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은 우리 민족사에서 떠올리고 싶지 않은 비극 중 비극입니다. 이데올로기가 뭐기에 형제끼리 총부리를 맞대고 죽이고 죽고 했는지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답하고 억울한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인명 피해만 하더라도 실종자, 납치자 제외하고 민간인과 군인 사망자가 43만명, 전쟁미망인 20만명, 전쟁고아 10만명이나 됩니다. 유엔군도 5만여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후세 역사가나 자손들이 뭐라고 평가할까 두렵기만 합니다. 게다가 아직도 1000만 이산가족의 한을 풀지 못하고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로 통일의 기약은 아득하기만 합니다.


역사적 교훈으로 기억해야
6·25는 세월이 흐르면서 차츰 잊혀져가고 더러 기억조차 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 부끄러운 전쟁은 영원히 잊지 못할 우리 민족의 낙인이지만, 역사에서 지울 수 없는 교훈으로 자손 대대 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마다 6·25가 되면 참전 16개국의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비롯하여 주먹밥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일부 단체 중심이어서 국민 전체의 공감을 얻는 기념행사가 없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다행히 지난 10월20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제169회 평양노회(노회장 노용한 목사)에서 참으로 의미있는 헌의안이 통과되었습니다. '6·25 한국전쟁기념일을 국민 기도일로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교회에 국한된 행사라고 하겠지만 우리 민족의 잊을 수 없는 비극이 잊혀져가는 안타까움을 지우고 동족상쟁의 비극을 참회하고 반성한다는 의미에서 다시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는 슬픈 역사를 후손들에게 끊임없이 알리고 깨우쳐야 한다는 데 큰 뜻을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방방곡곡의 교회에서부터 6·25 주간에 한마음 한목소리로 기도하는 전통이 세워진다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6·25를 다시 우리 국민의 가슴에 면면히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6·25를 '국민 금식일'로 정하여 지켜나갔으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 민족의 아픔을 자손대대 전하여 반면교사로 삼기 위해 국민 금식일을 국가에서 지정할 수도 있겠고, 국민운동으로 전개하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각 종교단체에서 자체적으로 금식일로 정할 수도 있고, NGO 중심으로 국민운동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 또 학교에서는 6·25 하루 급식을 하지 않고 금식의 날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구세군에서 자선냄비 모금행사로 이웃돕기를 하듯 6·25 하루, 또는 한 주간 동안 거리 모금행사라든지 신문 방송 모금행사 등을 통해 '한 끼 금식'으로 절약된 비용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거나 통일비용으로 적립해도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식량난 해소를 위하여 옥수수, 밀가루, 쌀 등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음을 상기하면 6·25 국민 금식으로 모은 돈으로 북한 식량난 해결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식성금 북녘·지구촌 돕기
나아가 통일이 된 후에는 남북한 모든 국민이 지속적으로 6·25를 국민 금식일로 지켜서 모은 돈을 지구촌 어려운 나라를 도와주는 구호기금으로 활용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하면 고통과 슬픔의 역사를 사랑과 베풂으로 승화시키는 성숙된 대한민국이 되겠지요.

'알지도 못하고 만난 적도 없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부름에 응한 아들 딸들에게 조국은 경의를 표한다'는 미국 워싱턴 소재 6·25 한국전쟁 참전기념공원의 비문이 말하듯 한국전쟁은 지구촌의 현안이었습니다. 우리는 세계에 많은 빚을 졌습니다. 따라서 점점 잊혀져가는 6·25 한국전쟁을 금식의 날로 지키면서 그날이 오면 우리의 아픔을 얘기하며 다시는 형제들끼리 다투지 말자, 그리고 사랑하자, 용서하자, 돕자는 얘기로 꽃피우며 지구촌 모든 어려운 이들을 사랑하며 베풀고 나누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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