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어가는 교회, 떠나는 다음 세대

   
   ▲ 임경근 목사

   현, 샘물교회 부목사
   샘물기독학교 교목
   고려신학대학원 외래교수
   2011년 다우리교회(가칭)
   개척을 준비 하고 있다.
지난 2010년 4월 27일 [국민일보]는 “영국교회가 비어 가고 있다”라는 특집 기사를 실었다.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채플은 과거 마틴 로이드 존스가 목회했던 교회로 지금은 주일에 약 200명이 예배를 드린다고 한다. 그런데 영국 장로교회에서 가장 큰 교회란다. 대부분의 영국 장로교회는 노인들만 10-20명 정도 주일예배에 모이고 젊은 세대가 없다고 한다. 웨일즈의 한 목사는 올해 200개의 교회가 문을 닫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영국 기독교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는 예이다.

        

대륙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등 유럽의 여러 교회들의 상황도 영국과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 젊은이들의 교회 이탈율은 무려 70-75% 가까이 된다고 한다. 미국 이민 교회 한인 2세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갖고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독립하는 순간 교회 이탈율이 무려 90%를 넘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교회에서 젊은이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젊은 일꾼들이 교회에 남아 있지 않다.

        

한국 개신교회, 특히 고신교회의 상황은 어떨까?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부분의 교회에서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즉 유년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로 올라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들고 이탈율이 점점 높아간다. 교회학교 중고등부 6년 학생 수가 초등학교 6년 학생 수의 절반 수준인 교회가 많다. 한국 교회 상황도 전 세계 교회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교회는 급속한 성장 후 급속한 몰락을 경험할 날이 멀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고신교회는 이 점에서 예외일까?

        

다음 세대들이 교회를 떠나고 신앙을 버리고 있다. 신앙교육에 무슨 문제가 있기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2. 주일학교 교육으로 충분한가?

고신교회는 그나마 한국에서 신앙교육에 상당히 앞서 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신 총회교육부에서 제작한 주일학교 교재는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중, 고등부 교재인 [클릭바이블]은 다른 교단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고, 최근 개발된 유초등부용 [그랜드 스토리]는 이 분야에서 앞장서 가고 있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이것은 고신총회의 신앙교육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열정의 결과이며 관련 담당자와 연구원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실이라 칭찬받아 마땅하다.

        

필자는 모태신앙으로 주일학교에서 신앙을 배우고 훈련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금도 주일학교의 신앙 교육적 역할이 얼마나 큰지 두 말하면 잔소리다. 주일학교 교사들의 기도와 헌신은 교회의 다음 세대를 신앙으로 교육하는데 큰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자고로 교육이란 미래에 열매를 거두게 되기에 당장 칭찬 받기 힘들고 인내를 필요로 하는 어려운 봉사이다. 그들의 노고에 이 글을 빌어 감사를 전하고 싶다. 


그러나 다음 세대를 책임질 아이들의 신앙교육이 주일학교 교육 한 시간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 영어와 수학을 일주일에 한 시간만 공부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매일 조금씩 해도 부족한 것 같아 밤잠을 자지 않고 공부하려 한다. 그런데 신앙교육을 위해서는 일주일에 한 시간으로 만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구나 주일학교 교사들이 열심히 가르쳐봐야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서 망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주일학교에서 열심히 가르쳐도 그 외 6일 동안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경험하는 것들로 신앙교육의 효과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음을 우리는 안다.

        

그러니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신앙교육을 위해 일주일에 한 시간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안일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주일학교 교육이 너무나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필자는 주일 이외의 날에 주목하여 주일학교 밖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신앙교육의 대안을 제시하려 한다.  


3. 총체적인 신앙교육을 제안한다!

지금까지 고신교회는 신앙교육을 잘 시키기 위해 주일학교 교육에 총력을 쏟아왔다. 그 긍정적 결과를 여러 영역에서 거두고 있다. 감사하고 칭찬받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가정과 학교와 환경(사회)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주일학교 교육의 열매를 잃지 않도록 대책을 개발해야 한다. 필자는 이제 네 가지 영역, 곧 교회, 가정, 학교, 환경에서 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려고 한다.


1) 교회, 신앙교육에 총력을 기울이나?


(1) 주일 오후 교회학교와 주중 교회학교, 불가능한가? 

