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회 고신총회세계선교 후원교회 협의회(이하 선후협) 선교포럼이 '코로나 시대, 하나님이 원하시는 선교'라는 주제로 지난 5월 3일~4일 경주 켄싱턴 호텔에서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서 손승호 선교사는 코로나 시대, 선교적 교회의 실천적 적용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손 선교사의 허락을 받아 발제문을 싣는다.
제 11회 고신총회세계선교 후원교회 협의회(이하 선후협) 선교포럼이 '코로나 시대, 하나님이 원하시는 선교'라는 주제로 지난 5월 3일~4일 경주 켄싱턴 호텔에서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서 손승호 선교사는 코로나 시대, 선교적 교회의 실천적 적용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손 선교사의 허락을 받아 발제문을 싣는다.

 

. 선교적 교회 운동의 근본 개념을 밝힌 앨런 허쉬(Alan Hirsch)

앨런 허쉬는 선교적 교회 운동의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그의 책 잊혀진 교회의 길(The Forgotten Ways)은 선교적 교회에 대한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1959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이 1963년 케이프타운으로 이사하면서 그의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게 된다. 케이프타운대학교에서 비즈니스와 마케팅을 공부했고 그의 나이 24세 되던 1983년 호주로 이사를 가면서 결혼하게 된다. 호주에서 성령을 체험함으로 그의 인생은 변화를 겪게 된다. 그는 빅토리아성경학교에서 공부하면서 멜번시(혹은 멜버른, 시드니 다음으로 큰 도시로서 빅토리아주의 주도) 도심에서 온 새롭게 회심한 그리스도인 소그룹을 인도하게 된다. 1989년 신학교 졸업 후 140년이 넘은 사우스멜번그리스도교회(후에 사우스멜번회복공동체-South Melbourne Restoration Community-로 개명)에 사역자로 부름을 받아 15년간 사역하게 된다.27) 그 교회에서 앨런 허쉬는 조지라는 그리스 출신의 마약 판매상을 만났는데 조지가 급작스럽게 회심하게 된다. 조지는 그의 형제 존과 함께 게이, 레즈비언, 마약중독자, 매춘부 등이 전도됨으로 앨런 허쉬는 교회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 자신의 교회를 보니 수적으로 성장하였는데 처음 자신의 교회에 함께 했던 사람들이 사라진 것을 보게 되었다. 수적, 규모적, 재정적으로 탄탄해졌지만 초창기의 성령의 역사를 경험하며 성령의 인도함을 받았던 사람들은 빠져나가고 부유하고 넉넉하고 중산층 이상의 화이트 컬러들이 자신의 교회를 가득 채운 것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교회의 본질을 되짚어 보며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가 되기로 다짐하면서 선교적 교회로 방향 전환을 하게 된다.28)

앨런 허쉬는 잊혀진 교회의 길에서 두 가지 중요한 개념을 밝힌다. 하나는 사도적 특성 혹은 비범함(Apostolic Genius)이고 다른 하나는 mDNA라고 부른다. ‘사도적 특성이라고 할 때 쓰는 영어 ‘Genius’라는 단어는 천재성이라는 뜻이지만 유전자라는 ‘gene’의 뜻도 포함하고 있다. 하나님은 교회가 세워질 때부터 유전적인 특징과 본질적이고 잠재력 있는 요소를 숨겨 두셨다는 것이다. 초대교회와 20세기 중국교회를 선교적 교회의 특징들이 나타나는 예로 들었다. 그의 책 제목을 잊혀진 교회의 길(The Forgotten Ways)이라고 붙인 것은 그 동안 교회는 하나님께서 이미 주신 잠재력을 잊고 있었는데 다시 회복하자는 의미이다. 사도적 특성을 구성하는 요소를 mDNA라고 부른다. m‘mission’ 혹은 ‘movement’를 말한다. 교회는 세워질 때부터 삼위일체 하나님은 교회에 하나의 운동성을 허락하셨는데 mDNA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특징)6가지로 나타난다고 주장하면서29)사도적 특성의 구조라는 그림으로 나타내었다. mmovement인데 교회는 본질적으로 운동력이 있는데 운동력이란 가만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전이시키고 그 목적을 향해서 움직이는 공동체라는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나라를 향한 운동성이 발휘되어 하나님의 나라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를 감당하는 공동체인데 그 특성을 막아서도 안되고 막을 수도 없다. 이 모든 운동은 성령께서 그 운동을 일으키시고 변화시켜 나가신다. 이제 mDNA를 구성하고 있는 6가지 요소(특징)를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겠다.

 

1. 예수는 주님이시다(Jesus is Lord)30)

예수가 주님이시라는 것은 우리의 주인(master)이 되어 삶의 결정권과 주도권을 가지고 계신다는 말이다. 예수가 나의 삶의 모든 부분에 주님이시고 선택권, 결정권이 주님에게 있다는 것을 고백하는 곳이 교회이다. 이것은 신약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구약에도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하나님의 명령이었다. 바로 쉐마라고 알려진 신명기 6:4-5절 말씀31)이스라엘아 들으라로 시작하는 본문이다. 이스라엘이 다신 숭배가 있는 가나안에 들어가서 오직 여호와가 한분뿐이시고 그분만이 우리의 구원자이시고 통치자()라는 것을 살아냄으로 다신 숭배 사상 가운데 그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약은 그리스 로마의 다신 숭배 사상 속에서 예수님만 우리의 주인이시라는 것을 고백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주인 노릇하는 것들이 많은데 그 가운데서도 이 세상 속에서 예수님이 주님이시라는 것을 최우선인 것으로 보여주는 것이 교회이다. 이게 없으면 교회가 아니다. ‘예수가 우리의 왕이시냐?’는 사실이 교회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것이 교회 안에 숨겨진 가장 중요한 DNA이다.

그림1. 사도적 특성의 구조 32)
그림1. 사도적 특성의 구조 32)

 

2. 제자 만들기(Disciple Making)33)

중국이 공산화된 이후 모든 선교사들은 추방되었고 지하교회는 핍박을 받았다. 중국교회는 신학교, 목회자도 없었고 정상적인 예배조차 드리기 힘들었지만 죽의 장막이 개방된 이후 뚜껑을 열어보니 교회는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 필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목사, 교회건물, 신학교 등으로 그리스도의 제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예수를 닮은 사람이 또 다른 예수의 제자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초대교회는 세례의 기준이 높았고 교회 멤버가 되기 위해 목숨을 담보하였다. ‘예수를 믿는다고 세례를 받다가 죽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세례를 받겠는가?’라는 세례자(洗禮者)의 질문에 수세자(受洗者)!’라고 대답을 해야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

현대교회는 교인들을 제자로 만들지 못하고 소비자로 만들었다. 소비자는 가성비를 따진다. 가성비란 소비자가 가격에 비해 제품이나 서비스가 얼마나 좋은지를 따지는 것을 말한다. 이마트나 홈플러스를 가던 소비자는 가을 김장을 담그기 위하여 배추와 무를 구하기 위해 가성비가 좋은 전통시장으로 가는 것은 당연하다. 소비자는 자기의 욕구와 기준에 맞으면 얼마든지 자기의 기준을 상대화하고 객관화해서 옮겨 갈 수 있다. 오늘날 많은 교인들은 영적인 소비자가 되어 종교적 상품을 구하기 위해 교회를 가는 경우가 많다. 교회가 나에게 무슨 영적 서비스를 해줄 수 있는가? 주차장, 부담 없이 듣기 좋은 설교, 자녀교육을 위하여 좋은 주일학교 시스템 등을 갖춘 교회를 선택한다. 그 결과 교인들은 설교를 많이 들어도 재생산할 수 없는 영적 불임 현상을 겪게 된다. 서울 시내에는 이렇게 종교적 상품을 구하기 위해 이 교회 저 교회로 떠돌아다니는 종교적 소비자들이 매주 수천 명에 이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교회가 소비하는 곳으로 나에게 좀 더 좋은 서비스 제공하면 그곳으로 옮긴다. 성도가 그리스도의 제자가 아니라 구경꾼이 된다. 주일날은 전문가들이 공연하는 예배, 찬양, 프로그램 등을 즐긴다. 이처럼 성도들이 종교적 소비자로 변하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라는 메시지는 먹혀들 수가 없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교회는 종교 소비자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들을 감동시키기 위해 교회는 또 다른 종교 상품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있다.

