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교통사고로 식물인간 된 채수환 씨 부자 사연
1999년 1월, 당시 열아홉 살이던 채수환 씨는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했다. 범인은 지금까지도 오리무중. 응급실로 옮겨진 수환 씨는 두개골이 파열돼 뇌손상이 매우 심했고,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적처럼 삼일 만에 눈을 떴고, 어쩌면 금방 회복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가정불화와 사업 부도로 불우했던 가정환경
사고 당시 수환 씨 부자는 외롭고 힘든 상황이었다. 수환 씨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주선 씨는 성격차이로 아내와 이혼을 했고, 이혼하기 2년 전부터 이미 별거 상태였기 때문이다. 바깥 일로 바쁜 아버지 대신 아들이 집안일을 맡았고, 부자의 삶은 쓸쓸하기만 했다.
설계 사무실을 운영하던 아버지 채주선 씨 수입은 많지 않았다. 설상가상 IMF 한파가 밀어닥치고, 지인에게 사기까지 당해 2억 원의 큰 빚을 지고 말았다. 그 빚을 갚기 위해 동분서주하느라 상대적으로 아들에게 소홀했고, 그 틈에 수환 씨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낸 것도 모자라 꽃다운 청춘을 병상에서 보내야 했던 아들이 안타깝기만 한 아버지. 주선 씨는 아들의 불행이 자신 탓인 것만 같아 죄스러움을 떨칠 수가 없다. 간간히 수환 씨 친구들이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전해오면 죄책감은 더욱 커진다.
다행히 지난달부터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활동보조인이 집으로 찾아오고 있지만 보조인이 오는 시간에는 일용직 노동을 하고 있어 여전히 쉴 틈이 없다. 정부보조금만으로는 생활비와 아들의 치료비를 감당할 수가 없는 데다 10년 전 진 빚을 아직도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담낭제거 수술을 할 때는 아들 영정 사진을 만들어 놓기도 했어요. 어찌나 참담하던지…. 병원비야 빚을 내서라도 해결하겠는데, 진통이 올 때마다 나를 보며 우는 수환이를 보면 아무것도 해 줄 수 있는 게 없고…."
불러도 대답 없는 아들을 향해 지극한 사랑을 부어주는 아버지 채주선 씨. 오늘도 아버지는 좁은 방에서 꼼짝 없이 누워 스물 아홉 살의 봄을 보내고 있는 아들을 보며 눈시울을 적신다.
식물인간 아들과 그를 간병하는 아버지의 눈물겨운 사연은 CBS TV '수호천사 사랑의 달란트를 나눕시다'를 통해 오는 5월 17일(일) 오후 4시 35분에 다시 방송된다. (skylife 412번, 각 지역 케이블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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