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찬송가 공회(회장: 백경환 목사)가 임원회를 열고 이번 달 부터 시판에 들어간 한국 찬송가 공회가 출간한 ‘21세기 찬송가(혹은 'New 찬송가'로 표지에 표기되어 있음)’를 미주 한인교회들은 사용하지 말자고 결의하고 이를 개 교회에 권고하기로 했다.

지난 27일 옥스퍼드 팔레스 호텔에서 가진 임원회에서 임원들은 ‘새 찬송가가 본래의 의도대로 충실하게 만들어지지 않았고 모든 크리스천들에게 재정적 부담만을 안겨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한 뒤 “미주 지역 한인교회들은 이 새 찬송가를 쓰지 말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백효죽 회장은 “내 곡이 3곡이나 이번 새 찬송가에 수록되었지만 그것은 개인적인 일이고 박재훈 목사님께서도 자기의 이름이나 작품을 삭제하라고 말할 정도로 이번 찬송가의 수준이 크게 떨어 졌다”고 비판했다.

더구나 찬송가 개편과정에서 미주 지역 한인교회의 의견은 전혀 개진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대부분 성경 합본 찬송가를 사용하는 마당에 성경까지 억지로 바꾸어야하는 재정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고 입을 모았다.

박창환 목사는 “모든 가정에 평균 3-5권 정도의 합본 성경 찬송가가 있는데 새 찬송가를 구입하면서 이 성경을 없애는 것도 큰 일”이라고 말하고 “요즘 프로젝터를 사용함으로 개인 찬송가 없이도 불편 없이 예배드리는 시대가 되었는데 새 찬송가를 사들이라는 것은 큰 부담”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박재호 직전회장도 “교단차원의 동의가 있어다 해도 개체교회가 열쇠를 쥐고 있는 만큼 미주한인교회들에 혼란을 줄 수 있고 큰 재정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예견되는 만큼 사용반대 권고안을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원회는 새로 나온 찬송가를 평가하기 위한 후속 모임을 갖고 더 구체적인 사용 반대 이유를 밝혀 개체교회 결정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찬송가만 발행되어 시판이 시작되었고 LA 지역 서점에서도 견본만 도착한 상태지만 머지않아 배편을 이용해 도착될 예정인데 현재 비닐 카버 1권의 가격은 10달러로 책정된 상태다.

이날 임원회에는 증경회장 박재호 목사, 백경환 회장, 박창환 목사, 김용섭 장로, 오성애 권사 등 임원들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Resource Person으로 참석한 정세광 목사(필그림 찬양? 필그림 선교회장)은 새 찬송가에 대한 다음과 같은 의견을 개진, 주목을 받았다.

다음은 정세광 목사의 새 찬송가에 대한 견해다.

필자는 2001년 11월9일 중앙일보 미주판에 "찬송가 뭐하러 새로 만드나?"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는데 한국과 미국에서의 너무나 큰 반응에 놀랐고, 혹시 교계에 ‘반대만 일삼는 사람’으로 낙인찍힐까 두려울 때도 있었다. 그 후, 5년이 지난 11월 15일, 드디어 10년 만에 21세기 찬송가는 한국에서의 판매를 시작으로 11월 27일 이곳 미주에서도 판매가 시작되었다.

필자는 흥분된 마음으로 하루 종일 21세기 찬송가를 보고 또 보았다. 21세기 찬송가는 그 분야의 훌륭하신 전문가들이 편집, 감수 하셔서 필자가 감히 평가는 할 수 없지만, 평생 예수를 믿으며 찬미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린 신자로서, 부족하지만 30년이 넘는 세월을 찬양을 지휘하고 인도하고 가르친 사람으로서 아주 조심스럽게 나의 의견을 밝히고 싶다.

첫째 21세기찬송가 별로 바뀐게 없다

1983년 필자는 물론, 온 성도들이 통일 찬송가가 나오길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그 이유는 예배때마다 찬송가가 4종류가 되기 때문에 "합동찬송가__장, 신편찬송가__장, 개편찬송가 __장, 새 찬송가__장, 입니다"라고 일일이 말해야했으며, 주보에도 역시 4권의 서로 다른 찬송가의 장수를 모두 기입해야했다.

그런데 그렇게 기다렸던 통일찬송가는 558곡으로우리가 불렀던 새 찬송가에 비해 곡수도 113곡이나 줄었고, 가사도 바뀌었고, 음악부호도 모두 빼 버려서 찬송가가 통일되었다는 사실 외에는 전혀 나아진 게 없었다. 통일찬송가가나온지 23년 만에 금년 21세기 찬송가가 나왔는데, 23년 전에 나온 통일찬송가의 558곡 중에서 481곡이 21세기 찬송가에도 그대로 나왔으므로 86.2%가 통일찬송가에서 그대로 베껴진 것이다. 타이틀도 거창하게 ‘21세기 찬송가’라고 붙였지만 23년 전의 통일찬송가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세상의 음악이 모두 우리 기독교에서 유래되었고 발전했다. 21세기 찬송가라면 세상 음악의 으뜸이 되어야 하는데 옛날 새 찬송가에서도 있었던 음악 부호들이 하나도 없고 그냥 악보뿐이다.

둘째 21세기 찬송가로 예배 찬송의 선곡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는데 정말 해결될까?

21세기 찬송가를 만들면서 2001년도 초순에 분명히 말하기를 800곡을 수록하여 예배 드릴때 찬송의 선곡문제를 완전히 해결한다고 했다. 그런데 처음 약속보다 무려 155곡(20%)이 부족한 645곡만 수록되었다. 설령 약속대로 800곡이 모두 수록되었다 하더라도 그 곡으로 예배찬송의 선곡을 해결할 수 있다는 그 발상 자체가 일선 교회음악의 현실을 모르는 탁상공론일 뿐이다.