우선 고신교회가 교회교육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현재 주일학교 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반문하시는 분은 고신의 과거를 모르시는 분이다. 오래 전에는 주일 학교가 주일 오전과 오후 두 번 있었다. 30대 이상 모태신앙인들은 주일에 ‘주일 오후 교회학교’가 있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주일 오후 교회학교가 사라졌다. 그리고 수요일에 모이는 ‘수요 교회학교’도 있었다. 학교가 빨리 마치는 수요일 오후 4시쯤 아이들은 교회에 모여 찬송하고 기도하고 말씀을 들었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 교회를 통해 신앙교육과 신앙훈련을 받았다. 그런데 이 전통이 사라져 버렸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우리는 아이들의 생명과 관련된 최선의 신앙교육을 염두에 두고 이 질문에 정직하게 답해야 한다. 현재 고신교회는 주일오전 교회학교에서 신앙교육에 힘쓰고 있지만, 주일 오후와 수요일의 교회학교를 포기하면서 그 열정을 많이 잃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 부분은 어떤 식으로든지 회복해야 할 부분이다. 신앙교육에 더 열심을 내도 충분치 않을 상황인데 말이다. 신앙교육의 약화는 교회의 세속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게다가 어떤 교회들은 교회가 나서서 국어, 영어, 수학을 위한 방과 후 학교를 만들기도 한다. 성경을 가르치는 시간은 따로 낼 수 없다고 하면서도 말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어, 영어, 수학 점수를 올리는 방과 후 교실을 만드는 교회를 보면 ‘교회가 무엇인가’ 하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이제 허리를 조여 맬 때가 되었다. 주중에 신앙교육을 위한 방과 후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2) 중고등부, 신앙교육을 보류하는 시기인가?

요즘 중고등학생들은 학교 공부에 찌들어 있다. 파김치가 된 상태에서 주일 교회학교에 오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마음의 위로이지, 신앙교육이나 훈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앙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공과공부를 하더라도 흥미위주로 한다. 공부에 지친 아이들은 이미 눈과 귀와 마음을 닫아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앙교육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인가? 오히려 이런 시대이기 때문에 신앙교육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신앙교육과 신앙훈련을 시도해야 한다. 별도로 시간을 내 중.고등부 아이들에게 신앙교육과 신앙훈련을 해야 한다. 주일이나 혹은 주중, 아니면 주말에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열정을 보이지 않고서는 다음 세대의 신앙을 담보할 수 없다. 주일학교 한 시간으로는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어떤 교회는 아이들이 학업에 찌들어 지쳐 있기 때문에 주일에 설교만 하고 성경공부나 주일학교 공과를 가르치지 않는다. 그러니 자녀들의 신앙이 자라겠는가? 신앙교육이 안 되니, 아이들이 신앙이 없고, 신앙이 없으니, 신앙교육을 싫어하고 힘들어 한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큰 결단을 해야 한다. 세상의 관점이 아닌 하나님의 관점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결단해야 한다. 그런 결단이 없이는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수할 수 없다.


2) 가정, 부모가 신앙교육과 신앙훈련을 하고 있나?

부모로서 자녀에게 신앙교육을 체계적으로 해 본적이 있는가? 자녀에게 복음에 대해 설명하며 도전해 본 적이 있는가? 의외로 많은 부모는 자녀에게 신앙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 학교교육을 학교교사나, 학원 등에 맡겨버리듯 신앙교육과 신앙훈련도 담당교역자에게 맡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목사님, 우리 아이 위해 기도해 주세요.” “목사님, 우리 아이 성경공부 좀 시켜 주세요.” 이런 식이다. 그런데 교회학교 교역자나 혹은 주일학교 교사만 신앙교육을 할 수 있는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시간적으로 정서적으로 부모가 자녀에게 신앙을 교육하는 것이 가장 좋다.

        

게다가 신앙의 정도를 알 수 있는 신앙 인격은 가정에서 훈련되어야 한다.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와 베드로가 열거한 신의 성품(벧후 1:5-9) 여덟 가지 등은 가정에서 부모를 통해 꾸준히 일관되게 이루어질 때 좋은 열매를 맺게 된다. 이런 신앙 훈련을 거친 부모와 자녀는 세상이 감당치 못할 사람으로 서게 될 것이다.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이런 신앙교육과 신앙훈련을 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가정예배’이다. 필자는 매일 가정에서 하루 세 번 가정예배를 드린다. 홈스쿨을 하는 관계로 매일 세 번이 가능한데 식사 후 바로 드리기 때문에 빼먹지 않는다. 일반 가정은 하루에 한 번 가정예배를 드리도록 권유하고 싶다. 필자는 DAUM에 카페(cafe.daum.net/family-worhip)를 열어 운영하고 있다. 왜 가정예배를 드려야 하는지, 어떤 유익이 있는지, 어떻게 드려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나누고 있다. 이곳에는 여러 가정들이 가정예배 일기를 쓰며 서로 격려하며 돕고 있다. 가정예배는 가정에서 신앙교육을 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 모든 가정이 가정예배를 드리길 바란다.


