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과 부활절기를 통해 부활에 대한 소망을 굳게 해야

11월 기획 기사 교회력과 절기에 대해서

 

내년도 목회 계획을 세우는 시점들입니다. 교회력은 복음의 근본적인 내용인 구속사를 성도들에게 교육적으로 잘 인지시키고 고백하도록 만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교회와 성도들의 이해를 복음의 포괄적인 이해로 나아가도록 돕기도 합니다. 한번 다시 교회력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교회력을 지킬 것인가? (이기업 목사)

오신 예수님과 오실 예수님 (임경근 목사)

맥추절과 성령 강림절 (정주채 목사)

예수님은 언제 태어나셨는가? (원하 목사) -성탄절

추수감사절에서 대강절 감사로 (이기업 목사)

기타 글이 한 개가 더 예정 되어 있습니다.

 

코닷연구위원장 이세령 목사

 

 

교회력을 지킬 것인가?

 

   
▲ 이기업 목사

고신대학교 신학과(B.A.)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
보스톤 대학교 대학원 예배학(S.T.M.)
고든-콘웰 신학대학원 구약학(Th.M.)
시카고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대학원
구약학 박사과정 (Ph.D.) 코스웤 마침
전, 미국 시카고 개혁교회(CRC교단) 담임목사
현, 한국동남성경연구원
현, 대학교회 담임목사
들어가면서

현대교회가 지키고 있는 “절기들”을 여기서 개괄적으로 먼저 살펴보자. 현대 교회가 지키는 교회력 또는 예배력의 구성은 크게 3가지 (3Cs)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는 기독론적 절기 (Christological Feast)요, 둘째는 시민 기념일 (Civil Holiday)이며, 그리고 셋째는 교회 기념/강조일 (Church Emphatic Day)이다.

 

기독론적 절기는 그리스도의 구속 사건 (사역)을 기초로 해서 지키는 절기로서 전통적 의미에서 지키는 교회력의 예배절기이다. 시민 기념일은 국가공휴일이나 국가적 차원에서 기념하는 사건이나 그러한 기념일에 교회가 예배를 드리며 지키는 것을 가리킨다. 그 예로써, 신년예배, 독립기념일 (광복절), 어린이 주일, 어버이 주일 등이다. 그리고 교회 기념/강조일은 교회가 특별한 날을 기념하고 신학적 의미나 정신 그리고 헌신과 헌금을 강조하여 현재의 삶에서 구현하기를 원하여 지키는 날이다. 예컨데, 선교주일, 교회설립기념일, 종교개혁주일, 교단창설기념주일, 추수감사주일, 교육주일, 장애인주일 등이다.

 

은밀한 의미에서 교회가 지키는 절기를 예배를 통해 누리는 월력 (calendar) 시스템을 교회력/예배력이라고 할 때, 교회력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건을 기억하고 기념하며, 축하하는 것을 통해, 그 구속사역의 신학적 의미와 신앙적 의미를 현재의 교회적 삶에 적용하고자 하는 그리스도 중심절기들 (Christo-centered Worship Seasons)을 의미한다.

 

그리스도 중심의 예배력 (교회력)에는 두 개의 사이클이 있다. 성탄절 사이클과 부활절 사이클이다. 성탄절 사이클은 대강절 (Advent)로 시작하여 성탄절 (Christmas)과 주현절(Epiphany)로 이어지는 3개의 절기들이다. 그리고 부활절 사이클은 사순절 (Lent)로 시작하여 부활절 (Easter)과 성령강림절 (Pentecost)로 이어지는 3개의 절기이다.

 

각 사이클은 한 개의 준비의 절기 (a preparatory season)와 두 개의 축제의 절기(two festival seasons)들로 구성되어 있다. 성탄절 사이클에서 시작의 절기인 대강절과 부활절 사이클에서 시작의 절기인 사순절은 각 사이클의 축제의 절기들을 축제로 지키기 위한 준비의 절기이다. 그래서 대강절과 사순절은 이어지는 축제의 절기들을 위한 ‘준비의 절기’ (A Preparatory Season)라고 부르며, 각 사이클에서 준비의 절기에 이어지는 두 개의 절기들은 ‘축제의 절기’ (Festival Season)라고 부른다. 즉 성탄절 사이클에서 준비의 절기인 대강절이 지나면, 이어지는 성탄절과 주현절은 성탄절 사이클의 축제의 절기들이다. 그리고 부활절 사이클의 준비의 절기인 사순절이 지나면, 이어지는 부활절과 성령강림절은 부활절 사이클에서 축제의 절기들이다. 그러므로 교회력은 ‘준비와 누림 (축제)’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준비와 누림의 반복적인 그리스도 중심의 6대 절기를 연속적으로 표현하면, 대강절à성탄절à주현절à사순절à부활절à성령강림절로 이어진다.