지금 한국교회와, 해외에서 한국인이 제일 많이 거주하는 미국의 한인교회만 보더라도 학생 청년 장년 모두, 찬송가 외에, 2000곡이 넘는 복음 성가집을 병행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래도 선곡이 모자라서 찬양CD, 인터넷, 복음 성가집 등을 통해 새 곡을 찾고 있다. 필자가 강의한 웬만한 찬양인도자들은 거의 5000곡 이상의 곡들을 가지고 예배찬양의 선곡을 하고 있다.

80~90년대만 하다라도 예배드릴 때 복음성가(찬양과경배)를 불러서는 된다, 안된다로 참으로 말들이 많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와서 그런 논쟁은 없어지고 어떻게 하면 찬양과 경배를 잘 드릴수 있는가? 에 대해서만 초점이 맞추어져 가고 있다. 실제로 우리가 지금까지 사용했던 찬송가에서 복음성가가 수록된 비율은 신편찬송가(1935년): 41.5%, 합동찬송가(1945년): 54.9%, 새찬송가(1962년): 43%, 개편찬송가(1967년): 29%, 통일찬송가(1983년): 50.4%였다.

새로 나온 21세기 찬송가 역시 45~50%가 복음 성가 임을 감안할 때, 이젠 교회에서 복음성가가 된다, 안된다 라는 논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645곡 만 으로는 예배음악의 선곡대상으로 너무 부족하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

셋째 낭비가 너무 심하다

세계에서 유독 우리 한국교회만이 찬송성경 합본으로 되어있고 고급가죽, 금박, 지퍼까지 달려있다. 이제 찬송가가 바뀌었으니 옛날 사용하던 성경찬송 합본에 새로운 찬송가까지 그 크고 무거운 것을 누가 두권 씩이나 들고 다니겠는가?우리집만 하더라도 성경합본이 11권에 이르고, 20년 전에 쓰던 새 찬송가 합본도 아직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쌓여있다. 하나님의 말씀이라 버리지도 못하고,...또 누구에게 줄 수도 없고... 또 모두 사야하나? 어제 비닐 카바에 조잡하게 인쇄된 21세기 찬송가를 구입하는데 $10.00+Tax 였다.

넷째 신앙과 믿음의 연륜이 깃든 성경인데 버려야 하나?

찬송은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면 그 시대의 정서에 맞게 변할 수 있다‘새 노래(new song)로 여호와께 노래하라...(시96:1)고 하셨다. 그러나 성경은 낡고 오랜 세월이 흐를수록 찾기 쉽고 밑줄이 그어지고 신앙의 연륜도 배어있다. 찬송가 234장 ‘나의 사랑하는 책, 비록 해어졌으나 어머님의 무릎 위에 앉아서... (해어졌으나 faded 색이 바랬으나)’란 가사를 생각해 보자. 해어졌건 아니건 이젠 모두 버려야하나...

다섯째 한국인의 정서를 살리기 위해 한국 작곡자의 곡을 많이 넣었다고 하는데 사실과 다른 말이다.

솔직히 지금까지의 찬송가는 우리가 부르는 한국인의 찬송가지만 다른 나라 찬송가에 비해 자작찬송의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

일본 고금성가집(일본인 자작찬송 비율): 25.1%(530곡 중에서 133곡)중국 보천송찬(중국인 자작찬송 비율): 12%(550곡 중에서 63곡)미국 The Hymnal(미국인 자작찬송 비율): 88%(600곡 중에서 530곡)한국 통일찬송가(한국인 자작찬송 비율): 3%(558곡 중에서 17곡) - 현재 쓰는 찬송가21세기 찬송가는 한국인 자작찬송이 645곡 중에서 128곡이나 수록되어 무려 19.8%나 수록되었으나(통일찬송가 3%) 대부분의 곡들이 한국인의 정서를 담은 찬송곡이 아니라, 미국풍 유럽풍의 곡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문제는 앞으로 많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섯째 수없이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던 곡들이 대부분 그대로 실려 있다.

21세기찬송가 145장, 493장, 280장, 165장, 108장, 348장,...등은 세속가요, 군가, 민요, 심포니 테마곡,... 등인데 지금까지 찬송가 가사를 입혀서 성도들이 찬송가로 불러왔다. 이 모든 곡들도 아직까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성도가 최초로 하나가 되어 어렵게 만든 멀쩡한 통일찬송가를 두고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21세기 찬송가를 구태여 새로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불황과 불경기 속에서 책 10만권만 팔려도 베스트셀러 대열에 든다는데 천문학적인 숫자의 찬송가와 성경을 새로 만들어서 천연자원을 낭비하고 멀쩡한 성경찬송은 쓰레기가 되고, 대부분이 서민인 성도들은 또 어떻게 새찬송 성경을 마련해야하나?

그리고 그 막대한 이익금은 어디로 흘러가며 온전하게 하나님나라 건설에 쓰여지는가?

지금까지 10년간 21세기 찬송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수고한 분들의 땀과 엄청난 경비지출 그리고 2006년 11월15일 초판발행까지의 수고와 금액이 앞으로 한국과 해외의 천오백만 이상의 성도가 겪어야 할 지출과 낭비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한국도 아닌 해외의 한 모퉁이에서 돌아올 메아리도 없겠지만 하도 답답해서 외쳐보는 것이다. 누군가 힘 있는 사람이...그리고 신실한 단체들이 나서주었으면 좋을 터인데 . . . . .

출처: 아멘넷
<미국 로스앤젤레스=조명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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