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일꾼’ 순종의 새 삶


김인식(62) 한화 이글스 감독이 20일 안수집사가 됐다.

이날 김 감독은 경기도 용인시 상현동 이레교회(담임목사 장익봉)에서 안수집사로 임직받았다. 지난 2005년부터 교회에 출석한 지 5년여 만의 결실이다.

그는 오후 2시 임직 예배 시간에 맞춰 부인 안명혁(60) 집사와 함께 예배당에 들어섰다. 뇌졸중의 후유증 탓에 좀 불편해 보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야구를 세계무대로 당당히 끌어올린 김 감독. '국민감독'이 된 그이지만 이날 만큼은 겸손히 하나님 앞에 두 무릎을 꿇었다. 45년 야구 인생을 지내고 환갑을 넘긴 '백전 노장'이 직분자로서 새 삶을 시작하려는 순간이다.

김 감독이 다니는 이레교회는 성도 100여명의 작은 교회. 성도들의 투표로 안수집사가 된 그는 간증을 위해 연단에 올라섰다.

감사의 인사로 말문을 연 그는 2004년 말 뇌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의 이야기를 꺼냈다. 입원했을 당시 그는 이미 예수님을 만난 뒤였다. 7개월 전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고,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안했다고 회고했다. 얼마나 심각한 병인지 실감도 못한 채 퇴원 한 달 만에 일본 나가사키 캠프에 참가했다.

그는 한화 이글스에 폐가 될까 봐 감독직 사임의 뜻을 내비쳤으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계속 맡아줄 것을 부탁했다. 결국 시즌을 치르고 제1회 WBC 한국대표팀 감독까지 맡았다. 선수단에는 크리스천들도 있었다.

"선수들이나 저나 4강에 오른 게 우리만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항상 자신을 갖고 운동장에 서는 게 사실입니다."

WBC 감독은 1회 대회로 끝이라고 생각했다. 다리를 절룩이는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그런데 또 다시 감독을 맡았다. 김승연 회장이 "다른 감독들이 못 하겠다면 우리 감독이 해야지요"라고 말한 것이다. 그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해 수락했다. 그리고 준우승을 선물로 받았다.

김 감독은 주일이면 크리스천 선수들과 반드시 인근 교회를 찾는다. 안 집사는 매일 이레교회 새벽 예배에 나가 남편을 위해 기도한다.

그는 그간의 모든 승리가 하나님의 인도 아래 이뤄졌다고 간증했다. "하나님이 제게 안수집사 직분을 주셨지만 너무 과분합니다. 앞으로 이 직분을 어떻게 감당해나가야 할 지 솔직히 답답합니다. 교회와 하나님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겠습니다."

50여명의 참석자들이 뜨거운 박수로 그를 축하했다. 김 감독은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했다. 안수집사는 하나님이 주신 영광된 직분이지만, 동시에 평생 짊어져야 할 무거운 '멍에'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는 이날 만큼은 조용히 기도하고 싶다며 경건한 모습을 보였다. 마침 이날 설교제목은 '작게 여길 그 때에'였다. 겸손한 삶을 강조한 설교였다. 김인식 안수집사는 겸손한 신앙인의 모습 그대로였다.(출처:국민일보 용인=이경선 기자 boky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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