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홍 장로(이수성결교회)/ 법무법인 서호 대표 변호사
김양홍 장로(이수성결교회)/ 법무법인 서호 대표 변호사

 

“빨리 결혼하고 싶어요.” 올해 22살인 저의 딸이 어느날 저녁식탁에서 한 말입니다. 결혼하면 아이도 낳아야 하고, 육아도 해야 하고, 시댁 식구들도 챙겨야 하는 등 지금보다 신경 쓸 일이 최소 2배는 늘어날텐데, 딸은 빨리 결혼하고 싶어 합니다. 또한 딸은 작년에 삼수를 해서 이제 대학교 1학년이고, 지금 남자친구도 없는데 ... 설마 대학교 졸업하기도 전에 결혼하겠다는 것은 아니겠지요?

엊그제 독감 예방접종 맞으러 사무실 근처 내과에 갔는데, 병원에 제 또래로 보이는 두 딸이 고령의 아버지를 모시고 와서 아버지와 함께 참새들처럼 재잘재잘 거리는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아마 그 아버지에게는 딸들이 낳은 손주들이 있을 것입니다. 참 부럽습니다. 저의 꿈은 할아버지가 되는 것입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할아버지가 되어 돕는 삶을 살다가 아름답게 지고 싶습니다. 나이 들어 딸과 함께 병원에 가는 것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천국 갈 때까지 저 혼자 걸어서 병원에 가는 것입니다. 딸이 빨리 결혼해서 빨리 손주를 낳으면 빨리 할아버지가 되기 때문에 저에게는 무척 좋은 일이기는 한데, 아버지로서 예쁜 딸을 시집보내야 한다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습니다.

제가 섬기는 이수교회 박정수 목사님께서 결혼할 자녀를 둔 아버지들에게 자녀에게 교육할 ‘배우자 선택기준’을 보내주셨는데 공감이 많이 되어 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담임목사님이 말씀하신 배우자 선택 기준 10가지는, ①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수 믿고 구원의 확신이 있는 사람. 만일 불신자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는 결혼 전 반드시 예수 믿도록 인도할 것, ② 독단적이거나 다혈질적이지 않고, 사랑이 많고 남을 배려하는 사람, ③ 건강하고 자신이 이성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 ④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이웃에게 유익을 주는 비전을 가진 사람, ⑤ 가족을 안정되게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 ⑥ 부모님과 가정이 화목한 믿음의 집안에서 성장한 사람, ⑦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하고 열정적인 사람, ⑧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성실한 사람, ⑨ 이타적인 사람, ⑩ 친구들이 건전하고 반듯한 사람. (위 10가지를 다 완벽하게 갖춘 사람은 지구상에 없으니 각 항목에 70점 이상 점수를 줄 수 있으면 만족할 것)

그리고 그런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내가 노력할 점은 Ⓐ 위 10가지를 지닌 상대를 만나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매일 기도한다, Ⓑ 나도 위 10가지를 지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한다, Ⓒ 나에게 관심 보이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성적 마음을 열지 말고, 위 10가지 기준으로 상대방을 저울질하면서 정말 괜찮은 사람이다 싶을 때 이성교제를 시작한다, Ⓓ 몇 번 만나면서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면 부모님과 논의한다.

제가 벌써 딸 시집보낼 것을 염려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참 세월 빨리 지나갑니다. 2020년도 벌써 찬바람이 부는 가을입니다. 저의 인생의 가을도 곧 찾아올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지난 가을보다도 앞으로 다가올 가을보다도 이 가을이 더 좋습니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