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여전히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하였고, 몇차례 변이를 겪으면서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불안과 염려로 힘들어 했던 국민들도 이제는 위드 코로나(With COVID)의 삶을 일상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델타변이로 인한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4차 대유행을 겪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정부는 코로나 확산세를 줄이기 위해 고강도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인해 많은 국민들이 1년 반 이상 일상의 자유를 제한 당하고 있고, 심지어는 기본권 마저도 침해받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가 수도권에 적용된지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이제는 수도권을 넘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사람들의 접촉을 제한하고, 일상으로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비대면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코로나19는 사람들을 구별하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윤택한 사람이든지 그렇지 못한 사람이든지, 건강한 사람이든지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지 모두가 코로나19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은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거리두기 4단계가 수도권에 적용되자,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는 것이 어려워지게 되었다.

4단계가 적용이 되면서 학생들은 전원 원격으로 수업을 듣게 되었다. 원격 수업을 듣는다고 하면, 감염의 위험도 낮아지게 되고, 학생들이 집에서 공부를 할 수 있으니 부모들이 조금 더 세심하게 돌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장점도 있는 반면 다양한 우려와 염려들이 발생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발생하는 학업 환경의 차이이다.

며칠 전 포털사이트 뉴스에서는 비대면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기사가 올라왔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에어컨 없이 좁은 방에서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칸방 내지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취약계층 아동들은 무더운 날씨를 피해갈 수가 없다. 취약계층이다 보니, 에어컨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기료가 걱정되어 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코로나19로 인해 양육자의 경제적 능력 상실로 인한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등교를 할 때는 가정보다 나은 환경에서 수업을 듣기에 괜찮았는데, 비대면으로 전환 되면서 학업의 성취 보다는 당장 눈 앞의 무더위를 걱정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또한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취약계층이나 저소득층 아동들이을 대상으로 하던 지역아동센터 등 복지 시설들도 문을 닫거나 이용 인원을 줄이면서, 학생들이 집안에만 갇혀 더위와 싸워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자영업자들이 정부의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가졌는데, 한국경제연구원이 모노리서치에 의뢰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골목상권 매출액은 작년 상반기 대비 기준 78.5%가 감소했으며, 업종 전체별로 매출 감소폭은 작년 상반기 대비 20%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올해 1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3%로 전년(11.7%)보다 1.3%가 증가했으며,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도 전년 대비 0.9% 상승하였다. 또한 중소기업중앙회가 음식점업 등 소상공인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3.7%가 휴업과 폐업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영업자 대출규모는 831조 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0조가 증가하는 등 실질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전국자영업자 비대위라는 조직을 결성하여, 지난 14일 15일 양일에 걸쳐 서울 도심 일대에서 손실 보상금 지급과 집합금지 조치 철회를 요구하며 차량 시위를 진행하였고, 8월 8일 이후에도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 또는 강화되면 전국적인 규모에서 차량 시위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비대면 및 저녁시간 이후 집합금지 명령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실질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교회 또한 마찬가지다. 그동안 교회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적극적으로 협력을 하며,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왔다. 이번에도 정부 결정에 따라 수도권은 4단계에 방침에 맞게 현장 19명을 제외하고는 전원 비대면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비수도권 지역은 방역수칙 단계가 수도권에 비해 낮은 단계가 적용되고 있어 제한된 인원 속에서 현장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교회들도 점점 한계를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의 확산세가 주춤했을 때에도, 성도들의 대면예배 출석률이 코로나 이전의 70-80% 수준에 불과하였고, 일부 대형교회를 제외하고는 교회학교 학생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3월 예장통합에서 진행된 '포스트코로나시대, 교회교육 리부트' 세미나에서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교회학교 참석 인원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860명 응답자)의 82.5%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고, 특히, 30%이상 학생의 수가 감소했다는 비율이 무려 58.5%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대면 예배가 우리 다음세대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쳤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며, 한국 교회는 10-20년 이내에 급격한 성도 절벽 현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제70회 고신총회가 열리고 있는 고려신학대학원 대강당(사진=코닷DB)
제70회 고신총회가 열리고 있는 고려신학대학원 대강당(사진=코닷DB)