 

구분

준비의 절기

축제의 절기

성탄절 사이클

대강절

성탄절

주현절

부활절 사이클

사순절

부활절

성령강림절

그리스도중심의

6대연속적 절기

대강절→성탄절→주현절→사순절→부활절→성령강림절

   
                   
이 6개의 절기의 발생과 성장과정의 역사는 지역과 전통과 시기에 따라 매우 다른 모습과 복잡한 양상으로 발전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사이클은 한 개의 준비의 절기와 두 개의 축제의 절기들을 가진 교회력 시스템으로 귀착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2개의 사이클 중에 본고에서 필자가 맡은 절기는 부활절 사이클 안에서 있는 사순절과 부활절에 관한 것이다. 이 두 절기를 살펴보자.

부활절 사이클 (Easter Cycle)

부활절 사이클은 준비의 절기인 사순절을 포함한다. 그리고 이 준비의 절기를 이어서 2개의 축제의 절기인 부활절과 성령강림절이 이어진다. 부활절 축제는 초기부터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기억하는 날들에 금식으로 준비되었다. 이 금식은 비교적 빨리 사순절 (Lent)의 40일 전 기간 동안까지 확장되었다. 그래서 사순절은 부활절을 위한 준비의 시간이 되었다.

 

(1) 사순절 (Lent)

사순절 (Lent)은 라틴어로 Quadragesima이며, 헬라어로는 Tessarakoste라고 불리어진다. 이 절기는 기본적으로 금식과 세례를 위한 준비 기간으로 지켜졌다. 사순절의 ‘40일’의 수 (number)는 광야에서 예수님의 금식의 길이에 의해 결정되었다.[1] 사순절의 길이는 어떻게 40일의 기간을 계산하는지에 따라서 매우 다양하다.[2] 예를 들면 Sunday가 제외되든지, 아니면 Saturday와 Sunday가 제외되든지, 아니면 Good Friday와 Holy Saturday 또는 Holy Week (the Great Week)[3]전체가 제외되든지 했다. 그 시작과 마침 그리고 기간에 있어서도 다양한 변화과정의 역사를 갖는다. 1세기의 사순절은 40시간 동안 그리스도가 무덤 속에 있었다고 믿어지는 기간을 의미했다. 그 후에 40시간이 연장되어 6일 (Holy Week)이 되었다. 6일은 다시 6주간으로 늘어났다. Athanasius는 월요일에 시작하여 Holy Week 를 포함하는 6주를 주장했다. 반면 50년 후에 Egeria는 예루살렘에서 사순절은 the Great Week를 포함했고 8주간 계속되었다. 왜냐하면 토요일과 일요일이 금식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7:1).[4]

 

서방전통에서 40일의 사순절은 Ash Wednesday(재의 수요일) 로부터 계산되어 Holy Week를 포함하며, 일요일은 제외된다. 반면 동방전통에서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 직전 월요일에 시작하여 종려주일 (Palm Sunday) 직전 금요일까지로 나아가며, Holy Week을 제외하고 그 사이의 모든 일요일들을 포함한다. 그리고 마지막 한 주간은 “Cheesefare Week”[5]라고 불리는 부분 금식주간이 이어진다. 서방에서처럼, 사순절 (Lent, the Great Fast)은 준비의 금식절기 (a pre-Lenten season)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실제로 그 기간은 5주간이다.

 

니케아 공의회 (325)에서 사순절의 기간은 40일 (6주)로 확정되었다. 그 시작 시점은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이다. 재의 수요일은 부활절로부터 역산하여 산출할 수 있다. 이 날로부터 일요일을 제외한 부활주일 직전 토요일까지 40일간이다. 일요일은 금식일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일요일은 작은 부활절이기 때문에 서방 전통은 금식일에서 제외했고 반면 동방은 포함시켰다. 동방과 서방에서 사순절의 절기는 모두가 공히 금식으로 부활절을 준비하는 준비의 절기라는 것에는 일치한다.