앨런 허쉬는 우리의 제자훈련의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한다. 바로 제자훈련을 머리로만 가르쳤다는 것이다. 영어로 말하면 brainwash(생각을 바꾸는 것)는 성공했지만 body memory(바뀐 생각으로 실천의 단계까지 가는 것)에는 실패한 것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교실에서 이론을 가르치지 않고 주님과 현장에서 경험하게 하고 질문하고 답을 듣고 따라하게 하였고 나중에는 성령을 받고 고난을 받으면서 제자가 되어 갔다. 현대교회의 제자훈련은 현장을 결여하고 있다. 성경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지식은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자신의 몸에 체화 되어 말과 가치관으로 실생활 가운데 자연스럽게 실천되지 않는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라”(고전4:20)고 했는데 하나님의 나라는 실재이다. 예수님의 제자훈련은 학습과 실천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현장에서 체험한 것을 그대로 살도록 하였다.

 

3. 선교적-성육신적 추진력(Missional-Incarnational Impulse)34)

성육신은 하나님이 인간이 되셔서 이 땅에 오신 것을 말한다. 하나님 아버지가 하나님의 아들을 이 땅에 보내신 것을 성육신이라고 한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실 때부터 하나님의 마음을 담아내고 하나님의 나라를 구현할 목적으로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 인간이 범죄함으로 원래의 목적을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이 세상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하나님의 마음으로 하나님이 이 세상을 회복시키실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를 감당하고 계셨다.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에 의해 태어났다. 성육신적 선교란 하나님이 인간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신 것처럼, 믿는 우리가 복음을 모르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세상으로 들어가 세상 사람들처럼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의 삶의 자리에 들어가 하나님의 영향력을 끼쳐 하나님나라를 확장하는 것이다. 주님은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20:21)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예수님이 사람의 수준으로 오신 것이 성육신인데 교회는 세상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교회의 목적과 방향성은 땅 끝까지 이르러 나의 증인이 되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다. 진정한 선교적-성육신적 공동체의 사역은 최적화, 상황화를 말한다. 예수님은 선교의 대상인 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최적의 모습으로 오신 것처럼 교회는 세상이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을 만드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초대교회가 신학교, 건물, 제도, 조직도 없었으나 로마제국의 핍박과 박해 속에서도 강력한 선교의 역사를 이룬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강력한 전염성을 가지고 온 세상을 예수의 운동으로 뒤덮을 수 있는 성육신적 DNA가 있었기 때문이다. 생명이 생명을 낳는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어떤 성육신적 모델을 개발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더 이상 생명을 낳지 못하는 구조를 가지고 나아가는 것은 성육신과 상관이 없다. 성도는 세상과 등을 지고 따로 모이는 분리적인 삶이 아니라 여전히 그 시대 속에서 하나님나라를 갈망하는 사람들을 모으고 다시 세상으로 보내서 땅 끝까지 증인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해야 한다.

 

4. 경계성과 커뮤니타스(Liminality and Communitas)35)

경계성이라고 번역된 ‘liminality’는 라틴어 ‘limen’에서 온 단어로 문지방(threshold)을 말한다.36) 문지방이 방 안과 밖을 분리하는 중간 위치에 있는 것처럼 경계성은 이쪽과 저쪽 사이에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교회는 세상의 중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변방에 있다는 말이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이 아닌 변방 나사렛과 가버나움에서 주로 활동하셨다. 예수님이 사신 곳은 이스라엘의 끄트머리였고 이방과 접경지역이었다. 경계성은 변방이다. 힘의 근원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다. 경계성은 불안하고 중앙에서 받는 혜택이 없다. 모호한 자리이며 편안함과 안정을 보장 받을 수 없는 곳인데 여기서 진정한 공동체성이 나온다. 초대교회가 땅끝인 위험한 곳으로 가서 강력한 결속력이 생긴 것이다. 경계성이란 교회는 세상의 중심에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제자는 땅끝으로 가야 하는데 땅끝은 경계성에 있다. 종교 소비자는 이런 경계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경계성은 공동체에게는 도망가고 싶고 피하고 싶고 고통스럽지만 오히려 공동체를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교회는 세상에서 소외된 곳,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경계성에 있는 자들에게 새로운 세계인 하나님나라를 보게 한다. 한국교회가 타락했다고 하는 이유는 교회가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에 있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커뮤니타스(communitas)’라는 단어는 커뮤니티(community)와 대비되는 개념인데 자발적 헌신으로 뭉쳐진 공동체를 말한다. 강제로 시키지 않아도 된다. 커뮤니티는 어쩔 수 없이 비자발적으로 모인 공동체이다. 변방에 있는 자들이 하나님 나라를 체험하게 하게 하는 커뮤니타스를 이루게 된다. 커뮤니티는 나를 위해 공동체가 존재한다. 내 문제를 해결받기 위하여 이 공동체를 찾아간다. 이 공동체는 나를 돌봐주고 치료하기 위하여 존재한다. 이처럼 커뮤니타스와 커뮤니티는 본질적 DNA가 다르다. 모여 있는 공동체조차도 나를 위한 공동체가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내가 존재하는 그런 공동체가 커뮤니타스이다. 나로 말미암아 공동체가 함께 살아가고 내가 공동체를 위하여 기여하고 참여하는 커뮤니타스는 경계성의 지역에서 만들어진다.

앨런 허쉬는 영국 출신의 사회학자 빅터 터너(Victor Turner, 1920-1983)의 이론에서 경계성과 커뮤니타스를 교회와 연결시키게 되었다.37) 빅터 터너는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을 연구하면서 특이한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부족의 구성원들은 용맹하고 강인하고 책임감이 있었다. 마을이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13세 남자 아이들의 성인식 행사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은 적당한 시기에 성인 남성들이 숙소에 몰래 들어가 사내아이들을 보자기에 싸서 납치한다. 전혀 모르는 곳에 그들을 데려놓고 사라진다. 이 아이들이 던져진 장소가 바로 경계성이다. 아이들이 한 번도 당하지 못한 위기 속에 던져져 주변을 전혀 모르는 산속에 자기들이 던져진 것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서로 울고불고 난리가 나지만 이들이 운다고 부모가 오는 것이 아니다. 부족의 원로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방문하여 안부를 묻고 조언을 해준다. 그런 환경 가운데서 아이들이 생존하는 법을 배운다. 아이들은 우리가 여기서 살아나려면 우리끼리 뭉쳐야 한다.’는 아주 강한 협동심, 동지 의식, 결속력을 배우며 강렬한 사회적 연대감과 소속감을 가지게 된다. 그러한 과정을 겪은 후 마을로 돌아와서 성인식을 행한다. 이렇게 아이들이 성인식을 치르기 전에 스스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함께 생존하면서 배우는 공동체를 커뮤니타스라고 부른다. 이 공동체가 예수님이 처음 제자들을 불러서 이룬 공동체인 커뮤니타스와 같다. 주님은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셨다(8:34). 이러한 커뮤니타스에 속한 교인들은 교회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나? 내가 이 교회 나가면 무슨 이익이 있나?’를 묻는 대신 내가 어떻게 희생함으로 이 공동체가 살아날 수 있을까?’를 묻는다. 이러한 커뮤니타스를 이루려면 세 가지 성품을 요구한다. 첫째 모험, 둘째 위험, 셋째 용기가 필요하다. 안락하고 기존에 갖추어진 곳을 추구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새로운 것을 꿈꾼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나라 운동이다. 하나님나라 운동은 안전하거나 편안한 운동이 아니다. 이 세 가지 성품들은 하나님나라 확장을 위해 성령께서 요구하시는 특징들이다. 세상에서 커뮤니타스를 볼 수 있는 한 가지 예를 앨렌 허쉬는 바로 극한 스포츠를 예로 든다. 산악 바이크, 스카이다이빙, 높은 산을 등반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것을 한다고 보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위험한 일을 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쉽지 않고 위험하다. 동료가 죽기도 하고 팔과 다리를 잃기도 한다. 그럼에도 놀라운 사실은 선배들이 가진 상처는 후배들에게는 흠모할만한 것, 영광의 면류관, 계급장과 레전드가 된다. 그런 공동체가 커뮤니타스 이다. 오늘날 교회의 메시지는 안전, 평안, 안락함, 행복을 이야기하고 모험할 만한 일을 하지 않는다. 교회가 성령의 역사를 통해 하나님나라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려면 초대교회 같은 커뮤니타스가 되어 세상의 경계성으로 들어가야 한다.

