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도에 공부를 하기 위해 미국에 갔을 때 첫 주일 예배를 미국인 교회에서 드렸는데 예배를 마치고 나니 한 멋진 미국인 부부가 인사를 청하면서 혹시 한국사람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온 목사라고 대답했더니 저희 부부를 수요일 자기 집의 저녁 식사에 초대 했습니다. 그 부부는 남편의 이름은 게리였고 아내는 엘리자베스였는데 자녀가 셋 있었고 그 중 하나는 친 딸이었고 둘은 입양된 한국 아이들이었습니다. 한국인 아들의 이름은 피터였고 딸은 사라였는데 저희 부부를 식사에 초대한 수요일은 사라의 생일이었습니다. 사라의 생일이었기에 사라가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한국인인 저희들을 식사에 초대했던 것입니다. 저는 그 날 그 가정에서 식사를 하면서 제가 한국 목사라는 사실이 그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에 천만에 가까운 기독교인이 있는데 어째서 버려진 우리 아이들이 대부분 이렇게 외국 땅에 와서 살아야 하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이후 입양을 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문화에 입양은 너무도 생각해야 할 문제가 많았고 결국은 생각을 하다가 포기해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이 점은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후 저희 부부는 게리 네 가정과 상당기간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저희 집에 식사 초대도 했고 그 가정에서 수요일 저녁에 갖는 성경공부 모임에도 참석했습니다. 제가 그들과 교제를 나누면서 느낀 것은 이들이야말로 성경 말씀 그대로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목사보다 나은 평신도였습니다. 버려진 고아, 사랑해야 할 대상이니 자기들의 친 딸과 똑 같이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사회에 문제가 많습니다. 마약, 성적 타락, 동성애, 폭력, 이런 것들을 들여다보면 이 나라가 이래도 되는가 싶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런 반면에 미국 사회에는 게리 네 가정과 같은 가정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신앙과 생활이 일치하는 경건한 기독교인들입니다. 저는 그들을 보면서 이런 사람들이 아직도 미국의 주류를 이루고 있고,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하나님 아직도 미국에 복을 주신다고 생각했습니다.

  

월요일 “Blind Side”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한 백인 상류층 가정에서 덩치만 컸지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한 버려진 흑인 소년을 가족으로 맞아드려 그 소년을 미국 최고의 미식축구 선수가 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실화라고 합니다. 자극적인 데 길들여진 현대인들이 볼 때 밋밋한 영화일 수 있습니다만 저는 이 영화가 아주 좋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잔잔한 감동을 느꼈고, 자연스럽게 오래 전에 교제했던 게리 네 가정이 생각났습니다. 영화에 주인공으로 나오는 가정은 게리 네 가정과 똑같은 가정이었습니다. 영화에서 애써 이 가정의 기독교적 색채를 배제했을 뿐입니다. 틀림없이 주인공 가정은 주일이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성경공부 모임에 참석했을 것입니다. 미국이 그렇게도 문제가 많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왜 하나님의 복을 받는지 궁금하십니까? 이 영화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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