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의 예배는 상황적 선택이었다.

   
   ▲ 황원하 목사
고신대학교 신학과(B.A.)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  (M.Div.)
Pretoria University(Th.M.)
Pretoria University(Ph.D.)
대구서남교회, 고신대학교,
고려신학대학원 강사
주후 1세기의 기독교 공동체가 언제(시간), 어디서(장소), 그리고 어떻게(형태) 예배 드렸는지를 신약성경과 고대문헌을 통해 파악하고, 그렇게 도출된 결과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 지를 모색해 보자.


1. 예배 시간

최초의 기독교 공동체는 매일 모여서 예배드렸다(행 4:46-47). 하지만 시간이 흘러 주후 1세기 중반에 이  르자 기독교인들은 일요일인 주일(Lord's Day)에 모여서 예 배 드렸다. 이는 주일이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로서 새 언약의 공동체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신 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일성수의 기원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의 공동체에서 가장 먼저 발견된다. 요 20:19-29에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두 차례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사건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때 제자들이 모인 날은 두 차례 모두 안식 후 첫날(일요일)이었다(19절, 26절). 다음으로 신약성경의 기록들 중에서 초기 기독교회가 주일(일요일)에 모였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는 고전 16:2의 기록이다. 그곳에는 ‘매주 첫날’이라는 문구가 나오는데, 이는 그리스도인들이 일요일, 즉 주님의 날에 예배드렸다는 증거가 된다. 그리고 신약성경 외의 초기 기독교 문헌들 중에서는 이그나티우스(AD 115년), 디다케(AD 1세기 말), 순교자 저스틴(AD 155년), 어거스틴(AD 4세기) 등이 그리스도인들의 주일 예배에 대해서 언급했다.


2. 예배 장소

처음에 기독교인들은 성전과 회당과 집 등지에서 모임을 가졌다. 예루살렘의 그리스도인들은 성전에서 모였으며(행 4:46; 3:1, 11), 그 외의 지역에서는 회당 등에서 모였다(행 19:8-9). 그러다가 점차 가정집에서 모이게 되었다. 이러한 가정교회 형태는 특히 이방 지역에서 많이 발견된다. 당시의 그리스도인들은 회당에서 모일 수 없는 형편이 되자 가정집에서 모였던 것이다. 예를 들어, 로마의 역사가 수에토니우스(Suetonius)는 클라우디우스의 전기(Claudius 25.4, AD 49년)에서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크레스투스(Chrestus) 문제 때문에 로마에 있는 유대인들을 향하여 로마를 떠나라고 칙령을 내린 사건을 기록한다. 이 사건은 유대인 그리스도인들과 유대인 비그리스도인 사이의 다툼이었으며, 여기서 크레스투스란 그리스도를 잘못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 로마교회는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이 다수였고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이 소수였지만, 이 사건 후에 로마에는 이방인 그리스도인들만이 남게 되었다(롬 1:5-6, 13; 11:13, 23-24, 28, 31; 15:7-8; 15). 그리하여 그들은 회당 중심이 아닌 가정 중심의 교회를 형성하게 되었다. 로마서 본문을 통해서 추정할 때 당시 로마교회는 3-5개의 가정 교회로 구성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참고. 16장). 그러므로 초기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예배의 장소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모여서 예배드렸다.


3. 예배 형태

초기 기독교인들의 예배에는 특별한 순서나 절차가 없었다. 하지만 예배의 구성요소는 분명했는데, 이는 말씀, 기도, 찬양, 성찬, 교제, 헌금 등이었다. 그들은 사도들의 말씀을 들었으며 기도의 시간을 가졌고 가난한 자들을 위한 헌금을 실시했다. 그들은 송영(찬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고 신앙을 고백하고 죄를 자백함으로써 그리스도인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유지시키고 발전시켰다. 그들은 또한 구제사역(행 6:1-6)과 은사(방언 예언, 치유, 고전 12-14장)집회를 가졌는데, 이것은 사도들의 신중한 통제 하에 시행되었다. 그리고 아가페(agape) 혹은 애찬(love feast)이라고 불리는 공동식사를 했으며, 식사 후에는 ‘떡을 떼는’ 의식, 즉 성찬(Eucharist)을 행했다(행 2:46). 그들에게 있어서 예배의 필수 요소 중 간과될 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들은 자신들을 구속해 주신 삼위 하나님의 성품과 사역을 찬양하며 누리며 즐겼다. 즉 그들에게 있어서 예배는 살아계신 주님과 실제적인 교제를 가지는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심지어 온 백성에게도 칭송을 받게 되었으며 결국 구원을 받는 사람이 날마다 더하게 되었다.


결론: 적용 방안

그렇다면 지금까지 언급한 것들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떻게 적용될 수 있겠는가?

1. 예배시간: 오늘날 어떤 사람들은 주일예배가 로마의 콘스탄틴 황제의 칙령(주후 313년)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근거가 없는 것이다. 주일날 예배를 드리는 것은 주님에게서 시작된 초기 기독교회의 전통이다. 그러므로 주일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져야 한다. 우리는 주일을 거룩하게 지킴으로써 우리에게 생명을 부여하신 주님의 부활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2. 예배장소: 예배를 위한 특정한 장소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다. 최근에 일부에서는 가정교회를 성경적 교회 형태라고 주장하는데, 필자의 생각에 가정교회는 성경이 지시한 교회형태라기 보다는 당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었다. 따라서 가정교회는 그들이 처한 교단의 신학적, 정치적 입장에 기초하고 효율성과 필요성의 측면을 고려하여 도입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이다.

3. 예배형태: 초기 기독교에서 예배의 순서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예배의 구성 요소였다. 예배에는 반드시 말씀, 기도, 찬양, 헌금, 교제, 성찬의 순서가 들어 있어야 한다. 이것들은 예배의 필수 구성 요소이다. 오늘날 예배 시간에 이러한 요소들 외에 다른 요소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물론 그것을 무조건 비성경적이라고 무시할 것은 아니지만), 그것들이 위에 언급된 본질적인 구성 요소를 드러내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심각하게 재고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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