손승호 선교사
손승호 선교사

5. APES(=P)T 문화/오중() 문화(APES(=P)T Culture)38)

APEST는 초대교회는 다섯 가지 은사들을 가진 리더십들의 영어 약어이다. 사도(Apostle), 선지자(Prophet), 복음 증거자(Evangelist), 목자/목사(Shepherd/Pastor), 교사(Teacher)의 은사들이다(4:11). 초대교회는 다섯 가지 직분이 있었으나 오늘날 교회는 리더십을 가진 은사로 본다. 예를 들어 아직도 사도직이 있다고 주장하는 무리들이 있으나 정통 개신교에서는 그것을 은사로 본다. 오늘날은 주로 목사와 교사의 은사가 쓰이고 사도, 선지자, 복음 증거자의 은사는 상대적으로 덜 쓰이는 경향이 있다. 앨런 허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초대교회는 하나님께서 교회에 원래 허락하신 다섯 가지 은사적 리더십이 골고루 발현되었기 때문에 사도적 비범함(특징)을 마음껏 발산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도 어떤 직분은 없어졌다 하더라도 다섯 가지 은사는 마음껏 사용해야 교회가 사도적 비범함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섯 가지 은사적 기능이 무엇인지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하겠다.39) (1)사도적 기능: 여러 지역을 이동하면서 새로운 선교적 일을 개척하고 그 발전 상황을 감독하는 것. (2)선지자 기능: 주어진 상황에서 영적 실재들을 분별하며 그것을 제때에 적절한 방식으로 전달하여 하나님 백성의 선교를 확장시키는 것. (3)복음 증거자의 기능: 사람들이 믿음과 제자의 삶으로 반응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복음을 전달하는 것. (4)목자/목사의 기능: 하나님의 백성들을 인도하고 양육하며 보호하고 돌봄으로써 목양하는 것. (5)교사의 기능: 계시된 하나님의 지혜를 전달하여 하나님의 백성들이 그리스도가 명령하신 것에 어떻게 순종할지를 배우도록 하는 것.

사도행전을 보면 안디옥교회가 세워지니까 선교를 위해 바울과 바나바가 선교사로 간다. 요즘 말로 하면 이들은 담임목사에 해당한다. 현대교회가 목사의 역할이 커지는 것은 교인인 소비자를 계속 돌봐주어 시장에서 떠나지 않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내부 지향적인 공동체를 만들어 경계성이나 커뮤니타스를 이루는 것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6. 유기적 시스템(Organic Systems)40)

하나님은 온 우주를 생명력으로 가득 채우셔서 유기적 공동체로 만드셨는데 유기적 공동체란 기계가 아니라는 말이다. 생명체마다 창조주 하나님의 손자국이 남아 있다. 물질의 가장 작은 입자인 쿼크(quark)에서부터 엄청 밝은 별인 초신성(supernovas)에 이르기까지 우주는 전지전능한 창조주 하나님의 존재를 나타내고 있다. 성경에는 몸, , 누룩, 씨앗, 나무, 포도나무 등 교회와 하나님나라에 대한 유기적 이미지들이 풍부하다. 교회가 가지고 있는 특징도 생명체와 같다.

알카에다와 같은 국제 테러 조직의 네트워크, 초대교회, 중국교회는 모두 효과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서구 국가들이 많은 돈과 군사들을 동원하는데도 수적으로 많지 않은 테러 조직원들 중 지하드에 참여하는 자들을 몰아내려고 해도 무참하게 실패하는 이유는 그들의 유기적 시스템 때문이다. 그들은 분산된 접속점들과 다방면에 걸쳐 힘을 발휘하는 중심점들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소규모, 자급자족의 단위, 세포처럼 구성되어 있어서 쉽게 모집하고 번식도 한다. 어떤 환경이 주어지면 살아 있는 세포처럼 재생도 하기 때문에 파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알카에다의 조직 세포 안에는 운동을 일으키는 완전한 DNA가 들어 있다. 전체가 이미 가장 작은 부분 안에 잠재해 있다. 그러므로 원형 그대로 복제가 가능하다. 중국교회나 초대교회의 예수 공동체는 그 안에 이식된 완전한 몫의 mDNA가 들어 있어 조건만 주어지면 온전한 형태의 새로운 사도적 운동이 시작될 수 있다.

 

7. 여섯 가지 mDNA 종합

초대교회나 중국교회가 사도적 특성(혹은 비범함)이 나타나기 위하여 mDNA를 구성하고 있는 여섯 가지 요소가 다 발휘되었기 때문에 폭발적인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났다. 오늘날의 교회도 하나님께서 우리 속에 혹은 교회 속에 심겨놓으신 잠재력을 잘 깨워 키우기만 해도 영원한 능력의 복음을 우리 세대 가운데 전할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사도적 특성을 구성하는 여섯 가지 요소 전부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된다. 왜냐하면 각 요소는 역동적으로 서로 관계하고 상호의존하기 때문이다. 이 여섯 요소가 뭉치면 자연스럽게 팽창하기 시작한다. 사도적 특성은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통하여 (1)믿음의 주이신 예수님의 길에 대한 기본적이고 확고한 헌신이 모든 요소의 정중앙에 자리한다. (2)제자도의 비전이 뚜렷하고 분명한 과정을 두어 조직 전반에 걸쳐 제자 만들기를 진행하게 된다. (3)선교적-성육신적 추진력으로 헌신적인 태도로 밖으로 나가서 다양한 문화권으로 깊이 들어가 복음을 알기 쉽게 설명하여 전할 수 있게 된다. (4)중심을 벗어난 경계성으로 나아가 운동을 발전시키고 커뮤니타스를 건설할 수 있다. (5)오중직 문화를 통해 은사를 발휘함으로 내장된 mDNA가 작동하여 재생산과 확산에 헌신하게 된다. (6)유기적 구조를 가지고 어떤 위협이 와도 굴하지 않고 도리어 당연시 하며 흔쾌히 맞서는 재생산이 가능한 교회를 세울 수 있게 된다.41)

이처럼 우리는 에클레시아(교회)의 보관 창고에 숨겨져 있는 유전적 요소인 mDNA의 잠재력을 깨움으로 중국교회나 초대교회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의 사람들이 하나님은 Yes!’이지만 교회는 No!’라는 분위기 속에서도 복음의 참된 증인이 되어 하나님의 나라를 힘차게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42)

 

. 선교적 교회를 개척한 예(카페 에클레시아, 바로세움정립교회)

