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은혜를 통해서 교회에 대한 소망이 있기를 바라면서...

   
1. 2010 유럽 코스타
지난 2월 23-27일에 매년 열리는 유럽 코스타 모임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처에서 열렸습니다. 올해 코스타 주제는 '복음, 민족, 땅끝'이었습니다. 필자는 교회 청년들을 데리고 버스를 대절해서 두 번째 참석을 하였습니다. 유럽의 천 여명의 유학생과 교포 자녀들이 모인다는 사실에 놀랐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올해도 800여명의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검증된 강사진들이 와서 청년들에게 말씀으로 꿈과 소망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모두 자비량과 후원금까지 가지고 찾아오는 강사들입니다.

유럽 코스타의 운영은 실행위원들이 몇 분이 있습니다. 상임대표와 총무 그리고 진행과 재정을 담당하는 책임자 목사님들이 있습니다. 또한 각국 대표를 선임해서 운영을 합니다. 제가 재작년 연말에 네덜란드 대표로 추천이 되어서 섬기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에 프랑스 파리에서 실행위원과 대표자 모임이 있었는데 형편상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또 불행하게 핸드북에 네덜란드 대표에 대한 소개가 빠져있어 준비도 하지 못하고 이름도 없어 이번 코스타는 조용히 지켜 보고 돌아왔습니다.

두 번째 참석하니 첫 번째 보다는 좀 더 냉정하게 전체의 진행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주제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어떻게 이 주제를 전체 프로그램이 녹아내면서 전개하는가 궁금했고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이었습니다. 개별 강의와 설교들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뛰어났지만 전체적인 주제 아래서 방향을 지켜내지는 못했습니다. 한 강사 목사가 지적한대로 설교나 강의 경연장과 같은 느낌이라는 지적은 뼈 아픈 것이었습니다. 물론 30여명의 강사진들의 다양성을 주제 아래서 하나로 묶어내는 일은 쉬운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어떤 목사나 강사가 이런 모임을 위해서 주제 아래서 새로운 준비를 할 수 있겠습니까? 자신이 평소에 하던 가장 최고의 것을 선보이는 자리로서 역할을 하는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유럽 코스타의 강사는 유럽 자체의 강사는 한 분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독일어로 진행되는 부분에서 독일에서 사역하던 사역자와 독일인 강사가 서는 것이 예외이긴 합니다. 따라서 강사 선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진행을 담당하는 측이 가진 담담함이 있어 보였습니다. 30여명이나 되는 강사진은 다른 지역의 코스타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 유럽만의 독특한 현상이었습니다. 본부 책임자는 유럽 코스타에 강사들이 자원하는 마음으로 오시려고 해서 정리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반가운 일이면서도 또한 전체 진행의 일관성에 우려가 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특징적인 현상은 유럽의 이민 교회 목회자들과 선교사들이 많이 참석을 하였습니다. 함께 모여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고, 목회자들을 위한 배려를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였습니다. 선택식 강의 시간 동안에 열리는 목회자 세미나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2. 2010 유럽 코스타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
앞서 언급한 대로 주제와 진행된 내용의 관계입니다. 주제가 '복음, 민족, 땅끝'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주제문 설명은 아주 기대를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메신저들이 전한 내용들은 쉽게 전체 분위기를 이끌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실제로 각국 대표자들과 본부 책임자들의 평가 모임에서 지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표가 되시는 홍정길 목사에 의해서 설교와 강의들에게 복음이 없다는 지적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마지막 날 김요셉 목사의 메시지가 그나마 복음을 담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어서 위로가 되었습니다.

둘째는 교회에 대한 것입니다.
이번 코스타 주제 '복음, 민족, 땅끝'이란 주제가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주제 해설에서 복음을 언약적인 관점에서 해설하면서 민족과 땅끝을 연결시키는 안목도 보였습니다. 그런데 수많은 설교와 강의 속에서 교회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하는 측면이 강조되다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히 코스타에 참석한 사람들은 적은 지역 이민 교회들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청년들입니다. 그리고 그곳의 강사들도 대부분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들입니다. 그럼에도 복음의 핵심 동력으로 세워야 할 교회에 대한 소망이 들려지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하나님 나라란 개념을 도입하면서 교회를 건너뛰어서 세상으로 관심사를 돌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한 시대의 복음주의 운동의 열매로 보아야 할 것인지 궁금한 마음을 정리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지역 교회를 넘어서 하나님의 나라를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단 말인가? 교회로부터 지원을 받고 교회의 구성원들을 통해서 모일 수 있는 모임이 지역 교회를 세우는 과제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 바른 모습일까? 내일의 주인공들에게 교회의 아픈 현실들과 소망스런 교회의 내일을 꿈꾸도록 가르치지 않고서 교회가 제대로 설 수 있을까? 결국은 교회보다는 교회병행 운동들이 가진 장점들에만 몰입하는 것은 자기 무덤을 파는 일이 되지 않을까? 교회가 감당하지 못하는 측면을 지원함으로 하나님의 나라의 중심에 교회가 서도록 돕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나아가 교회를 통해서 그 운동 자체가 중심이 되려는 것은 전도된 역할입니다.

