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한 발씩 물러서서 생각해 보길 권한다-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장 징계문제를 놓고 양편의 감정이 고조되면서 사태는 점점 더 꼬이고 있는 양상이다. 전권위원회는 조사 및 징계보고서를 갖추어놓고 5월22일 법인총회를 기다리고 있으며, 법인이사들 중 5명은 이사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김국호 이사장은 “계속 이런 식으로 불법을 행하면 결코 가만있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고, 교단 내 일부에서는 이 사태를 지난날에도 계속 저질러 온 “사람 죽이기 음모의 연장”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렇게 가면 결국 총회에서 서로 격돌하게 될 것이고, 설사 총회장이 포함되어 있는 전권위원회가 수적 우세를 몰아 자신들의 징계안을 통과시킨다 하더라도 총회는 다시 정치적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이사장은 정부기관이나 세상 법정에 호소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니, 이렇게 되면 “법적 이사장”과 “총회 이사장”이 싸웠던 70년대 초의 부끄러움 역사가 재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싸움이란 싸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싸움은 언제나 모두에게 엄청난 손실을 가져오며, 하나님께 큰 죄악을 범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현실적인 상황도 잊어서는 안 된다. 요즘 대학들, 특히 지방 대학들은 비상사태 아래 있다. 정부는 이미 몇 해 전부터 부실한 대학들을 통폐합하거나 인가취소 등으로 정리할 준비를 해왔고, 이런 계획이 각 대학들에 통보된 상황이다. 그리고 정부는 우선적으로 학생 모집이 70% 이상 되지 않는 대학들부터 정리할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여기다 지금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의 수가 계속 줄고 있기 때문에 지방대학들은 학생모집에 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신대학교가 지금은 상당히 좋아졌지만 관선이사가 파견되었던 때만해도 브랜드 가치가 엄청난 손상을 입어 학생모집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다시 법인이사회가 혼란에 빠지면 과연 어떤 결과가 올 것인지 명약관화한 일이다. 그리고 정부는 여전히 고신대학교와 고신총회를 주시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주무장관이 고신교회에 출석하고 있으니 뭔가 좀 혜택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은근히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이다. 오히려 고신교회가 더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권면한다. 먼저 전권위원회는 징계안을 철회하든지, 보류하라는 것이다. 총회나 이사회를 수적으로 장악하고 있으니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징계가 능사는 아니다. 학교를 살리고 교단을 유익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징계안이 지나치다고 인식하고 있다. 무슨 죽을 죄를 지었다고 이사장직과 이사직을 동시에 해임하고, 거기다 상회권을 2년이나 정지한다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징계를 보류하고 이사장과 대화하여, 이사장이 명예를 회복한 후 자진 사면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주어야 한다.

김 이사장에게도 권면한다. 역대에 학교법인 이사장을 2년 이상 한 사람이 없다. 56회 총회에서 갑작스럽게 4년 임기 안이 가결되는 해프닝(?)이 있긴 했지만, 이를 근거로 자신의 임기를 4년이라고 고집하는 것은 객관적인 설득력이 없다. 또 자신이 다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동안 이사장으로서 실수하고 잘못한 일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총회가 결의하고 지시한 상임감사도 세우지 못했고, 또 일찍이 총회가 유죄로 판단하였고 세상 법정에서 실형선고까지 받은 교수를 처리하지 않고 지금까지 미루어 온 것도 총회와 하나님의 공의를 무시한 큰 잘못이다.

우리는, 양편이 다 하나님 앞에 서서 자신들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인지, 교단교회에 어떤 손상을 가져오게 될 것인지를 깊이 생각해 보기를 강력히 권면하는 바이다. 뻔하게 다가올 결과를 보면서도 더 이상 어리석고 부끄러운 일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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