양광모 목사는 서울 이문동 동안교회와 지구촌교회 수석 부목사를 거쳐 예장 통합측 소속으로 1,000명이 넘는 교회인 정릉제일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하면서 잘 나가는 목사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부임 2년 만인 2012년 담임목사직을 내려놓고 한국교회가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한 위기 상황에서 대안이 될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설립해야겠다는 결심을 하였다. 교회가 세상과 교류하고 세상의 신뢰를 회복하여 복음의 참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하여 201211월 카페교회인 바로세움정립교회를 설립하였다. ‘카페 에클레시아를 오픈하고 예수 그리스도처럼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소통함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아파하며 상처를 치유해주며, 그들의 필요와 요구를 듣고 성경적이고 복음적인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를 소망하였다. 그는 카페 에클레시아를 교회와 세상이 만나는 만남의 장임과 동시에 지역사회와 교류하며 신자와 불신자들이 공존하며 교제하는 장으로 사용하였다.43) 카페는 교회라는 높은 문턱을 넘기 힘든 비그리스도인들도 찾아와 대화하기 좋은 장소이다. 양목사는 비그리스도인들이 교회를 배척하지 않으며 거부감 없이 교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며, 카페를 통해 자비량선교를 하며 생계의 문제를 해결하고, 권위적 태도를 버리고 사람들의 삶의 현장과 문화 속으로 깊이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는 서울 상일동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여섯 평짜리 카페 에클레시아에서 커피를 내려주고 사람들과 접촉점을 마련하고 제대로 된 카페 운영을 위해 SCAE(유럽스페셜티커피협회)에서 공인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미국 CQI(Coffe Quality Institute)에서 공인한 커피 품질 평가사(큐그레이더) 자격증 등 커피와 관련하여 5개의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그는 일주일에 6일간은 이렇게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며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주일이 되면 미사리 식품공장 2층에 불교 신자 건물주의 헌신으로 마련된 15평짜리 예배당에서 25명 내외의 교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린다.44) 양광모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면서 미국의 워싱턴 D.C. 애덤스 모건 지역에 흑인과 남미계 사람들이 밀집해서 사는 빈민지역에 서점과 카페를 겸한 토기장이의 집(포터스하우스)’을 설립한 세이비어교회를 모델로 삼았다. 그 교회는 설립한 이후 단 한 차례도 교회의 정회원이 150명이 넘어본 적이 없는 작은 공동체이나 1년 예산은 우리 돈으로 약 200억 원이나 된다.45)

세이비어교회는 1947년 고든 코스비 목사와 몇 명의 사람들에 의해 설립되었다. 그 교회는 작은 교회였지만 빈곤 퇴치, 아동 교육, 극빈자들을 위한 주택 임대 사업 등 지방자치정부도 할 수 없는 일들을 감당하였다. 1974년 레슬리 뉴비긴이 선교지 인도에서 고국 영국으로 돌아와 서구를 선교지로 봐야 한다는 교회론의 재발견인 선교적 교회라는 개념이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북미에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였다. 세이비어교회는 선교적 교회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생기기 50년 전부터 선구자적으로 선교적 교회를 시작한 것이었다. 그 교회는 시작부터 대형교회를 추구하지 않고 이웃으로 나갔으며 권위적이고 수직적이 아니라 수평적인 리더십을 추구하며 무엇보다 사회적 책임에 민감하고 섬김과 봉사를 통하여 지역사회로 나아갔다. 카페는 세상과 소통의 장이 되었다. 설립자인 고든 코스비 목사는 커피를 내리며 설거지와 서빙도 담당하였다.46)

한국교회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진보적 성향의 교회와 개인의 경건과 영성을 강조하는 복음주의 보수적 교회로 양분되어 있다. 세이비어교회가 놀라운 점은 창립 이후 멤버십이 150명을 넘어선 적이 없었지만 멤버십을 가지기 위하여 2-3년의 영적 훈련을 받아야 가능했는데 정식 맴버십을 가지기 위해서는 거의 목회자 수준으로 준비를 시키는 점이라는 것이다.47) 개인의 경건과 영성을 매우 강조하고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여 성도들의 내적 여정과 외적 여정의 균형을 유지하였다는 점이다. 1994년 세이비어교회는 9개의 공동체로 나누고 각 교회는 철저히 독립적으로 운영하지만 40개가 넘는 수많은 사역으로 흩어져 있고 네트워크 형식을 유지하며 사역과 훈련은 공동으로 실행하고 있다. 현재는 세이비어교회라는 이름으로 교회는 존재하지 않는다.48)

양광모목사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커페 에클레시아에서 커피를 내려주면서 불신자, 한 때는 교회를 다녔으나 교회에서 상처받고 실망하여 지금은 교회 출석하지 않는 가나안교인등 비그리스도인인 일반 고객들을 만나 그들의 삶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며 생활하고 있다. 이들을 상대로 양광모 목사의 아내를 포함하여 14명으로 구성된 카페 에클레시아를 운영하고 주일에는 바로세움정립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양목사는 담임목사로서 교인들을 만나고, 바리스타로서 이웃과 만난다. 동역자들의 생계를 해결하기 위하여 커피 제조 가공업체인 커피 에글을 설립하였다.49) 양 목사는 선교적 교회론에 입각하여 다음과 같이 교회를 이해하였다. 교회를 세운 주체는 인간이 아니라 삼위 하나님이 그분의 필요에 따라 세우신 공동체이다. 교회는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로 존재한다. 교회는 하나님이 특별한 목적을 위해 세상으로부터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공동체임과 동시에 세상 속으로 보냄을 받아 공동체 구성원들이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거룩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각자에게 주어진 소명을 감당하는 공동체이기도 하다. 모이는 교회를 너무 강조하면 교인들의 신앙의 영역이 교회 안에 제한되고 제도적인 교세는 성장하겠지만 에너지가 교회 안에서 소진되어 세상 속으로 흩어져 세상에 대한 책임은 약화되어 버린다. 따라서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가 균형을 이룰 때 건강한 교회를 회복할 수 있게 된다.50) 목회자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소명의 사람이 아니다. 평신도는 예배를 관람하고 경건한 분위기에 감명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관람객이나 교회 운영에 보탬을 주는 단골손님이 아니다. 목회자와 마찬가지로 평신도는 하나님의 백성이며 교회의 주체이다.51) 기독교는 사람들을 교회로 인도하여 등록교인을 증가시키는 것이 목적인 집단이 아니다. 교회의 존재이유는 구원의 주이신 예수님을 사람들이 만나도록 소개하는 일이다. 교회는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불신자들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과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접촉점인 근접 공간을 통해 그들이 무엇을 힘들어하며, 어떤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지 그 필요를 알아 그들을 섬겨야 한다. 예수께서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낮고 천한 이 땅에 우리 같은 모습으로 오신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의 연장인 교회는 세상의 문화와 관습과 언어를 통해 세상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52)

양광모 목사는 한국교회를 다음과 같이 진단하였다. 한국에는 두 가지 종류의 교회만 존재하는데 이미 대형화를 이룬 교회와 대형화를 꿈꾸는 교회라고 한다. 이러한 가치관은 세속적 가치가 교회로 들어와 교회의 본질을 놓쳤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53) 한국교회의 쇠태는 신앙 대신 물질을 선택하고, 희생 대신 출세를 추구하며, 재정적 부유함이나 세상의 명예와 권세를 추구하는 세속적 축복을 기준으로 삼은 그릇된 신앙과 신학의 결과이다.54) 한국교회가 대형화를 꿈꾸는 이유는 교회와 신학교 안에 미국의 상업주의와 실용주의적인 철학이 스며들어 성장에 대한 잘못된 기준이 심겨졌기 때문이다. 모든 대형교회가 다 번영신학의 영향을 받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도 일반적으로 교회가 대형화 되고 교인들의 숫자와 헌금의 액수가 늘어나는 경우 훌륭한 목사라고 인정하는 것은 번영신학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교회는 교인들의 영적 성장과 인격적 성숙을 등한시함으로 불신자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게 되어 세상의 지탄을 받게 되었다. 교인 안에 들어 있는 세상적 쓰레기들이 쏟아져 나와 악취를 풍기는 현실에서 내용물과 그릇을 다 교체하는 획기적인 변화가 요청된다.55)

카페 에클레시아와 바로세움정립교회는 2012년에 시작되었기 때문에 사역의 양적, 질적 면에서 1947년 시작된 세이비어교회에 미치지는 못한다. 그러나 설립자인 양 목사가 소위 말하는 규모가 있는 전통적 교회에서 편안하게 목회하는 것을 포기하고 세상에 실망을 안겨주는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교회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교회 밖을 선교지로 인식하는 선교적 교회를 개척한 것은 귀하다고 생각된다. 양광모 목사가 시작한 카페와 교회의 역사가 짧아 한국교회 안에 아직 큰 영향력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국사회에 실추된 교회의 위상을 회복하고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목회자나 성도들에게 선교적 교회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한국교회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겠다.

