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불타버린 숭례문을 짓는 데 소요되는 경비를 국민성금으로 했으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수습하느라 진땀을 뺐던 일이 있다.

자세히 따지고 보면 대통령 당선자로서 그렇게 욕을 먹어야 할 만큼 심한 말도 아니다 싶은데 왜 그리 여론이 마치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안 될 사람인 것처럼 흥분했는지 모를 일이다. 물론 대통령 당선자가 서울 시장으로 있을 당시에 숭례문을 개방한 것이 이와 같은 결과를 가져 왔다는 원망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당시 시장의 책임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당시에는 숭례문을 시민의 품에 돌려주었다고 언론은 또 얼마나 찬양의 나팔을 불어댔었던가!

정말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드는 비판자들의 글을 대하기도 한다. 이 시대 대표적인 진보 논객이라 할 수 있는 진중권의 글을 읽어 보면 참 말 잘한다 싶고, 구구절절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지금 여론에 의해 조종되는 피에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까?

자신이 느낀 얘기를 있는 그대로 여과 없이 쓰다 보니 솔직하고 직설적이라 보는 사람이 통쾌하게 느낀다. 하지만 본래 남을 비판하는 얘기는 신이 나는 법이다. 그 말 자체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는다. 대리 만족이랄까, 내가 하고 싶은 소리 남이 대신 해주니 부담 없이 박수를 쳐서 환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박수치는 자들은 책임의 후방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여유를 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만약 그가 신랄하게 비판한 그 비판이 사실에 입각하지 않았거나 잘못된 정보에 의한 것이거나 사안의 전체를 보지 못하는 자신의 단견 때문에 균형감각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 비판받아 마땅한 실수로 판명될 경우에는 뒤에서 박수친 사람들이 순식간에 강력한 적군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나 하는 걸까?

성경은 “비판하지 말라 비판하는 자는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비판받을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의 비판은 건설적인 비판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판사가 재판정에서 범죄자의 유죄 여부를 판단할 때 사용되는 용어다. 높은 자리에 앉아서 내려다보며 남의 유죄여부를 판단하는 재판장의 근엄한 모습을 상상해보라!

비판자는 다른 사람들을 칭찬할 엄두를 내지 않는다. 남의 결점과 약점을 찾아내는 것이 그의 필생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헐뜯는 일로 바빠서 상대의 좋은 점을 살펴볼 여유가 없다. 건설적인 비판이란 애초에 없는 법, 비판은 결점을 보완하고 고치도록 해서 더 좋은 방안을 찾기 위한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 여야를 막론하고 당내에서 벌어지는 후보자 간의 경선은 예외 없이 상대를 폄하하고 중상비방하며 흑색선전으로 상대방 무너뜨리기가 주된 활동임을 우리가 다 목격한바다. 제대로 투표권도 행사 할 수 없는 바다 건너 남의 나라에서 뉴스 화면을 통해 비치는 치열한 경선을 보면서 하나님께 “제발 이 나라를 긍휼히 여겨 주시기를”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는지 모른다.

도무지 상대를 세우는 말이 없다. 국가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하는 인물의 자질이 저 정도 밖에 안 되는가 싶어서 안타깝고, 저런 인물들을 지도자로 뽑을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이거 속된말로 국운이 다한 게 아닌가?” 싶어서 슬프고, 저런 인사를 지도자로 선출하느라 투표해야 하는 우리 국민들이 불쌍하다.

저렇게 상대를 깎아 내리고 헐뜯는 사람들이 나라의 지도자가 될 때 과연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을까 의심스럽기 그지없다.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그 자신도 남에게 헤아림을 받을 것인데 그걸 어떻게 감당하려고……?

선거란 것이 본래 스스로를 내세우는 것이니 만큼 자기를 내세운다고 해서 교만하다고 탓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임에도 자신의 정책이나 정견을 내세우고 자랑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상대방을 헐뜯는 일에 날이 가고 밤이 새는 형국이다.

당사자들에게는 너 죽고 나 살자는 몸부림이라고 하겠지만 지켜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피차 물고 먹다가 서로 망하는 길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인 자기들만 망하면 어떠랴! 지휘관이 잘못해서 작전이 실패하면 결국 죽는 것은 조조군사란 사실을 왜 모르는가?

부디 유사시에 후방 지휘소에 편안히 앉아서 이러쿵 저러킁 탁상전략으로 판을 말아 먹겠다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생각은 아니길 빈다.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거늘 사람을 세우는 나라가 되고 국민이 되어야 한다. 남의 잘못을 지적하고 판단하기보다

그의 장점을 보고 칭찬하고 격려해줄 때 우리의 가정과 사회는 건강하게 살아 날 것이다. 작은 성과에도 진심으로 칭찬하고 비록 나의 기대와는 다른 성과가 나왔더라도 당사자의 눈높이에서 그 가치를 인정해 주자. 대책 없이 비판하고 남을 헐뜯는 것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

생활 속에서 “ 넌 안 돼” “넌 못 해” “넌 할 수 없어” 란 말을 입에 올리지 말기로 다짐하자. 대신에 “잘~ 했다” “하면 돼” “할 수 있어” 란 말을 입에 달고 살자. 그런 칭찬과 격려의 말이 있는 곳에 사람이 큰다. 마음 넓어지고 생각이 깊어지고 꿈이 커진다. 그런 나라, 그런 사회, 그런 가정이 우리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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