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씨 진솔한 고백

   
"과연 내가 지구에 살 만한 자격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이 지구가 그렇게 감사한 곳인 줄 몰랐거든요."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 이소연(30·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의 '예찬과 감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불평·불만투성이의 현대인들에게 살아 있는 날의 고마움과 감사를 웅변적으로 들려줬기 때문이다.

23일 대한 YWCA 연합회가 마련한 제6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에서 '젊은 지도자상'을 받은 이 연구원이 밝힌 수상 소감은 인간의 교만함과 지구 환경에 대한 고마움,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에 이어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과 고백, 다짐까지 곁들여져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저는 우주에 가기 전까지 한 번도 이 지구에서 살 만한 자격이나 요건에 대해 따져본 적이 없었어요. 사는 것 자체에 대해서도 감사하기보다는 오히려 불평과 불만이 많았죠." 하지만 그녀는 혹독한 우주인 훈련 과정에 이어 성공적인 우주 실험 생활을 거치면서 미처 몰랐던 삶의 중요한 의미를 깨달았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 400㎞ 정도를 위(하늘)로 올라가면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살기 힘들어요. 숨쉬고,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일부터 앉아 있기 위해 압력을 유지하는 데 어마어마한 돈과 노력이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지구에서는 그런 비용이 필요 없잖아요. '정말 하나님께서 주신 귀중한 선물이구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이 연구원은 또 "내가 만약에 하나님이라면 저렇게 어마어마한 집(지구)을 공짜로 줬는데, 인간들이 매일 싸우며 '이것도 안 주시네, 저것도 안 주시네' 불평하는 걸 본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봤다"면서 "지구로 내려갈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지나온 내 삶에 대해 깊이 반성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10분 가까이 이어진 그녀의 메시지는 울림이 컸다. 대한YWCA 연합회 박경희 홍보팀장은 "참석자들 모두 이 연구원의 진솔한 고백에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같은 여성이면서 크리스천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박종화(경동교회) 목사는 "마치 한 편의 간증을 듣는 것 같았다"면서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다시 한 번 깨닫는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이 연구원은 모태신앙인이다. 학창 시절부터 교회 봉사활동에 적극적이었던 그녀는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입학한 뒤에도 대전 지역 교회에서 주일마다 교회학교 교사와 찬양대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우주인 최종 후보로 뽑힌 뒤에도 서울에 거주하는 외삼촌 집에 머무르며 서울 대치동 베다니교회(권용평 목사)의 주일 예배에 참석했다. 그녀의 부모는 광주 성지교회(이기수 목사)에서 안수집사와 권사로 섬기고 있다. (국민일보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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