 

. 전통적 교회를 선교적 교회로 전환을 시도한 교회의 예56)

송민호 목사는 OMF선교사로 필리핀에서 사역하다가 2004년부터 토론토영락교회를 담임하면서 전통적인 교회가 이 악한 시대를 감당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선교적 교회로 전환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성경적으로 건강한 교회가 선교적 교회이며 온 교회가 세상으로 보냄을 받았다는 뜻을 일상에서 실천하기 위하여 성도들과 함께 지역사회선교와 세계선교에 힘쓰고 있다.

선교적 교회는 자신만을 위한 공동체가 아니라 세상을 향한 이타적인 공동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지역사회 주민들로부터 진실함과 성실함으로 인정받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성도가 세상과 단절되거나 동화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며 의미 있는 개입을 통해 세상을 빛 가운데로 인도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전통적인 교회가 선교적 교회로 전환하기 위하여 선교적 교회론 교육(=이론 혹은 철학), 선교적 교회를 위한 구조적 변화(=구조조정), 그리고 선교적 교회의 실천(=실천)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간단히 삼각형으로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1. 선교적 교회론 교육

송민호 목사는 12주 과정의 <다시 생각하는 교회론> 과정을 만들어서 교회가 커뮤니티 센터의 기능을 넘어 성경이 말하는 증인된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하여 교회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시도를 하였다. 교인들은 매주 주제 강의를 듣고, 소그룹으로 나누어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며 책 세 권을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교회의 패러다임 전환을 목표로 했는데 핵심은 교회의 사도성의 회복이었다. 12가지 주제는 각주를 참조하면 된다.57)

송민호 목사는 12주 과정을 만들고 진행하면서 깨달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목회자가 충분한 시간을 두며 연구하고 기도하며 철저히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교적 교회 운동은 교회의 유전자(DNA)를 바꾸는 것이므로 어려운 일이다. 송목사는 동역하는 목회팀과 당회원들과 먼저 선교적 교회로의 전환을 위한 비전을 공유하였다. 둘째는 교인들의 생각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인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변화라는 것은 본질을 지키기 위해 비본질적인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하였다. 목회자가 성도들과 신뢰감을 쌓아가며 일관성 있게 선교적 교회론을 펼쳐나갈 때 성도들은 목회자를 따라간다. 목회자가 설교, 제자훈련, 특강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선교적 교회는 이기적인 교회, 소비자 중심의 교회가 아니라 이타적이며 사명지향적인 교회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을 성도들에게 이해시켰다.

 

2. 선교적 교회를 위한 구조적 변경

교회의 사역 구조가 선교적 삶의 실천을 위한 최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검토하였다. 구조적 변경에서 중요한 두 가지는 첫째, 조직과 모임의 슬림화이다. 교회 밖에서 성도들이 충분한 사역을 할 수 있도록 교회 내에서 모임을 최소화했다. 교회 안에서 너무 많은 책임을 지우면 성도들은 탈진할 수 있다. 중복되는 일을 피하고 필수적인 사역만 골라서 헌신된 교인들이 교회 안에서만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했다. 세상을 섬기려면 교회 안의 일을 줄여야 한다. 교회 안에서의 시간과 교회 밖에서의 시간의 균형을 맞추었다. 교회 창립부터 지켜온 구역과 남녀 선교회를 폐지하였다. 대신 통전적 기능을 감당할 새로운 소그룹인 샘터를 만들었다. 샘터는 레슬리 뉴비긴이 말 한대로 하나님나라를 이 땅에 보여주는 증표, 미리 맛보기, 그리고 도구가 되어야 한다. 샘터는 한 달에 두 번 모였는데 한 번은 서로의 교제와 나눔을 위해, 또 한 번은 세상을 섬기는 봉사와 전도 활동을 위해 모였다. 미셔널 샘터 문화를 만들어 갔는데 교회의 내실을 중시하면서도 근본적으로 외부지향적으로 흩어지기 위해 모였다. 믿지 않는 사람들과 충분한 시간을 가지기 위해 관계전도를 할 수 있도록 슬림화된 조직이 필요하다. 좀 더 상세한 내용은 각주의 내용을 참조하면 된다.58) 둘째, 소수의 헌신자가 사역을 주도하는 모드에서 온 성도를 사역자로 세우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성도들에게 주신 은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방관자나 구경꾼이 없이 온 성도가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며 사역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4:11-12).

 

3. 선교적 교회의 실천

선교적 교회가 되기 위해 온 성도가 각자의 삶의 터전인 가정, 일터, 마을에서 선교적(구속적) 삶을 살아가는 것, 샘터 식구들과 함께 선교적 사역을 함께 하는 것, 교회가 정한 선교적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 및 기도와 재정 후원으로 함께하는 세 가지 방법을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이 일들을 이루기 위하여 세 가지 사역을 진행했는데 (1)교회와 세상이 만날 수 있는 제3의 장소를 확보하여 세상을 섬기는 사역 (2)탈진 예방을 위한 내적 여행과 외적 여행의 균형을 잡아주는 수양관 사역 (3)더 많은 은퇴자가 인생의 후반부를 선교적으로 살도록 중남미 선교기지를 세우는 사역이다.

전통적인 교회가 선교적 교회로 전환하려면 목회자는 자신의 생명을 걸어야 하고, 목회자를 향한 성도들의 신뢰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동시에 목회자와 성도들 모두 뼈를 깎는 아픔을 동반하는 것을 감수하면서 이 길이 살 길이고 성경이 가르치는 길임을 모두가 확신하는 것이 중요하다.

 

. 현재 한국교회 내에서 시도되고 있는 선교적 교회의 실천적 적용

 

1. T4T Korea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선교적 교회의 시도

2015416() 고신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이하 선후협) 주최 선교포럼 때 필자는 현대선교의 흐름과 동향-미전도종족 선교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필자의 원고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현대선교의 아버지 윌리암 케리(1761-1834)이후 현재까지 전개된 세계선교의 중요한 흐름을 살펴보고 19747월 제1차 로잔세계복음전도대회 때 랄프 윈터(1924-2009)가 미전도종족 개념을 소개함으로 세계선교는 본격적으로 미전도중심의 선교가 진행되었다. 1993한국미전도종족입양운동본부가 발족되어 한국교회의 해외선교도 미전도중심으로 진행되기 시작되었다. ‘2000년까지 모든 종족을 위하여 한 교회, 모든 개인을 위한 복음이란 슬로건으로 진행된 AD2000운동(The AD 2000 And Beyond Movement)이 진행되었지만 여전히 복음으로 접근하지 못한 미전도종족들이 너무 많이 남아 있었다. 효과적인 미전도종족 복음화가 성취되지 못한 것을 반성하며 2000729~86일까지 빌리그래함전도협회(Billy Graham Evangelistic Association)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전 세계 209개국으로부터 10,287명의 복음전도자들을 초청하였다. 대회기간 중 어느 날 약 500명의 선교전략가들을 따로 불러 모으고 100개의 테이블을 마련하고 한 테이블에 5명씩 앉도록 하였다. 그 중 71번 테이블에 앉아있던 선교단체 대표들이 미전도종족 선교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였는데 그것이 남은과업성취’(Finishing The Task, 이하 FTT)라는 운동이었다. 1990년 초부터 미국남침례회해외선교부(International Mission Board, 이하 IMB) 소속 선교사들에 의해 교회개척배가운동(Church Planting Movement, 이하 CPM)이 전개되어 세계 선교지에는 폭발적인 교회개척운동이 일어났고 FTT운동도 IMB가 주도하게 되었다. IMB 소속 선교사 중 중국에서 급속한 전도와 재생산을 통하여 많은 영혼들을 전도하고 교회를 개척했던 중국계 미국인 잉카이(Ying Kai)109개월 만에 1,738,143명에게 세례를 베풀고 158,993개의 가정교회가 개척되었다고 그의 책 교회를 세우는 지도자 재혁명, T4T에서 발표하였다.59) T4T(Training For Trainers, 훈련자를 위한 훈련, 이하 T4T) 빠른 CPM운동을 일으켜 FTT를 성취하는 전도 및 교회개척 훈련 방법이다. 필자는 세계선교현장 중 미전도종족 가운데 급속한 전도, 제자훈련, 교회개척운동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한국교회에 체계적으로 소개한 셈이었다. 선후협 주최 선교포럼 후 필자의 원고는 코람데오닷컴(www.kscoramdeo.com)게재되었다.

