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스쿨 아이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 올라가보았습니다. 마침 쉬는 시간이라 여기저기서 와당탕 시끌벅적합니다. 순간적으로 두 가지 반응이 마음속에서 일어납니다. 이렇게 떠들어대서야 공부가 되겠나. 참 재미있겠다. 그런 생각 드는 것 보면 나도 나이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자라는 건데 제게는 노파심이 생깁니다. 저도 모르게 제 사고가 경직되고 있습니다. 다음날 새벽기도하는데 불현듯 경직된 사고에 대한 반성이 일어나면서, 혹시 교회가 열심히 기도하고 전도하는데도 성장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경직된 사고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전통이 오래 된 교회일수록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보입니다.

      

망망대해에서 원양어선 한 척이 암초에 부딪쳐서 가라앉습니다. 살아남은 아홉 명의 선원은 헤엄을 쳐서 어느 무인도에 도착했습니다. 그 후의 상황은 더욱 참담했습니다. 무수한 돌덩이 말고는 허기를 채울 만한 음식도 없었고, 마실 물도 없었습니다. 사방이 물이었지만 바닷물은 짜서 해갈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선원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선원들의 유일한 희망은 갑자기 비가 내리거나 지나가는 배가 그들을 발견하고 구해주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여덟 명의 선원이 차례로 죽어갔습니다. 마지막 생존자만 남았습니다.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바다로 뛰어들어서 바닷물을 한가득 마셨습니다. 그런데 바닷물이 전혀 짜지 않고 물맛이 달아서 갈증이 단번에 해소되었습니다. 그는 환각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조용히 누워서 죽음을 기다렸습니다. 한참 자고 깼는데 자신이 아직 살아 있어서 깜짝 놀라게 됩니다. 선원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렇게 하루하루를 연명하다가 지나가는 선박에 의해서 구조를 받고 살아납니다. 훗날 그 바닷물을 분석해본 결과, 그곳은 지하수가 계속 흘러가는 지대여서 바닷물은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샘물이었던 것입니다.

      

여덟명의 선원들은 죽어도 바닷물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그쪽 가능성은 완전히 닫아 놓았습니다. 그들의 경험과 판단력은 바다를 보면서 “저 놈의 바다가 호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면서 탄식만 하도록 했습니다. 굳어진 사고가 살아날 기회를 놓치게 만들었습니다.

      

헨리 랜드는 딸아이를 위해 자주 사진을 찍어 주었고 그때마다 아이는 찍은 사진을 곧바로 보고 싶어 했습니다. 어느날도 사진을 찍고 나서 빨리 보고 싶다고 졸라대자 헨리는 사진을 현상하는 과정을 설명해주었습니다. 필름을 암실로 가져가서 특수 약품을 사용해서 인화지라는 종이에 빛을 강하게 쏘이고 여기에 다시 약품처리를 해야만 사진이 나오는 거야. 아이에게 설명을 해주다가 갑자기 ‘그런데 사진을 즉석에서 현상하는 카메라는 정말 만들 수 없나?’라는 의문이 그의 뇌리를 스쳐갔습니다. 사진에 대해 좀 아는 동료들은 헨리의 그런 말을 듣고 그것이 불가능한 온갖 이유를 열거하면서 그런 생각은 황당무계하다고 단정지었습니다. 그러나 헨리는 ‘래리드’라는 즉석카메라 개발에 성공했고, 회사도 설립하게 됩니다. 딸아이의 계속된 성화가 그런 계기가 되었습니다.

      

불가능하게 보이는 것에 생각을 활짝 열어놓고 도전하는 것이 세계의 역사를 움직여 왔습니다. 신대륙 발견도, 비행기 발명도, 우주선 발사도.. 교회의 밝은 미래도 우리가 생각을 활짝 열어놓는데 있습니다. 우리가 유일한 대답이라고 생각하는 그것에 대해서 다른 대답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의 정답이 훗날의 오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생각을 열어야 합니다. 닫힌 사고, 경직된 사고는 모든 종류의 발전을 저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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