비대면이 능사는 아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정부는 모든 짐을 국민들에게 지우는 모습을 보였다. 조금이라도 잘한 것이 있다면 자화자찬의 형태로 자기들이 공을 챙기기 바빴고, 방역에 있어 잘못한 것이 있다면 모든 것을 국민들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4차 대확산에도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시키며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였고, 일각에서는 온 나라를 록다운 시키고 통행증을 발급하여 강도높게 이동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분명히 현 시점에서는 국민들간의 접촉을 최소화 함으로써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기는 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통제하고 비대면으로 전환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이미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이 된지 2주가 지났지만, 확진자의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고, 오히려 국민들의 불편과 어려움만 가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여기에는 정부의 일관된 방역 지침 적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동일한 집회를 하는데, 작년 8·15 집회는 위치추적을 사용하고, 참석자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을 하면서까지 접근을 했는데, 그때보다 확산세가 더욱 심한 지금에 진행되는 민주노총집회는 손을 놓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백화점은 인원 제한 및 영업 제한을 하지 않으면서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만 과도한 희생을 요구하는 것도 정부 정책이 일관되지 못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국민들에게는 6시 이후 사적모임은 2인까지만 허용하면서도, 정치인이나, 정부 고위 관료, 일부 사람들에게는 이 방침이 적용되지 않는 모습을 심심치않게 본다. 교회 예배에 대해서는 경찰력을 동원하며 폐쇄를 운운하고 강도높은 처벌과 벌금을 부과하려고 하는 모습이 있는데, 4차 대유행이 촉발된 유흥업소 및 일부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는 전국적 차원에서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지 않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필요한 것은 비대면을 강조한 국민의 희생이 아니라, 현재까지의 과오를 겸허히 인정하며 백신을 통한 코로나 극복이다. 백신에 대하여 많은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백신의 효능은 해외의 사례를 통해서도 살펴 볼 수 있다. 현재 미국의 경우 백신을 완전 접종 한 국민들은 48.75%나 된다. 백신 확보로 인한 기대감과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로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 1분기의 경우 전분기 대비 연율 6.4% 성장 하기도 했다. 현지에 있는 한인들에 따르면 대다수의 주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마스크를 벗고 활동하며, 교회 안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음식을 수반한 간단한 교제를 나누고 있기도 하다. 물론 델타변이로 인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고,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CDC가이드 라인을 수정하고 있지만, 한국의 상황과 비교해 보았을 때, 비대면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투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은 없다.

현재 한국 내에서도 정부의 과도한 방역조치로 인해 기본권이 제한된다는 의견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법원에서는 예자연의 대면예배 금지 가처분 소송에 대하여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UN인권위원으로 활동중인 고려대 서창록 교수는 코로나로 인한 정부통제는 인권 침해가 최소화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세계젊은 지도자 회의'에서 북한 인권을 주제로 연설하여 탈북민이 격은 참상을 전 세계에 전했고, 이후 미국으로 귀화해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후 현재 탈북 인권가로 활동중인 박연미씨는 조던 피터슨 교수와의 대화 속해서 남한에 대해 평가하기를 "현재 남한은 다시 공산주의 국가가 되려고 하며, 남한의 젊은이들은 사회주의를 목소리 높여 부르고 있으며, 남한의 민주주의는 쇠퇴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처럼 점점 개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는 상황 속에서 투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은 없고, 가지고 있는 것 조차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예전에는 주일에 선거가 진행되기도 했고,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 시험도 진행되기도 했다.  의사시험이 주일에 치뤄졌을 때도, 전 교회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여 주일 성수를 위해 투쟁했고, 1977년 정부가 전력수급 안정대책의 일환으로 기업체의 휴무일을 평일로 변경하고자 할 때도, 주일 성수를 위해 투쟁했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온전한 주일 성수는 과거 믿음의 선배들이 끊임없는 투쟁을 통해 쟁취한 결과 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 뿐만 아니다. 작년 한 해 동안 모든 언론이 '교회 발 코로나 감염' 혹은' 교회 발 코로나 확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여론을 주도해 나갔는데, 예자연이 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투쟁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나간 결과 현재는 하루에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디에서도 '교회발'이라는 헤드라인의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 자유를 위해 투쟁할 때,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비대면으로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오히려 비대면의 단점과 한계점을 지적하고, 정부의 일관된 방역수칙 적용을 강조해야 한다. 우리 편이라 봐주고, 우리 편이 아니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고, 비대면과 같이 특정 국민들에게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동일한 잣대를 가지고 평가하고, 행동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되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한 강력한 책임을 묻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게 할 때, 하루속히 코로나 확산세가 안정되고, 국민들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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