오늘날 세계는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힘은 실로 막강하다. 예장 합동측에 속한 목사가 코람데오닷컴에 실린 원고를 보고 필자에게 연락이 왔다. 원래 필자는 선교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CPM, FTT, T4T를 통한 급속한 전도, 제자훈련과 교회개척에 대한 것을 소개만 했는데 그 목사는 한국교회에도 그러한 운동이 체계적으로 일어날 수 있기를 원했다. 급기야는 T4T Korea라는 조직이 결성되고 초교파적으로 목회자들을 초청하여 T4T를 실시하여 많은 열매를 거둔 최고의 강사들(잉카이 선교사, I국의 안강희 선교사 등)을 초빙하여 훈련을 시켰다. 필자를 포함하여 자체적으로 강사진을 구성하여 여러 차례 목회자들을 훈련시키기도 하였다. I국의 안강희 선교사 팀은 선교지 도착 10년 만에 약 1억 명 이상에게 전도하여 적어도 1천만 명에게 세례를 베풀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가정교회와 조직 교회를 개척하였다. 35명 정도의 목회자들이 직접 I국에 가서 안강희 선교사와 현지인 사역자들에게 훈련을 받고 실지로 현장으로 흩어져 전도하고 교회를 개척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미전도종족이 많은 선교지에서 효과를 거둔 T4T 시스템이 한국교회 상황에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T4T Korea는 힘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2020년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 때문에 한국교회의 개척교회 및 미자립교회가 더 어려움에 빠지기 시작하였다. 필자가 선교적 교회를 연구하다가 목회자들이 일반인들의 삶의 현장에 직업을 가지고 파고들어가는 것을 시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라 T4T Korea주택토탈솔루션이라는 아이템을 통하여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왜냐하면 물휴지 등의 전도용품과 사영리 전도지 등을 가지고 예수천당 불신 지옥방식으로 전도하기에는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너무 바닥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에게도 자신들의 필요에 의하여 목회자들을 찾아오고 목회자들은 자신들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음껏 사람들을 만나서 전도하고 제자훈련을 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주택토탈솔루션은 종합건설을 운영하는 어느 집사가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이다. 주택토탈솔루션은 폭등하는 집값, 전세,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소자본으로 자기 집을 가질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간단히 개념을 설명하면 2~3억 원의 자금을 가진 사람이 8억 정도의 자금을 금융기관에서 저리 융자를 받아 땅을 구하고 건물을 짓고 일부는 자기의 집으로 사용하고 일부는 세를 주고 은행 이자를 갚는 방식이다. 주택토탈솔루션을 주도하는 사람은 모든 법적인 문제를 해결해주고 건축이 되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건물주와 시행사로부터 일정액을 받는 방식이다. 또 하나 새롭게 알게 된 것은 개척교회 목회자들이 선교적 교회의 목회철학을 가지고 이러한 훈련을 받아 자신들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 받고 사람을 만나 전도하고 제자훈련 하는 것만 아니라 당장 개척교회 목회자들로부터 자체 건물도 없이 전월세로 교회를 운영하는 것으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요구가 있었다. 예를 들어 2~3억 원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목회자가 8억 원의 자금을 저리 융자로 받아 땅(혹은 건물)을 매입하고 4층 건물을 짓고 일정한 공간은 전월세로 임대해주고 은행 이자를 감당하고 나머지 공간은 교회, 사택, 교육의 공간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것이 진행되려면 우선 교회를 건축할 수 있는 좋은 땅이 필요하고 많은 장애 요소들을 극복해야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현재 개척교회(혹은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을 상대로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하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주택토탈솔루션을 소개하여 진행해주고 목회자의 생활비를 해결하는 것과 개척교회가 자체 건물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금을 동원하기 위하여 조합을 설립하여야할 것인지 등등의 문제를 놓고 진행 중이다. 목회자들이 선교적 교회의 목회철학으로 나아갈 때 사람을 만나고 전도하여 제자로 삼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부동산, 건축, 결혼정보, 유품정리사(고인이 남긴 물건 (유품)을 정리해주고 대가를 받는 신종 직업) 등 목회자들이 할 수 있는 직종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한 신학적 합당성도 동시에 연구하며 진행해야할 것이다. 개척교회 및 미자립교회는 코로나시대에 목회자가 선교적 교회의 목회철학으로 사람들을 접근하여 전도하고 제자로 삼으며 교회를 양적 질적으로 부흥시킬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T4T Korea에서는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면 선교적 교회의 목회철학을 가지고 훈련받기를 원하는 목회자들을 모아 훈련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강사진에는 비즈니스선교(Business As Mission, 이하 BAM미션)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린 선교사도 포함 된다. 선교적 교회는 해외 선교지뿐만 아니라 한국도 선교지로 보는 것인데 BAM미션이 선교지에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한국사회 안에도 적용될 시점에 다다른 것이다. 코로나 상황이 우리 사회에 이러한 BAM미션의 필요성을 빠르게 앞당긴 셈이 되었다. 선교적 교회의 목회철학으로 한국사회 복음화를 시도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완성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많은 연구와 시도가 동시에 진행되어 신학적인 작업과 실천적인 작업을 동시에 해야 할 것이다. 거기에는 목회자의 이중직이 성경적으로 합당하냐는 신학적 논의도 포함된다.

 

2. 선교적 교회의 4가지 실천 단계

앞에 예로 든 양광모 목사가 2012년 시작한 카페 에클레시아와 바로세움정립교회, 1947년 고든 코스비 목사에 의해 시작된 세이비어교회, 송민호 목사가 2004년부터 토론토영락교회를 담임하여 전통적 교회를 선교적 교회로 전환을 시도한 예, T4T Korea를 중심으로 시도되고 있는 주택토탈솔루션과 앞으로 선교적 교회 적용 가능한 업종들(부동산, 건축, 결혼정보, 유품정리사 등) 모두의 공통점은 교회가 속한 지역 공동체에 가까이 다가가야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교회가 지역사회에 접근할 때 마이클 프로스트(Michael Frost)와 앨런 허쉬(Alan Hirsch)가 공저한 새로운 교회가 온다라는 선교적 교회 진행을 위한 책에서 4가지 단계로 소개하고 있다.

 

2.1. 근접 공간60)

근접공간이란 그리스도인들과 비그리스도인들이 서로 의미 있게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장소나 행사를 말한다. 일단 신자와 비신자의 만남의 장이 이루어져야 대화가 이루어지고 그리스도인들은 비그리스도인들의 대화를 경청할 기회가 있어야 접촉점을 마련할 수 있다. 신자와 비신자 사이에 우연한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식당, 아트갤러리, 사진관, 각종 운동(족구, 축구, 농구, 탁구, 테니스, 스쿼시 등) 및 취미 활동(등산, 낚시, 사진, 음악회, 교양 강좌 등)을 함께하면서 접촉점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회 예배 시간만이 불신자를 초청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면 신자와 비신자의 접촉점을 마련하기란 요원하다.