 

전통적으로 사순절은 금식의 절기였다. 금식의 절기는 슬픔과 고통을 표현하는 절기이다. 그 슬픔과 고통은 주님을 잃은 교회의 슬픔과 고통이기도 하고 자신의 죄와 연약함에 대한 슬픔과 고통일 수도 있다. 금식은 바로 그러한 슬픔과 고통을 표현하는 절기이다. 금식은 육신의 여러 필요들 중에 하나인 먹는 음식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일정 기간 신앙의 훈련과 준비를 목적으로 단절하는 것을 통해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고 그 분의 구속사역을 묵상하면서 죄의 비참을 생각하는 교회의 경건훈련의 전통 안에 있어왔다.

 

(2) 부활절 (Easter)

부활절(Easter Season)과 부활주일(Easter Day/Sunday)은 구별된다. 사순절(Lent)에 대한 한 별명이 그 기간을 의미했던, “위대한 40일”(The Great Forty Days)이듯이, 부활절(Easter Season)은 “위대한 50일”(The Great Fifty Days)라고 불려진다. 이 이름 역시 부활절의 절기가 지켜지는 기간을 나타낸다. 반면 부활주일은 부활절이 시작되는 주일 하루만을 지칭한다.

 

초대교회 크리스챤들은 이 절기를 “페삭”(Pasch)이라고 불렀다. 이 말은 ‘구원’(deliverance) 또는 ‘유월절’(passover)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페삭”(pesach)에서 유래했다. 헬라어와 라틴어로는 “파스카”(Pascha)라 부른다. 바울은 그리스도를 우리의 “유월절 어린양”(paschal lamb, 고전 5:7)으로 불렀다. 이 용어를 부활절의 대용어로 초대교회가 사용했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이라는 하나님의 구원사역을 옛 이스라엘의 출애굽(Exodus)에 정서적으로, 신학적으로, 그리고 종교, 문화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continuity). 물론 이 둘 사이에는 불연속성도 존재한다.

 

부활절은 부활절 전야(Easter Vigil; Eater Eve)의 해질녘(sunset)에서 시작된다. 부활절 전야제(Easter/Paschal Vigil/Eve)는 부활절의 첫 번째 예배이다. 이 예배에서 ‘빛의 예배’(The Service of Light), ‘말씀의 예배’(The Service of Word), ‘세례의 예식’(the Service of the Baptismal Covenant), 그리고 ‘성찬의 예식’(the Service of the Table)이 전통적으로 행해졌다.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부활절 전야모임 대신에 사순절의 어둠 혹은 죽음의 이미지가 지나가고, 부활절 새벽 해 뜨는 미명에 빛이 시작되는 시간적 배경에다 부활과 생명을 전하는 말씀의 예배가 가미된 ‘부활절 연합새벽기도회’ 또는 ‘부활절 연합예배’ 형태로 대치되어 사용되고 있다.

 

부활절은 성령강림절(the Day of Pentecost)까지 계속된다. 7주간 동안 계속되는 부활절은 교회력(예배력)에서 가장 기쁘고 가장 축제적인 (the most joyous and celebrative season of the Christian year) 절기이다. 이 절기는 약 2,000년 전에 있었던 최초의 부활절(요 20:22-23)과 최초의 성령강림절(행 2)에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 그리고 오순절 성령님을 선물로 주신 것에 초점을 맞춘다.

