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요한(주는산성교회 담임/GMW연합 공동대표)
서요한(주는산성교회 담임/GMW연합 공동대표)

예배 양보는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 사태가 이어지는 동안 비대면 예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근거는 이웃 사랑이다. 그들은 교회에서 감염자가 나오지 않도록 기존 현장예배를 온라인 비대면예배로 전환하는 것이 이웃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하는 목회자나 성도들은 첫 번째 크고 으뜸되는 계명인 '하나님 사랑'은 패스하고, 두 번째 계명인 '이웃 사랑'만을 강조하여 우선순위를 전도시키는 우를 범하고 있다.

현장예배를 중단하라는 방역 당국의 말에 일방적으로 순종하는 사람들은, 공회원들에게 "하나님 앞에서 너희의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옳은가?"(4:19)라고 했던 베드로와 요한의 말에 고개를 돌리는 사람들이다. 프로테스탄트(저항하는 자)인 개신교인이라고 하면서도,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현장에서 드리는 예배를 아무 저항 없이 내주는 사람들은, 그들이 그동안 예배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견지하면서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 마디로 그동안 '예배는 생명과도 같고 내 영혼의 생수'라는 생각이 없었다는 말이다.

세상 권세를 두려워하는 것이고, 교회의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미명하에 비기독교인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하랴"(1:10)는 바울의 태도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예배는 상황에 따라 드릴 수도 있고, 드리지 않을 수도 있는 옵션 품목이 아니다.

 

이웃 사랑 한다면서 마트에 가는 것은 자기 모순적 행동

이웃을 사랑한다며 예배를 중단한 목회자와 교인들은, 교회 출입만을 삼가할 것이 아니라, 마트에 장보러 가는 것, 친구 만나는 것, 지하철과 버스 타는 것 등 일체의 외부 나들이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 모든 영업장은 문이 열려있고 얼마든지 출입이 가능하다. 오로지 교회만이 문을 개방하지 않고, 비대면예배를 강제하고 있다, 이러한 불공정 조치에 대하여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면 객관적인 논리력이 결여된 것이다. 열려있는 모든 영업장을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자신의 교회에 예배드리러 가지 않는 것은 심각한 자기모순이다.

KBS뉴스 갈무리
KBS뉴스 갈무리

가장 확실한 이웃 사랑은 예배 양보가 아니라 백신 양보

코로나19 기간을 보내는 동안 그리스도인들이 이웃사랑을 확실하게 하는 실천하는 방법이 있다. 타이타닉이 침몰할 때 구명조끼를 과감히 벗어주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전 세계 사람들이 감동하였다. 교회가 문을 닫고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고 감동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이 맞을 수 있는 백신을 다른 사람을 위해 양보할 때, 깊이 감동할 것이다.

19세기 개신교 선교사들이 한국에 왔을 때, 천연두나 콜레라 등과 같은 전염병에 대하여 조선 정부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전염병이 창궐할 때마다 의료 선교사들은 고통 속에 있는 자들을 위해 희생하며 그들을 전심을 다 해 봉사하였다, 이렇게 섬겼을 때, 그들은 한국인들에게 기독교 신앙의 본질과 복음의 능력을 실제 적으로 보여 주었다. (박응규의 초기 한국교회사 속의 전염병과 복음,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정부의 백신확보 미비와 백신접종율 저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 뻔한 가운데, 코로나 감염으로 죽음을 두려워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들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과 희생은 백신 양보이다. 필자는 이참에 한국의 모든 교회와 더불어 전 세계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백신을 양보하는 캠페인을 벌이자고 제안하는 바이다. 안으로는 예배를 포기하지 않고, 밖으로는 백신을 양보하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과 사람을 동시에 기쁘게 하는 지혜(智慧)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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