로 지원하여 교회를 위한 훌륭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내어야 할 때이다. 자신이 속한 교파나 교단의 정체성을 견지하면서도, ‘비판 일변도적인 태도에서 자체 프로그램 개발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각 교파와 교단 내적으로는 내실을 기하면서 초교파적인 프로그램들을 선별적으로 도입 적용함으로써 한국교회 모든 성도들을 세워갈 수 있어야 하겠다. Soli Deo Gloria 2008. 10. 12(주일) * 최병규 박사

예장고신총회 유사기독교 연구소장,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이단상담소장

한기총 이대위 전문위원

한장총 이단대책위원장 역임,

한기총 이단대책위원회 서기, 부위원장 역임). 
 

 

 

필자는 다년간 ‘이단 대응 정책’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오면서 한국교회의 연합적인 이단 대응을 강조해 왔다. 한기총 이대위를 통하여 매년 9월 첫째 주일(혹은 주간) 이단경계주일 제정을 발의하여(2005), 이제 고신 교단을(2005) 비롯하여 합신교단도(2008) 시행 단계에 들어갔다.
 
한장총 이대위 세미나를 통하여 빈야드 및 신사도적인 운동에 대한 견해를 도출하였으며(2007), 이단들의 요한계시록 오용의 역사적 과정 및 정통 견해를 제시하였고(2008), 각 교단이 ‘평신도들에게 요한계시록 공과’를 제작하여 교육시킴으로써 요한계시록을 오용하여 교회를 침투하고 있는 이단들의 공략에 대하여 대응능력을 증진시켜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필자의 이단 대응 관련 아티클들은 아래 사이트에서 열람 및 다운로드할 수 있다.


blog.daum.net/heresy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이단상담소
eusakidok.kosin.org 예장 고신총회 유사기독교 연구소장 자료실
bkc1202@hanmail.net  02 593 9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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