 

교회는 부활절이 의미하는 바, 그 본질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부활절은 그리스도와 함께 나 자신의 존재와 나의 불의와 죄가 죽었고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난 것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이다. 어떻게 기억할 수 있는가? 먼저 그리스도와 연합 안에서 부활한 자라는 존재론적 (구원론적)인 기억이 필요하다. 그리고 공동체적 예배학적 기억을 통해 기념하고, 더 나아가 죽어도 산다는 부활신앙을 삶의 깊은 부분에까지 적용하는 믿음의 실천적 기억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것이 부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부활절에 대한 이런 이해와 실천을 강조하는 절기로서 그 기간은 7주간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매 주일은 작은 부활절이다” (every Sunday is a little Easter)라는 경구 (maxim)와 “매 부활절은 큰 주일이다” (every Easter is a great Sunday)라는 경구를 생각할 때, 부활절의 예배학적 정서와 지킴은 부활주일 (Easter Day/Sunday) 하루만 지키는 것도 아니고, 7주 동안만 부활절 (Easter Season)을 지키는 것도 아니다. 1년 52주 전체가 부활절의 신학적, 실천적 의미를 예배학적 정서와 지킴으로 표현해야 한다. 이것 때문에 4순절의 40일을 계산할 때, 주일이 제외되고 주일은 사순절의 금식일에서 제외되었다. 매 주일은 부활절 축제의 예배 신학과 예배 정서가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여기서 승천일 (Ascension)에 대한 부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승천 사건은 부활 사건과 성령강림 사건 사이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활절 절기는 7주간 동안의 축제 기간이다. 부활절 여섯째 주일이 포함된 그 주간의 목요일이 그리스도의 승천일 (the Day of Ascension of the Lord)이다. 승천하신 목요일이 부활주일로부터 40일째 되는 날이다 승천절에 대한 교회사적인 최초의 언급은 닛사의 그레고리 (Gregory of Nyssa)가 388년에 한, 설교에서 나타난다 (Jean Danielou). 그리고 ca. 420-430년에 예루살렘에 그것이 받아들여졌다.[6]

 

우리는 승천의 날인 목요일에 주로 예배가 없기 때문에, 그 다음 이어지는 부활절 일곱째 주일을 승천주일 (Sunday of Ascension)로 지킨다. 또한 부활절 마지막 일곱 번째 주간으로서, 승천주일이 있는 그 한 주간 전체를 승천절 (Season of Ascension)로 지킬 수 있다. 승천절은 마침은 곧 부활절의 절기의 마침을 의미한다.

 

나오면서

오늘날 교회의 예배력에 각종 시민적, 문화적 날들이 교회력을 ‘침범’하고 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주님의 날 (the Lord’s Day; the Resurrection Day)에 예배의 날로 모이는 전통은 교회가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을 예배를 통해 축하하고 기념하는 것이 교회력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 교회는 그리스도 중심의 교회력에 대해 매우 선택적으로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다른 여러 종류의 문화적이고 시민적인 날들이 주일 예배력의 날로 무분별하게 들어오는 실정이다. 예배를 회복해야 된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실상은 부활공동체의 교회는 그리스도 구속 사역 중심으로 형성된 예배력을 회복해야 한다. 교회력 (예배력)은 절기들 사이에 취사선택하여 지킴으로, 단절된 선택적 지킴의 대상이 아니라, 예배를 통한 연속적 누림의 체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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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ee T. J. Talley, Origins, 189ff.

[2] Peter G. Cobb, 465를 보라.

[3] Holy Week (Latin: Hebdomas Sancta or Hebdomas Maior, “Greater Week”; Greek: Megale Hebdomas)은 사순절 마지막 한주간과 부활절 직전 한 주간을 의미한다. 이 한 주간의 매일은 각각의 명칭이 있다. 그들은 Palm Sunday (종려주일), Holy Monday, Holy Tuesday, Holy Wednesday, Holy Thursday (또는 Maundy Thursday), Good Friday, Holy Saturday이다. 특히, Maundy Thursday, Good Friday, Holy Saturday를 포함하는 3일을 “Easter Triduum” (또는 “paschal triduum,” “sacred triduum,” “holy triduum”)이라 부른다.

[4] Peter G. Cobb, 465.

[5] ‘Cheesefare Week’ 또는 Maslenitsa (Russian: Ма́сленица, Ukrainian: Ма́сляниця, Belarusian: Ма́сьленіца)는 Butter Week, Pancake week, or Cheesefare Week로도 알려져 있다. 이 주간은 사순절 (the Great Fast)의 일곱 번째 주간인 마지막 한 주간을 의미한다. Maslenitsa 는 서방교회의 Carnival에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http://en.wikipedia.org/wiki/Cheesefare_Week (retrieved on 6-26-2010).

[6] The Liturgy and Time,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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