 

2.2. 공동 프로젝트61)

기독 공동체와 그 공동체가 속한 지역 공동체 간의 공통되거나 함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스도인들이 지역 공동체에서 비신자와 파트너가 되어 가치 있는 활동들을 함께 하는 것이다. 신자와 비신자가 어깨와 어깨를 맞대고 장기간의 파트너 관계를 누릴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네 옆을 흐르는 강을 청소하는 것, 잡초를 제거하고 쓰레기를 줍는 것, 동네 벽화를 그리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공부방, 지역 아동 돌봄 서비스등도 함께하며 경우에 따라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인내하며 밀고 나가야할 것이다.

 

2.3. 영리 사업62)

지역 공동체의 경제적 자립을 이루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지역사회에 유익을 줄 수 있는 사업을 신자와 비신자가 함께 하는 것이다. 도시의 경우 요양원, 어린이집, 각종 협동조합을 생각할 수 있다. 농촌의 경우 농산물이 생산되면 마을 교회가 도시 교회와 자매결연을 맺어 지역 농민들의 농산물을 판매해주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교회가 지역사회에 유익을 줄 수 있는 비즈니스를 개발하거나 지역특산물(버섯, 고추, 수박, 참외, 사과, 토마토 등) 생산과 판매를 위한 협동조합을 구성하여 함께 수입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역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 함께 비즈니스를 하면서 예수 믿는 사람들이 역시 다르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2.4. 자생적 신앙 공동체63)

선교적 교회를 지향(志向)하는 교회는 신학적으로 서로 상반된다고 생각하는 것들의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자유주의 교회들이 주장하는 지역사회 개발과 복음주의 교회들이 선호하는 개인의 내면세계의 변화의 욕구를 함께 엮는 것이 필요하다. 반쪽짜리 복음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과 영혼 구원을 동시에 강조해야 한다. 또한 선교적 교회의 사고방식은 상황을 중시하는 자유주의와 성경의 이야기에 깃든 풍부한 영적 자원을 중시하는 복음주의적인 내용도 필요하다. 이 일을 위해 교회의 구성원들을 제자훈련 단계를 뛰어넘어 성과 속, 교회 안과 밖을 구분하는 이원론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훈련하여 지역사회 공동체로 내보내야 한다.

 

. 선교적 교회의 장애물

전통적인 교회를 선교적 교회로 전환하거나 개척교회를 선교적 교회로 방향을 잡을 경우 가장 힘들어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당연히 담임목사이다. 담임목사는 지금까지 신학교에서 신학교육을 받고 전통적인 교회에서 목회의 경험을 쌓는 가운데 몸에 밴 신앙과 사역의 연륜이 있다. 선교적 교회로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 가장 바꿔야할 부분이 많은 자는 담임목사일 것이다. 왜냐하면 다른 교인들에 비해 너무 많은 기존의 전통적인 내용들로 내면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목회자의 인식 전환이 가장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자신의 신학적, 경험적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 가장 어렵다. 그 다음은 선교적 교회에 대한 신학적 준비와 목회철학의 준비, 교회 내외적으로 비난 받아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용기와 모험, 목회 환경이 잘 바뀌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오래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그 다음은 전통적인 교회를 선교적 교회로 전환하거나 개척할 경우 교인들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선교적 교회는 제자화 단계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볼 때 영적으로 하나님을 찾는 열망이 줄어드는 이 시대에 교인들을 설득하는 것은 얼마나 어렵겠는가? 기존 교회의 경우 당회원들로부터 출발하여 중직자, 일반 성도의 순으로 설교나 교육을 통한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담임목회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을 질리도록 말해주어야 부교역자들이 겨우 알아들을까 말까 하고, 교역자들이 질리도록 들어야 일반 교인들의 귀에 겨우 들릴 수 있다. 더군다나 전통적 교회에 몸담아 왔던 중직자들이나 장기 출석자들 가운데 담임목사의 선교적 교회로 나가는 목회철학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다. 교회 전체가 일사분란하게 체질을 개선하려면 많은 시간을 기다리며 가르치고 인내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나가면서

한국교회가 세상에 제시하는 복음의 영향력이 심각할 정도로 쇠퇴하고 있다. 30년 전에 선교지로 파송되었던 한국선교사가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다면 레슬리 뉴비긴이 선교지 인도에서 영국으로 돌아와 받았던 동일한 충격을 받지 않을까? 필자는 반기독교 사회로 변모한 한국사회를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양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었던 한국교회는 한계에 직면하고 있는데 코로나 사태로 더욱 가중된 느낌이다. 앞으로 한국교회가 뼈를 깎는 모습으로 세상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한 세대가 지나면 복음의 능력이 지리멸렬해진 서구 유럽의 교회들처럼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침체된 한국교회가 회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그 실마리를 선교적 교회운동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전통적 교회를 선교적 교회로 전환할 수 있다면 세상이 교회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목회자가 교회를 개척할 때 선교적 교회 목회철학을 가지고 시작한다면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에 역동적인 복음의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코로나 사태로 한국교회는 코너에 몰려 있다. 어떻게 한국사회 안에 실추된 교회의 위상과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교회론을 선교적 교회 관점에서 회복하는 것이다. “선교적 교회는 크리스텐덤 이후 시대의 소망이라고까지 프로스트와 허쉬는 주장하고 있다.64) 어린왕자를 쓴 생텍쥐페리는 당신이 배를 건조하고 싶다면 사람들을 재촉하여 목재를 사고 공구를 챙기고, 일감을 맡기고 작업 일정을 짜게 하지 말라. 대신 그들에게 넓고 끝도 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품게 하라.”는 말을 했다.65) 교인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바다는 바로 교회 담장 밖이다. 우리의 영적전투의 장은 교회 안이 아니라 교회 밖인 지역사회와 일터에 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사도행전에 기록된 40개의 기적 중에서 39개가 교회 담 에서 이루어졌다.”66) 현대를 살아가는 자들에게 가장 힘이 있는 것은 맘몬과 비즈니스제국이다. 성도들이 맘몬의 힘에 굴복하지 않고 돈을 탐하는 세상 사람들 속으로 파고 들어가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 부활을 통한 원초적 복음에 대한 열정, 은혜와 감사를 회복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인들이 편안하게 예수 믿고 죽으면 천국 가겠다는 영적 소비자적인 안일한 신앙에서 벗어나 세상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군대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교인들이 테크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열정이 부족한 것이 문제이다. 교인들의 가슴에 복음을 향한 열정이 되살아나도록 성령의 불을 질러야 한다. 복음과 하나님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열정이 있으면 테크닉은 나중에 갖추어지고 세상을 전도할 방법을 스스로 알아서 찾아낼 것이다. 성도들이 살아가고 있는 지역사회와 직장 및 삶의 모든 영역이 선교의 최전선임을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종교개혁자들은 만인제사장설(만직제사장설)을 주장하며 세속적 직업이든 성직이든 모든 직업을 하나님의 소명으로 알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돌보기 위해 동참하라고 촉구하였다. 사도행전이나 교회역사를 보면 위대한 복음 운동의 창끝은 바로 평범한 성도들이 일으켰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교인들이 자신들이 받은 은혜와 영적 에너지를 교회 안에서 소진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으로 보내어 불신자들이 넘치는 세상 속에서 영적 실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교인들이 교회당 문을 나서면 바로 그들이 살아가는 모든 처소는 선교지이며 자신들이 선교사임을 알도록 해야 한다. 탈기독교 시대에 복음으로 세상을 물들이려면 불신자들이 찾아오도록 교회 안에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교인들이 교회 담장을 넘어 세상 밖으로 보냄을 받은 자임을 알게 해야 한다(20:21). 성도들이 세상에서 섬김으로 보이지 않는 그리스도를 보이게 만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67)

목사는 교회성장이라는 이름 뒤에 자신의 야망과 욕심을 감쪽같이 숨기기가 쉽다.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목사는 얼마나 많은 교인들을 교회당에 모았느냐로 평가받지 않고 목사의 설교를 듣고 가르침을 받은 성도들이 세상으로 나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얼마나 영혼들을 구원하고 하나님나라를 확장하였느냐에 따라 평가하실 것임을 인식하고 교인들을 교회 안에만 붙잡아 두려는 욕심을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이 시대는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시대가 되었다. 목사가 교회를 대형교회로 키울 생각만 하지 말고 사도행전의 안디옥교회처럼 최고의 인재를 전도와 하나님나라 확장을 위하여 복음이 필요한 다른 곳으로 파송하여 또 다른 선wl교적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사는 교인 한 명 한 명을 잠재적인 선교사로 보고 강한 그리스도의 군사로 키워 그들을 통하여 세상이 예수를 만날 수 있도록, 하나님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바로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의 목회철학을 통하여!