세상 속에 좋은 그리스도인 영향력 있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러나 그 힘이 바로 복음을 담은 교회에서 얻어져야 하기에 소중하고 아름다운 교회적 질서를 세우는 일에 관심을 가지는 복음주의 운동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코스타 집회에서 행한 성찬식에 대한 유감입니다. 필자가 첫 번째 참석을 한 2009년 코스타에서는 성찬식이 없었는데, 올해는 세 째날 점심을 금식하면서 기도회를 가지고 나서 바로 성찬식이 진행이 되었습니다. 성찬식을 하는 동기는 이해가 됩니다. 유럽 전체의 청년들이 모여서 금식도 하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뜨겁게 중보기도 하면서 하나됨을 증거하는 수단으로 성찬식을 가지려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 병행 운동으로서 코스타가 어떤 근거로 성찬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이 내내 들었습니다. 한 순간의 분위기를 위해서 성찬이 가진 절제된 은혜의 수단으로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한 통제를 생략하고 진행되는 모습은 필자에게서는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복음주의 운동, 혹은 그런 영향 아래서 선교단체들이나 대형교회들이 자신들의 행동 가능성의 범주를 너무 넓힌다는 것입니다. 교회를 돕는 운동으로서의 자신의 성격을 제한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또한 복음이 가진 값없는 은혜의 성격에 교회가 가진 본질의 성격을 유지하는 교회 조직이 되어야 하는 것을 대형교회들이 너무 쉽게 포기합니다. 어떤 열매나 눈에 보이는 결과로서 모든 것을 정당화합니다. 그러나 은혜는 죄를 제거해야 하는 본질적인 성격을 담아내야 합니다. 죄를 거르는 작업이 없는 은혜의 수단이야 말로 싸구려 복음입니다.

3. 2010 유럽 코스타 평가와 2011 대회를 위한 준비 모임
코스타 모임이 마치고 올해 대회의 평가와 내년 대회 준비를 위한 모임이 이태리 밀라노에서 지난 4월 12-13일에 모였습니다. 10여명의 실행위원과 각국 대표 목사님들이 모였습니다. 전체적인 진행과 재정 그리고 내용의 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저도 처음으로 참석하면서 저들의 수고가 깊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나름 앞서 들었던 주제의 연결 그리고 성찬식의 문제를 언급하면서 평가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도 계획도 세웠습니다. 특별히 조별 모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 힘입어서 향후 조별 모임 시간을 더 확대하고 깊이 하도록 계획을 많이 세웠습니다. 오전의 주제강의가 마치면 이것을 근거로 해서 조별 모임에서 공부하고 나누는 모임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강사들에게 주제에 적합한 강의가 진행되도록 강하게 요청하기로 하여서 더 높은 질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모임이든지 수고와 헌신이 있다는 것은 이곳 유럽 코스타 모임을 통해서도 확인이 되었습니다. 교회를 목회하기에도 바쁜 목회자들이 이 십년 이상 수고하여서 청년들을 아름답게 세워가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필자도 함께 봉사할 수 있어 복된 시간들이 될 것 같습니다.

4. 후기
이번 평가하는 모임에 참여하면서 코스타를 진행하는 실행 위원과 각국 대표 목사님들과 좋은 교제를 나누었던 것이 필자에게는 큰 기쁨이었습니다. 복음을 위해서 헌신하는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을 찾기 어렵습니다. 침례교, 성결교, 장로교, 등 다양한 교단의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의견이 다른 부분들을 조율하면서 인내하고 서로 대화하는 노력으로 한 운동이 잘 정착되고 평가하고 계획되는 것은 선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젊은 청년들에게 복음이 주는 은혜를 누리도록 그리고 삶을 주님께 헌신하게 만드는 이 역사가 귀한 일입니다. 서로를 더욱 깊이 알고 유럽에서 복음의 아름다운 열매들을 맺는 운동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고신 교회에도 휼륭한 설교자들이 있음을 소개하고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도록 의논을 하였습니다. 여러 교단 분들이 이를 인정하였기에 유럽 코스타에도 기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이번 참석으로 필자가 알게 된 한 가지는 사실은 이태리 지역에 고려측(소위 석파) 목회자들이 잘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밀라노에 임윤산 목사가 찬양의 교회를 섬기고 있고, 한평우 목사가 로마 한인교회를 섬기고 있었습니다. 고려측 목사들의 숫자가 많지 않아서 유럽에서 별도의 조직은 없지만 선교사로 파송을 받아서 이태리 지역에 이민 교회를 잘 세웠습니다.

또한 현재 유럽에 고신 교회를 구체적으로 세워가는 일에 밀라노와 로마가 그림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고려측 목사들이 벌써 이십년 이전부터 교회를 세워놓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으로 개인적인 대화들을 나누었습니다. 유럽에 함께 교회를 세워가는 일을 위해서 말입니다. 좋은 열매로 나타날 시간들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복음이 만들어내는 주님의 교회와 주의 백성들, 그리고 그것이 회복할 하나님의 창조하신 세상을 코스타와 더불어서 한 부분을 감당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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