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신철 교수

서울대학교(B.S.)
고려신학대학원(M.Div.)
영국 에딘버러대학교(Th.M.)
영국 웨일즈대학교(Ph.D.)
대한예수교 장로회 (고신)에 속한 개체교회들은 나름대로 선교정책을 가지고 열심을 다하여 선교사역을 국내외적으로 감당하고 있을 것이다. 고신 세계선교위원회의 선교정책은 개체교회들의 선교활동을 다 관장하지 않고, 고신 총회 산하의 교회들이 총회적으로 힘을 합하여 해외선교를 하는 것이 개체교회가 별도로 하는 것 보다 더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선교를 할 수 있다고 하는 공감대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1955년에 총회선교부 (지금은 세계선교위원회)를 조직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필자는 고신 세계선교위원회의 지금까지의 선교정책 중에서 정책결정의 주체, 선교지의 전략적 집중, 전문인 선교사 등, 세 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    


1. 선교정책결정의 주체

   고신 산하 교회들을 대표하여 총회가 해외선교에 관한 일체의 업무를 세계선교위원회에위임하였고, 세계선교위원회는 전문적 실무를 본부장을 비롯한 선교본부에다 위임하였다. 한 때는 개체교회들의 선교참여가 미흡했으나, 1983년 총회선교부가 김종국선교사를 인도네시아로 파송할 때에 서울중앙교회가 주후원교회의 역할을 맡은 이후로 지역의 개체교회들의 후원참여율이 점점 높아져서 세계선교 후원교회협의회를 조직하였다.

현재 9인의 세계선교위원회는 전국교회를 망라한 총회적 위상의 선교집행에 관한 최고의결기구이지만, 권한을 독점적으로 행사하지 않고, 선교후원의 책임을 맡은 후원교회협의회의 대표 3인, 선교본부의 실무를 총괄하는 본부장, 훈련과 연구개발을 맡은 연구훈련원장과 시의적절한 선교정책을 개발할 정책위원장 등 3인 등 6인을 의결 테이블에 초청하여 집행위원회를 구성하여 함께 정책결정을 하고 있다.

2010년 총회 직후에 세계선교위원회는 선교사들을 대표하는 선교사회 회장도 옵저버로 참여할 수 있도록 결정하였다고 한다. 고신 선교정책결정의 주체가 총회선교부에서 - 총회선교부와 본부총무로 - 총회선교부 (세계선교위원회), 본부총무 그리고 선교후원교회협의회로 - 세계선교위원회, 본부장, 훈련원장, 정책위원장 그리고 선교후원교회협의회 등으로 조금씩 그 저변을 확대한 것은 고신 총회의 다양한 선교주체들의 의견을 제대로 대변할 뿐 아니라, 선교역량을 결집하고 동원하기에 매우 바람직한 발전적 변화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현장 선교사들의 대표도 정식으로 집행위원회에 참가하여 선교사들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러나 세계선교위원회가 해외선교의 제반 업무를 총회로부터 직접 위임받았으므로 그 어떤 상위의 위계질서 속으로 흡수되지 않고, 총회에 대한 책무의식을 지켜 나갔으면 좋겠다.  


2. 선교지의 전략적 집중에 대한 정책  

고신 총회가 김영진 선교사를 대만으로 파송한 이후 늦으나마 유환준, 이병길 선교사를 같은 선교지로 증파하였기 때문에 대만은 고신의 첫 선교지이며 약 25년 동안 고신의 유일한 선교지로서 대만 개혁종 장로회를 설립하는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

제 2의 선교지라고 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도 1983년 김종국 선교사를 말랑에 파송한 이듬해에 이헌철 선교사,  1990년에는 홍영화 선교사를 같은 지역으로 파송하여, 지금까지 엘레오스 장로교회와 동역하면서 살렘신학교를 통하여 교회개척사역자들을 양성할 수 있었다. 1990년 이후 선교사 파송이 크게 증가하였지만, 파송지역을 선정하는 기준에 대해서 특별한 정책이 따로 없었던 것처럼 보이는데, 지금 47개국에 선교사를 파송해 놓고 있음이 이런 추정을 뒷받침해 준다.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선교사들이 팀을 이루어 상당한 기간 동안 일관성있게 인내해야 하는데, 어떤 지역은 현지선교부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 여러 나라로 뿔뿔이 흩어 놓은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이런 가운데 2005년초 선교정책연구위원회의 제안에 따라, 선교사의 배치를 전략적으로 몇 지역에 집중하기로 하고, 인도차이나 지역(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미얀마) 과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를 중심한 이슬람권으로 선정하여 파송 선교사의 60% 이상을 이 지역으로 파송하자고 결정하였다.