◆미주

27) https://en.wikipedia.org/wiki/Alan_Hirsch(2021.4.1. 접속).

28) Hirsch, A. 잊혀진 교회의 길, The Forgotten Ways. 오찬규 역. (서울: 아르카, 2020), 72-77.

29) Hirsch, A. 잊혀진 교회의 길, 49-65.

30) Hirsch, A. 잊혀진 교회의 길, 169-198.

31)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32) Hirsch, A. 잊혀진 교회의 길, 66.

33) Hirsch, A. 잊혀진 교회의 길, 199-235.

34) Hirsch, A. 잊혀진 교회의 길, 236-270.

35) Hirsch, A. 잊혀진 교회의 길, 271-311.

36) https://en.wikipedia.org/wiki/Liminality(2021.4.3. 접속).

37) Hirsch, A. 잊혀진 교회의 길, 275-279.

38) Hirsch, A. 잊혀진 교회의 길, 312-353.

39) Frost M. & Hirsch, A. 새로운 교회가 온다, 305-306.

40) Hirsch, A. 잊혀진 교회의 길, 354-414.

41) Hirsch, A. 잊혀진 교회의 길, 364-365.

42) Hirsch, A. 잊혀진 교회의 길, 415-417.

43) 양광모, 고백 에클레시아: 6평 카페의 기적 같은 이야기, 32-35.

44) 양광모, 고백 에클레시아: 6평 카페의 기적 같은 이야기, 40-43.

45) 양광모, 고백 에클레시아: 6평 카페의 기적 같은 이야기, 187-188.

46) O’connor, E. 세상을 위한 교회, 세이비어이야기, Journey Inward, Journey Outward. 전의우 역. 조성돈 해설. (서울: IVP, 2020), 285-287.

47) O’connor, E. 세상을 위한 교회, 세이비어이야기, 288-293. 세이비어교회 2-3년간 멤버십 훈련 내용: 5개의 신학과목 이수, 매일 1시간 이상 개인 기도(매일 저녁 1시간씩 모여 예배 및 묵상), 매년 2번의 주말 침묵 수련회 참여, 재정 내려놓기 및 은사 계발 서약, 매년 10월 자신의 사역과 삶을 돌아보며 다음 해 멤버십 유지 여부 결정.

48) O’connor, E. 세상을 위한 교회, 세이비어이야기, 289-298.

49) 양광모, 고백 에클레시아: 6평 카페의 기적 같은 이야기, 44-73.

50) 양광모, 고백 에클레시아: 6평 카페의 기적 같은 이야기, 119-121.

51) 양광모, 고백 에클레시아: 6평 카페의 기적 같은 이야기, 122-123.

52) 양광모, 고백 에클레시아: 6평 카페의 기적 같은 이야기, 126-129.

53) 양광모, 고백 에클레시아: 6평 카페의 기적 같은 이야기, 179.

54) 양광모, 고백 에클레시아: 6평 카페의 기적 같은 이야기, 177.

55) 양광모, 고백 에클레시아: 6평 카페의 기적 같은 이야기, 180-185.

56) 송민호, 선교적 교회로 가는 길: 전통적인 교회에서 미셔널 처치로, 180-210.

57) (1)사명지향적 교회란? (2)교회와 하나님나라 (3)사도성의 시각으로 본 세계교회사 (4)사도성의 시각으로 본 초대 한국교회사 (5)건강한 교회, 사명지향적 교회 (6)사명선언문과 목회 가치관: 왜 중요한가? (7)섬김과 직분론의 진정한 회복 (8)사명지향적 지도자와 추종자 (9)변화에 대처하는 교회 (10)국제화 시대의 선교적 사명/ 로잔언약 (11)제자도로 무장하는 교회 (12)이민교회의 사명과 미래

58) (1)정체성-벧전 2:9절 말씀에 근거 (2)복음 (3)구속적 삶 (4)성령의 인도하심 (5)목회적 담장을 넘어감-열방을 향한 열정(타문화권을 수용하고 역량을 넓혀가기 위한 노력) (6)세계 복음화를 위한 기도

59) Smith, S. & Kai, Y. 교회를 세우는 지도자 재혁명, T4T, T4T: A Discipleship Re-Revolution. 이명희 역. (서울: 요단, 2012), 330.

60) Frost M. & Hirsch, A. 새로운 교회가 온다, 55-57.

61) Frost M. & Hirsch, A. 새로운 교회가 온다, 57-59.

62) Frost M. & Hirsch, A. 새로운 교회가 온다, 59-60.

63) Frost M. & Hirsch, A. 새로운 교회가 온다, 60-63.

64) Frost M. & Hirsch, A. 새로운 교회가 온다, 43.

65) Hirsch, A. 잊혀진 교회의 길, 28.

66) Greear, J. D. 담장을 넘는 크리스천, Gaining by Losing. 정성묵 역. (서울: 두란노, 2020), 121.

67) Greear, J. D. 담장을 넘는 크리스천, 157.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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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호. 선교적 교회로 가는 길: 전통적인 교회에서 미셔널 처치로. 서울: 도서출판 나눔사, 2020.

신현수. 선교적 교회론. 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2011.

양광모. 고백 에클레시아: 6평 카페의 기적 같은 이야기. 경기도 구리시: 선율, 2018.

톨스토이. 나의 신앙은 어디에 있는가?. 홍창배 역. 서울: 바다출판사, 2020.

황영익. 레슬리 뉴비긴과 칼빈의 선교적 대화. 의정부: 도서출판 드림북, 2015.

Frost M. & Hirsch, A. 새로운 교회가 온다. The Shaping of Things to Come. 지성근 역. 서울: IVP, 2009.

Gelder, C. V. 선교하는 교회 만들기: 지역교회를 향한 도전. 최동규 역. 서울: 베다니출판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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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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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근, “교회의 존재양식을 묻는다: 선교적 교회론” in “5회 설악포럼 자료집http://missionpartners.kr/main/gmb_board_view.php?no=1140&page=2&search=&page_no=51&category_no=&admin_page=&site_Number=1&GM_mobile=&sm_no=&search_option=&c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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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9290(2020.11.28. 접속)

http://www.igood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42823(2020.11.28. 접속)

http://www.kidok.com/ news/articleView.html?idxno=112706(2020.12.1. 접속)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199828(2020.11.28. 접속)

https://en.wikipedia.org/wiki/Alan_Hirsch(2021.4.1. 접속).

https://en.wikipedia.org/wiki/Liminality(2021.4.3. 접속).

https://ko.wikipedia.org/wiki/패러다임(2020.11.28. 접속)

https://www.facebook.com/hwpbooks/posts/ 2758737220809019(2020.12.2. 접속)

https://www.lausanne.org/ko/content-ko/covenant-ko/lausanne-covenant-ko(2020.12.1.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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