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근 님이 쓴 책 가운데 ‘바보가 그리운 시대’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그는 전직 지방법원장이자 현재 변호사이며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동하는 교회 장로님이신데 인문학과 신학과 역사에 능통한 문필가이기도 합니다. 그는 그 책에서 오늘날 사람들이 너무나 영악하고 이익에 밝지만 사실상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소경임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가벼운 즐거움과 만족감을 쫓으며 고급상표가 찍힌 고가품과 장식품에 관심을 가지는 우리 시대의 문화가 그 단적인 예라고 지적합니다. 너무 똑똑해서 탈입니다. 그 물건의 진정한 가치와 필요성이 아니라 그 물건을 소유함으로써 얻게 되는 만족감과 다른 부가적인 것까지 계산해내는 총명함이 사실은 어리석음이라는 것입니다. 교회도 너무 똑똑해서 문제라고 합니다. 교회가 시장조사를 하고, 돈계산에 밝고, 숫자에 민감하고, 어떤 일이든 철저하게 계산적으로 행한다면 과연 믿음과 기도가 설 자리가 어디에 있겠느냐 하는 것이 그 책의 요지 중의 하나입니다. 이 시간 ‘바보가 그립습니다’는 저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바보예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행위는 다소 시대와 문화에 역류하는 바보스러움이 가득하였고 그 제자들에게도 바보스럽게 살라고 요구하셨다는 것입니다. 오른뺨을 치거든 왼 뺨을 대고, 무조건적 용서를 베풀고, 인내하고 참으며, 매 맞으면 기뻐하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이 바로 바보의 메시지라는 것입니다. 주님은 지혜자이셨고 하늘의 진리를 가르치셨습니다. 진정 복음의 진리에 따라 살아가면 세상의 사람의 눈에는 바보스럽게 보이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누군가 바보 목사 한경직 목사님, 바보 김수환 추기경 같은 분이 그립다고 했습니다. 바보다운 순박함과 인격을 그 분들에게서 읽었기 때문입니다. 지능지수가 낮고 정신연령이 낮은 바보가 아니라 하나님의 진리와 사랑을 깨닫고 인생의 현실을 직시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여 그저 어리숙하고 연약하게 살아가는 바보가 드문 시대이므로 이렇듯 바보찬가가 울러퍼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스승의 주일입니다. 우리 자녀들을 위해 수고하시는 교회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의 수고에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모든 부모들 역시 자녀들의 양육자이자 성경의 진리와 인생의 지혜를 가르쳐야할 스승이기도 합니다. 우리 시대의 최고의 이슈는 자녀교육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사교육과 대학입시가 주 관심입니다.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영악하고 처세술에 능한 ‘똑똑한 아이만들기’ 경쟁으로 뜨겁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어리석은 경쟁에서 한걸음 물러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인생의 그림을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리석은 지식인이 아니라 ‘바보스러운 제자의 길’에 대해 안내하는 부모들과 교사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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