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자 대 확진자의 비율인 확진율은 확진자 숫자보다 더 중요하다

 

노상규 목사(함양 상내백교회 담임)
노상규 목사(함양 상내백교회 담임)

질병관리청(www.cdc.go.kr)이 우리나라의 첫 코로나19 유증상자 보도자료를 낸 것이 202018일이었다. 그 보도자료의 제목은 우한시 원인불명 폐렴관련 국내 조사대상 유증상자 발생이었다. 그 유증상자는 코로나19가 아닌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코로나19 첫 확진자는 120일 우한시에서 온 입국자였고, 그 후 우한시에 근무하던 사람이 현지에서 증상이 나타나 귀국 후 두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었다. 첫 번째부터 다섯 번째 확진자까지는 우한시 거주자였거나, 방문자였다. 여섯 번째 확진자는 세 번째 확진자와의 접촉자였다. 131일 확인된 일곱 번째 확진자도 우한시에서 온 사람이었었다. 1월에 발생한 7명의 확진자 중 6명은 중국 우한시에 온 사람들이고, 한 명이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이었다. 그 후 확진자는 계속 늘어 2292,931, 3319,786, 43010,765, 53111,468, 63012,800, 73114,305, 83119,947, 93023,812명이었다. 104일 현재 누적 검사자 2,346,345명 중 누적 확진자는 24,091명이고, 누적 사망자는 421명이다.

 

질병관리청은 매일 그날 0시를 기준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국내발생현황의 보도자료를 내고 보고하고 있다. 당일 0시를 기준으로 한 발표이기 때문에 실제는 하루 늦은 통계이다. 보도자료에는 그날의 국내 발생 신규확진자, 해외유입사례, 총 누적 확진자를 밝히고, 확진자 관리현황과 주요 발생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필자가 중요하다고 보는 검사자 숫자는 보도자료의 첨부파일에 “(보도참고자료)-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발생 현황에 나와 있다. 질병관리청이 이렇게 검사자 숫자를 본 보도자료가 아닌 첨부파일에 넣어두고 있고, 청와대와 정부공식 코로나19 사이트에서는 검사자 숫자가 없다. 그리고 방송과 언론 역시 검사자 숫자를 밝히지 않고 확진자만을 밝히고 있다.

검사자를 밝히지 않고, 확진자만 밝히면 통계의 함정에 빠진다. 필자는 그 통계의 함정을 밝히기 위해 질병관리청의 홈페이지 20208월과 9월의 매일 보도자료를 확인하여 데이터를 만들었다. 아래의 표에서 보듯이 매일의 검사자, 확진자, 확진률, 사망자, 치명률을 정리하였다. 매 주말(, 일요일)에 검사자의 숫자가 적다. 8월의 하루평균은 검사자 12,061명 중 182명이고, 확진률은 1.380%이고 사망자는 하루평균 0.74명으로 치명률은 1.93%이다. 9월의 하루평균 검사자 12,844명 중 129명이고, 확진률은 1.070%이고 사망자는 하루평균 2.97명으로 치명률은 1.64%이다.

<표1, 질병관리청의 홈페이지 20208월과 9월의 코로나19 보도자료>

코로나19 통계
코로나19 통계

확진자의 숫자가 중요하다. 그러나 검사자 대 확진자의 비율인 확진율은 확진자 숫자보다 더 중요하다. 검사자를 고려하지 않으면 실제로는 확진자가 늘었는데 줄었다고 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8, 9월 두 달 중 가장 많은 확진자 441명이 나온 날은 827일인데 이날의 확진률은 2.197%이다. 확진률이 가장 높은 날은 816일로 4.298%이다. 이날의 확진자는 279명이다. 확진자만 본다면 827일은 816일보다 162명이 늘어난 것이다. 다음날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초비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확진율로 보면 4.298% vs 2.197%로 그의 배가 줄어든 것이 된다. 왜 그런가? 검사자 숫자를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816일의 검사자는 6,491, 827일의 검사자는 20,073명이었다. 무려 3.09배를 검사한 것이다. 이것을 816일에 대입해 보면 279*3.09=862명이다. 827일의 확진자 441명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가? 확진자 숫자가 늘어난 것인가? 줄어든 것인가?

 

이러니 정부와 의료진이 방역에 혼신을 다하고 있음에도 필요 없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위 정치적 유익을 위해 정치방역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보도를 접하기로는 정부가 방역대응단계를 정할 때도 확진자의 숫자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한다. 사실이라고 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실제로 줄었는데 늘었다고 하면서 방역을 강화하여 국민들에게 필요 없는 불편을 주고, 실제로는 늘었는데 줄었다고 하면서 방역을 느슨하게 함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길을 터주는 결과를 맞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확진자 숫자만을 밝히며 세 자릿수, 두 자릿수, 한 자릿수라고 하며 국민들에게 필요없는 불안감을 느끼게 하거나, 불필요한 자신감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필자는 검사자의 숫자가 매우 중요하기에 코로나19 매일 검사자와 확진율을 발표해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하였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3032 보건복지 108, 923일 청원-1023까지 진행 중, 1019일 현재 1,000명 청원동의)

필자는 우리 방역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해서 주요국 코로나19 현황을 조사하여 표를 만들었다.

