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열정으로 인생 2막 우린 탄자니아로 간다"

   
▲ 인생의 후반기를 아프리카 탄자니아 선교사로 살기로 한 박용우 장영희 선교사 부부는 "선교 열정이 자신들을 점점 젊게 만든다"고 말했다. 윤여홍 기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맺을 수 있어 참 행복합니다. 주님과 사람들에게 사랑의 빚을 진 자로서 앞으로 탄자니아인들에게 풍성한 삶을 안내하는 통로가 되고 싶어요. 나이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요. 선교 열정이 우리를 점점 젊어지게 해요." 인생의 후반기에 안락한 삶을 버리고 선교사로 아프리카 오지를 찾아가는 부부가 있다. 박용우(56), 장영희(53) 선교사 부부. 박 선교사는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이자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부원장, 장 선교사는 한국자원봉사능력개발연구회 회장을 그만두고 탄자니아로 간다.

◇내가 이 아이를 진정 사랑하는가

2000년 4월. 박 선교사는 서울 후암동 영락 애니야의집(중증장애아동요양시설)에서 두 살난 뇌성마비 아이를 품에 안고 죽을 떠 먹이고 있었다. 매주 토요일 자원봉사를 해 온 그는 문득 '내가 이 아이를 정말 사랑하는 것일까? 혹시 동정심이 아닐까?'라는생각을 했다. 순간 등 뒤에서 누군가 그를 꼭 끌어안고 엄청난 사랑의 기운을 쏟아 부어 주는 듯했다. 그 사랑의 기운은 다시 아이의 몸 속으로 스며드는 듯했다. 아이가 방긋 웃었다. '아! 예수님의 사랑은 이렇게 누군가에게 한없이 전해질 수 있구나.' 그 순간 온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다.

2년6개월 후, 새벽기도 시간에 그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참아라' '인내하라' '기회가 올 것이다' 딱 세 마디였다. 그래도 선교사로 부르신다는 것을 몰랐다. 그러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주님이 부르시는 대로 가리라.' 그는 회사에 사표를 내고 2005년 감리교신학대학에 입학했다.

다시 그해 5월23일. 부흥성회 마지막날이었다. 일어 서서 결단의 찬송을 부를 때 예배당 천장에서 뇌성처럼 큰 음성이 들렸다. "아프리카로 가라" 깜짝 놀라 주저앉고 말았다. '하나님! 왜 아프리카인가요. 그곳은 험한 곳인데 저는 나이도 많고 돌봐야 할 가족들도 있는데…." 그는 1주일 동안 눈물의 기도를 통해 주님께서 가족을 보호해 준다는 확신을 얻었다. 감신대를 졸업할 즈음, 후원하던 탄자니아 선교사님이 신학교 사역에 동역해 줄 것을 요청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 아래 차근차근 진행되는 듯했다.

◇내 삶은 하나님이 이끄신다

박 선교사 부부는 지난 3월부터 4개월 동안 탄자니아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받았다. 모슬렘 지역에서 목회하는 현지인 전도사 34명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인도했다. 또 박 선교사는 한국에서 연마한 색소폰 연주를 현지인들에게 들려주고 스와힐리어를 배웠다. "브와나 예수 앗씨휘웨!"(우리 주 예수님을 찬양합니다) 부부가 탄자니아에서 처음으로 듣고 배웠던 말이다. 이들은 6월부터 도도마 센터 옆에 도시교회를 개척해 빈민지역 대상으로 전도와 구제사업을 펼치게 된다. 또 목회자 양성을 위한 신학교와 무료 유치원 개원을 준비한 상태이다.

탄자니아 국민의 9%가 에이즈 환자이다. 장 선교사는 약 350만명의 에이즈 환자들이 보살핌없이 외롭게 죽어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에이즈로 부모를 잃거나 격리된 아이들을 위한 보육원을 운영하고 싶어요. 호스피스 봉사자도 양성해 에이즈 환자에 대한 보살핌 사역을 하고 싶고요."

슬하에 대학을 졸업한 쌍둥이 아들 재은·재성(26)을 두고 아프리카로 떠나는 이 부부는 "삶은 자신의 의지로 사는 게 아니고 창조주 하나님께서 주관하신다"며 "그래서 더 겸손하고 낮은 곳으로 가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이들은 서울 영등포중앙교회(김진두 목사) 파송선교사로 오는 6월8일 탄자니아로 출발한다. (출처 국민일보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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