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헌옥 목사
천헌옥 목사

매 주일마다 주일을 지키는 개가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다. 로이터통신(인터넷판)은 포르투갈 북부의 소브라도에 사는 개가 매주 주일이 되면 어김없이 집을 나서서 사람들도 지키기 어려운 주일 예배당 출석을 3년째 지켜오고 있다고 리스본발로 지난 2021710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코레요 다 만하라는 현지 신문 보도를 인용, 우리말로 검둥이라는 뜻을 가진 프레타라하는 이름의 이 개가 매주 주일이 되면 교회에 가기 위해 혼자서 새벽 5시에 집을 나선다고 보도했다.

프레타가 소브라도 인근의 에르메신데에 있는 교회에 가기 위해 매 주일마다 걸어야 하는 거리는 무려 16마일(26km). 프레타는 교회에 도착하면 평소에 늘 하던 대로 730분에 시작하는 예배에 맞춰 강단 바로 옆에 자리를 잡는다. 사람들이 순서에 맞춰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앉을 때마다 프레타도 그대로 따라 한다.

예배가 끝나면 프레타는 곧바로 왔던 길을 되돌아 집으로 간다. 가끔 승용차를 얻어 타기도 하지만 프레타는 반드시 자기가 잘 아는 사람의 차에만 올라탄다고 코레요 다 만하는 전했다. 신문은 또 많은 사람들이 프레타를 보기 위해 교회를 찾아오고 있어 회중 수가 늘어나는 등 프레타의 주일 출석이 전도의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돗개의 예배

필자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 그때가 1997년도 여름이었다. 아내와 함께 여름휴가를 전남 진도로 갔다. 어느 바닷가에 민박을 정하였는데 마침 그날이 수요일이었고 주인이 수요예배에 간다고 해서 따라갔다.

나는 진도의 어느 교회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들이 양반 풍속을 지키고 있다는 것과 신앙생활도 너무 멋지게 잘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15분 전에 교회에 도착했는데 그 시간에 거의 다 와서 찬송을 부르고 있었다. 우리 뒤에 오는 사람은 한두 사람뿐이었고 예배 시간 시작 후에 교회당 문을 여는 사람은 없었다. 25년 전인 그 당시에도 남녀 유별 식으로 한쪽은 남자 한쪽은 여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요즘 교회치고 그렇게 구별해서 자리를 앉는 교회는 없을 텐데 거기는 아직도 남녀가 유별이었다. 그리고 15분 전에 벌써 다 와서 앉아 있는 것이 신기했다. 어떤 분은 다리를 다쳐서 목발이 없으니까 긴 장대를 의지하여 절뚝거리면서도 교회에 오시는 것을 보았다.

미리 다 와서 자리에 앉았고 그것도 앞자리부터 채웠기에 우리는 맨 뒤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예배가 시작되었다. 종을 땡 치니까 성도들이 다 머리를 숙이는데 뒤에 문을 빼꼼 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들어오는 기척이 없었다.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묵도를 하고 찬송을 부르는 시간에 살짝 돌아보았더니 세상에 거기엔 진돗개 두 마리가 하나는 아래에 하나는 위에 머리만 들이밀고는 예배드리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설교 시간이 되었는데 교인들도 목사님의 설교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교회당 문에 머리를 들이민 개들이 얼마나 집중하는지 목사님의 손이 올라가면 개들의 눈길도 따라서 올라가고 옆으로 가면 개들도 따라서 그 머리가 옆으로 돌아가며 집중을 하는 것이 아닌가.

아아! 설교 시간에 조는 성도여! 저 개들을 보고 배우라는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개미에게로 가서 그 하는 것을 배우라는 말씀이 개에게서 배우라는 말씀으로 들려오는 것이었다. 예배를 마치니 그 개들이 머리를 쏙 빼어서 나가는 것이 아닌가?

예배 후 교회 문을 나오니까 두 녀석이 옆에 나란히 순종하는 자세로 엎드려 있는데 마치 잘 가라고 배웅 인사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그들의 주인이 나오니 그 뒤를 따라 집으로 가는데 깨닫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물론 개가 성수주일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이다. 예배를 드리는 것은 물론 아닐 것이다. 하지만 주인이 하던 대로 따라서 한다는 것은 무시 못 할 일이다. 주일을 기억하고 매 주일 빠지지 않고 예배에 참석한다는 것은 주일 예배를 등한시하는 성도들은 부끄러움으로 배워야 할 일이다.

한 주일도 빠지지 않고 그 먼 길을 새벽에 나서서 교회에 가서 강단 옆에서 사람과 똑같이 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보이고 돌아간다? 그것 때문에 교회가 부흥되고 있다는 것은 주님께서 그 개를 통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주고 싶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의 지혜와 진리는 꼭 말씀을 통하여서만 전달되는 게 아닐 터이다.

우리는 때로 징계를 받으면서 깨닫기도 하고 실패를 하고 나서 깨닫기도 한다. 저 하늘의 태양과 달과 별들을 보며 하나님의 존재와 그 거룩함과 지혜를 깨닫게 된다. 우리는 그것을 하나님의 일반계시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하여 많은 채널을 열어놓고 보고 들어야 한다. 돌멩이나 나무, 꽃에서, 그리고 어린 아이들에게서 다 늙은 노인들에게서도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나는 가끔 공동묘지를 간다. 거기서 인생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한다. 그 묘비들의 글귀를 하나하나를 읽으면서 인생의 근본부터 생각할 때가 많다. 닭이 우는 소리를 듣고서 주님의 말씀을 깨달은 베드로처럼 개가 하는 짓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하여 교회가 가지고 있던 동력을 많이 잃어버렸다. 주일학교, 각 기관의 활발한 섬김과 전도, 특히 예배를 많이 잃어버렸다. 온라인 예배도 예배라는 핑계를 대면서 예배를 쉽게 생각해 버렸다. 교회당 예배가 시작되었음에도 아직도 교회당에는 발길을 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이 세대가 악하다. 악의 영이 지배하면서 거짓말이 미덕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때, 주님의 재림이 가까움을 보면 볼수록 더욱 모이기를 힘쓰고 기름을 준비하는 지혜로운 다섯 처녀와 같은 신앙을 붙들어야 할 것이다. 주일날 예배에 빠짐없이 출석한 프레타를 보면서 목사님의 설교에 집중하는 진돗개를 보면서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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