<2, 주요국 코로나19 현황 2020.10.2. 오전 6시 기준>

주요국가 코로나19 현황 2020.10.2. 오전6시 기준 / * 1-4번 : 확진자 순위 상위 4개국, 나머지 : G7국가 / * 총검사자는 자료가 있는 나라 : 3개국(대한민국, 영국, 일본)
주요국가 코로나19 현황 2020.10.2. 오전6시 기준 / * 1-4번 : 확진자 순위 상위 4개국, 나머지 : G7국가 / * 총검사자는 자료가 있는 나라 : 3개국(대한민국, 영국, 일본)

102일 오전6시 기준 전 세계 214개국 확진자 발생 국가의 확진자는 34,397,425, 사망자는 1,027,217, 치명률은 2.99%이다. 우리나라는 인구 51,780,579명 중 2,328,435명이 검사를 하였는데 그중에 확진자가 23,899, 사망자가 415, 치명률이 1.7%이다. 최대 확진자가 발생한 미국은 인구대비 확진률이 2.261%, 치명률이 2.8%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인구대비 확진률이 0.0046%, 치명률이 1.7%로 비교할 수 없이 방역을 잘하고 있는 것이다. 확진자 숫자가 많은 4개국과 G7 국가를 비교해 볼 때, 인구대비 확진률과 치명률에 있어서 앞서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검사률 데이터가 있는 영국 3.30%, 일본 1.67%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4.5%로 훨씬 많은 검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객관적인 데이터들이 있어서 외국에서 소위 “K방역을 배우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 왜 국내에서는 소위 “K방역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고, 의구심을 가진 분들이 많이 생기고 있을까? 그리고 정부에 대해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을까?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 검사 숫자를 밝히지 않고, 확진자 숫자만을 밝히고, 그것을 바탕으로 방역정책을 펼치기 때문이라고 본다. 지금이라도 당장 검사 숫자와 확진자 숫자, 그리고 확진율을 밝히고 그것을 바탕으로 방역정책을 펼쳐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전문가의 말과 정부의 발표가 다를 때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정부는 8.15 광화문 집회 이후에 확진자가 급증했다고 발표하고, 방역의 최우선순위를 광화문 집회 참석자를 찾아 검사하는 것처럼 하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확진을 받을 수 있는 발현 시기는 평균 5.2일이라고 하고 있다. 그런데 813일까지 두 자리 확진자가 유지되어 오다가, 14103, 15166, 16(실제 15) 279... 집회 5일 후이면 실제로 21일까지 가지 않더라도 두 자리에서 세 자리로 늘어난 3일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고, 집회 당일의 확진자 279명은 어떻게 설명을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이유로 정부가 정부정책 실패 국면전환을 위해 코로나19를 이용한다는 볼멘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의 말을 듣고, 보다 전문적인 대응을 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정부의 합리적이지 못하고, 형평성이 결여된 방역정책 때문이라고 본다. 정부는 이번 추석 연휴에 고향 방문을 자제하라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쳤다. 그런데 제주도와 유명관광지에 사람들이 몰려 호텔을 예약할 수 없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고향에는 불효자는 옵니다.”는 현수막이 걸리는 안타까운 일들도 일어났다. 103일 개천절 광화문 집회 차단을 위해 경찰버스로 차벽을 설치하고, 대대적인 검문을 하며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반면, 서울대공원은 개방하여 주차할 공간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게 만들었다. 국민의 국립묘지 참배를 금지하고, 정치인은 전직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여 구설에 오르기도 하였다. 국민에게는 거리 두기와 실내·외 인원 제한을 하면서 질병관리청장 임명장 수여식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직원들을 동원하는 행태! 다른 곳은 확진자가 발행하면 방역을 하고 2주간 폐쇄하거나, 며칠간 폐쇄하는데, 유독 교회는 몇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하여 전국교회의 예배와 모임을 금지하는 등 형평성이 결여된 정책이 불만을 가진 국민을 늘리고 있다. 방역 정책을 펼칠 때 철저한 준비를 하여 형평성에 맞게 해야 할 것이다.

넷째, 코로나19로 수고하는 분들의 공을 정치인들이 가로채기 때문이다.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것도 잠시! 소위 “K방역성공을 자찬하기에 바쁜 청와대와 정부의 인사들! 추석 명절에 인사한답시고 만든 보건복지부 장관을 위시한 사람들의 포스터 헤프닝! 조용히 헌신적으로 맡은 일을 감당하고, 공을 의료진과 방역 일선에서 수고하는 분들, 그리고 국민에게 돌리면 그 공이 어디로 갈까!

다섯째, 정부가 공식 발표하고 있듯이 무증상감염자(깜깜이 감염자)25%를 넘는 상황인데, 확진자 숫자를 기준으로 뒤좇아가는 행정을 펴고 있는 것이 문제로 보인다. 이것은 형평성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특정 집단에게 확진자 프레임을 씌운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이제는 통제하는 데 방점을 둔 방역정책에서 벗어나, 국민들에게 최대한 협조를 구하며 생활방역,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방역정책을 펼칠 때라도 본다. 그렇지 않으면 무증상감염자들로 인해 언제든지 두더지 머리 내밀 듯 여기저기에서 확진자는 나타날 것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의료진과 국민의 피로감이 높아졌다. 삶이 힘든 분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정부와 방역 당국은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철저히 준비된 정책을 펼쳐 잘하고 욕먹는 일이 없도록 해주기를 바란다.

글쓴이/ 노상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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