선교지의 전략적 집중정책은 선교지 결정에 있어서 진일보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왜 선교지를 집중하고자 하느냐 또는 그 목적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고신 세계선교위원회의 선교에 있어서는, 한 지역을 선교지로 정했으면 개혁주의 교회가 설립될 때까지 제한된 선교 자원이나마 거기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전략적 집중이라고 하는 정책을 새로운 선교지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고, 현재 선교사들이 사역하고 있는 선교지 중에서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하기 위하여 좀 더 선교자원을 집중해야 할 선교지에도 적용하었으면 한다. 적은 수의 선교사들이 배치되어 있는 지역에서의 고신의 선교는 개혁주의 신앙과 교회체계를 같이 할 수 있는 선교단체 또는 교회와도 협력함으로써 적극적으로 개혁주의 교회설립의 목표를 이루고자 해야 할 것이다. 


3. 전문인 선교사 파송에 대한 정책

고신 세계선교위원회의 선교정책은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위하여 주로 목회자 선교사를 파송하였다. 고신은 1980년 선교부 해외선교 업무규정을 제정할 때부터 “다양한 국제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신앙과 신학의 기초지식을 가진 평신도 선교사를 훈련하여 파송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평신도 선교사들을 파송하기 시작한 것은 강화식, 김자선, 이경화 등을 파송한 80년대 후반이었고, 1998년 (7월 31일 현재)에 이르면, 원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목회자 선교사는 140명이었는데, 평신도 선교사는 22명으로 증가하였다.

1995년 선교부 업무규정 (제6차 수정판)에는 선교목적을 규정하면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직접선교 뿐 아니라, 교육, 문서, 의료, 체육, 예술, 기타 가능한 다양한 수단을 사용한다.”라고 함으로써 더 폭넓은 평신도 선교사들의 참여를 당연시하고 있다. 그러나 목회자중심의 선교현지 상황에서 평신도 선교사들의 처신이 쉽지 않았던지 평신도 선교사들의 사역기간은 대체로 그리 길지 못하였다.

현지선교부가 목회자 선교사들과 평신도 선교사들이 함께 팀사역을 할 수 있도록 제도와 동역정신을 고취시켜야 할 것이다. 이것은 현지선교부의 2004년 제 일 차 방콕 고신 선교포럼에서 김한중 선교사는 전문인선교의 필요성을 역설하였고, 2008년에 제 이 차 치앙마이 고신 선교포럼에서 신경규 교수가 다시 전문인선교동원전략에 대해서 발제하였다.

그 이후 세계선교위원회 업무규정 (제11차 개정판)에는 평신도선교사란 용어를 전문인선교사로 대치하였고, “목회자 선교사와 협력하거나, 목회자 선교사로 활동하기 어려운 국가나 지역에서 전문직종에 종사하여 선교사”로 정의하고 있다. 아직도 남아 있는 미전도종족의 대부분은 선교사로서의 활동이 공식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지역이므로, 이런 전문인 사역자를 보내어 그 현지에서 외국인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신분을 확보하고, 그 신분에 맞게 신실한 삶의 모습으로 선한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그리스도를 그 상황에 맞게 증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목사 선교사로 훈련을 받았을지라도 선교위원회로부터 선교제한지역으로 파송된다면, 전문인 선교사로서 의식과 도구가 필요하다. 직업, 사업, 유학, 등의 명목으로 비자를 받았다면 그 신분에 합당하고도 진지한 삶의 모습을 보여야지 하나의 위장술로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전문인으로 활동하더라도, 증인의 사명을 잃지 않으면 복음전도의 길이 열릴 것이고, 그런 가운데 회심자가 모이면 목회자 선교사로서의 실제적인 사역의 문이 열리게 될 것이다. 목회자 선교사이지만, 전문인 선교사로 나가게 될 경우에는 현지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직업기술을 준비해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회들이 전문인선교사에 대한 필요성을 이해하고 후원해 주어야 할 것이고, 잘 갖추어진 전문인선교사를 파송하기 위해 새로운 전문적 훈련과정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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