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방송의 한 프로그램이 진행하는 팩트맨은 시청자들에게 매우 유익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가 미처 몰랐거나 잘못 알고 있던 것들을 하나하나 따져 사실을 짚어 줌으로 바로 알게 하고 사실을 바로 잡을 수 있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이틀하고 끝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거의 매일같이 방송하는 것을 보아 우리의 얼마나 많은 정보가 잘못되어 있는지 깨닫게 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진리를 얼마나 바로 알고 있을까? 잘못 알고 있는 것을 진실인 양 주장하는 것은 없는가? 설교자들도 팩트가 아닌 것을 사실인 양 가르치고 간증자들도 하다 보니 조금씩 부풀리다가 나중엔 사실에서 많이 빗나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25년 전쯤 되었을까? 박종수 목사님이 필자가 목회하던 교회에 집회를 오셔서 설교하시다가 예화를 드셨는데, 그 내용이 필자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사실이 많이 왜곡되어 있었다. 아침 식사를 같이하면서 조용히 물었다. “목사님 그 이야기를 어떻게 아셨습니까?” 하니 무척산 기도원 원장에게서 들었다고 한다. “목사님 그것은 사본이고 제가 원본입니다.” 하니 깜짝 놀라시며 원본이 무엇이냐고 해서 팩트를 말씀드린 적이 있다. 이야기는 돌고 돌면서 팩트를 상실할 수 있다.

어떤 목사가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을 건너는 장면을 설교하면서 실감 나게 하려고 조금 부풀려 말하면서 요단강이 마치 한강만큼의 크고 넓은 강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제사장들이 법궤를 메고 요단강에 첫발을 내디디자 그 엄청난 강물은 차곡차곡 싸여 흐르지 않고 백성은 그 넓은 강을 맨땅으로 건너게 되었다. 그 목사의 설교가 얼마나 진지하고 실감 났는지 교인들은 큰 은혜(?)를 받았다. 그런데 그 목사가 성지여행을 가서 실제의 요단강을 보았을 때 자신이 얼마나 잘못 알고 설교했던가를 반성하며 얼굴이 뜨뜻했다고 한다.

이런 일은 한 번만 자신의 눈으로 보았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다. 잘못 들었거나 전달을 잘못 받았거나 하는 것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런데 그것을 마치 사실인 양 나팔을 분다면 그에 따르는 부작용은 심각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몰라서 상상으로 요단강이 한강만큼 크고 넓다고 하는 정도는 그것이 지명에 관계된 것이기에 그냥 넘어갈 수 있겠지만 만약 사람에 관하여 오도하거나 왜곡시켜 전달하면 그것은 그 사람의 인격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일이 될 수밖에 없고 이는 인격살인에 해당함으로 주님께서 엄격하게 금하는 일이다.

어떤 목사가 이런 말을 했다. “원로 목사님은 자기가 은퇴하면 교인 2, 3백 명이 빠질 것이라고 자주 말했지만, 오히려 원로목사 목회 때보다 짧은 기간에 더 성장하고 헌금도 더 늘어났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한 문장만 본다면 그 원로목사는 자기 교만에 빠진 사람처럼 보인다. 후임이 누가 되든지 자기만큼 목회를 못 할 것이라는 자만성 말을 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말을 자주 들었던 교인들로부터 나온 온전한 팩트는 그것이 아니었다. “내가 은퇴하면 교인 2, 3백 명이 빠질 것이다.”라는 말 앞에 수식어가 하나 더 붙어 있다는 것이다. “만약 후임이 오지 않은 상태에서이다. 이를 이어 붙이면 만약 후임이 오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은퇴하면 교인 2, 3백 명이 빠질 것이다.” 그것은 후임을 빨리 결정하라고 한 독려성 말이었다고 교인들은 증언한다.

만약 후임이 오지 않은 상태에서라는 수식어가 있고 없고는 너무나 큰 차이를 나타낸다.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말을 제단하고 변질하는 수법은 흔히 여야 정치인들이 잘하는 수법이다. , , 혹은 가운데 말은 싹둑 자르고, 한 토막만 가지고 전달하면 듣는 이들은 그런 선동에 넘어갈 수밖에 없다. 그것은 팩트를 변질시킨 것이다. 그리고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기에 거짓말이다. 물론 말이 여러 차례 건너가면서 변질될 수 있다. 그러나 팩트 체크는 하고 말해야 한다.

목사는 사실이 아닌 것을 전달하면 안 된다. 아무리 이기고 싶고 상대를 눌러버리고 싶어도 거짓을 무기로 삼으면 그런 거짓이 오히려 자신을 삼킬 것이다. 만약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말했다면 솔직히 사과하고 회개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임의로 왜곡시켰다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하나님 앞에 철저히 회개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 일은 결코 목사가 할 일은 아니다. 목사뿐 아니라 천국에 들어가기를 소망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취해야 할 자세이다. 다시 이 말씀으로 돌아간다. 거짓말하는 자는 결코 그리로 들어오지 못한다.”(요한계시록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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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헌옥 목사
천헌옥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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