3) 학교, 아직도 미션스쿨? 

한국 교회가 운영하거나 지지하는 학교는 미션스쿨이다. 미션스쿨이 한국 교육과 교회에 미친 영향은 대단했다. 그러나 지금은 미션스쿨을 통한 복음전파 사역은 어려워졌다. 강의석 군이 대광고등학교를 상대로 제기한 법정투쟁에서 승리하였기 때문이다. 2010년 대법원은 미션스쿨은 종교교육과 종교행위를 강요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런 시대적 변화 앞에서 우리는 새로운 학교 모델을 모색해야 할 필요에 직면하게 되었다. 즉 믿는 자의 자녀들을 모아 성경과 교리, 교회 역사를 가르칠 뿐 아니라, 모든 과목을 성경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해 가르치는 기독교 학교를 세우는 것이다. 기독교 학교는 유치원으로 시작하여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혹은 대학교까지 연결된다. 최근 기독교 학교에 대한 관심은 고신보다는 통합측 교회에서 더 활발하다. [기독교보]에 종종 소개되는 ‘기독교학교 교육 연구소’는 장신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 박상진 교수가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그 연구원들은 대부분 장신출신들이 활동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간과해 왔지만 일반학교는 인본주의적 무신론적 진화론에 근거하여 교육한다. 그런 교육이 가치중립적이라는 생각은 잘못되었다. 지식은 중립적일 수 없다. 하나님의 지식이든지, 사탄의 지식이든지 둘 중의 하나일 뿐이다. 기성세대인 우리는 별 비판 없이 일반학교에서 공부했고 우리 아이들도 같은 학교에 보내고 있는데 이는 영적으로 얼마나 손해인지 모른다. 우리 자녀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누구에 의해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공중에 권세 잡은 자가 우리 아이들을 자신의 종으로 만들고 말 것이다. 생각하면 끔찍한 상황이다. 이제는 믿는 자의 자녀들에게 성경적 세계관으로 교과목을 가르치고 신앙훈련을 하는 기독교 학교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가 되었다. 필자는 분당 샘물기독학교(유.초) 설립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 교목으로 일했다. 그 경험을 정리하여 『기독교 학교 이야기』(SFC 2009)라는 책을 저술했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꼭 읽어보고 새로운 개념의 신앙교육을 시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


4) 환경(사회), 이상 없나?

요즈음 부모와 자녀들이 처한 환경은 신앙생활 하기에 몹시 힘들다. 우선 너무나 바쁘다. 학생은 공부에 바쁘고 어른은 일에 바쁘다. 바빠서 예배 참석하기 힘들고, 성경 읽은 시간 없고, 기도할 여유가 없고, 가정예배도 못 드린다. 게다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멀티미디어에 노출되어 경건을 위한 시간은 언제나 뒷전이다. 컴퓨터, 게임, 인터넷, 홈쇼핑, 스마트폰 등 문명의 이기는 우리를 현혹하고 있다. 우리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택해야 한다. 신앙교육을 위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힘들지만 포기해야 한다. 아이들은 약하기 때문에 스스로 할 수 없으니 부모가 도와주어야 한다. 나쁜 것은 모양이라도 버리도록 하고 금지시켜야 한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실천하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위해 환경을 정리시켜 줄 필요가 있다.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는 선택은 당장은 힘들겠지만 생명으로 인도하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4. 나가며

우리 자녀들의 신앙교육에 문제가 없을까? 필자도 네 명의 자녀를 신앙으로 교육하고 훈련하고 있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필자 자신이 신앙교육과 훈련을 잘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자녀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지 못한다. 좋은 모델도 많이 없다. 계속 고민하며 최선의 길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는 내년 2011년부터 다우리교회(가칭)라는 이름으로 교회를 개척한다. 교회의 방향은 위에서 지적한 신앙교육의 부재를 고민하고 대안을 실천하는 쪽이 될 것이다. 다음 세대를 훈련하고 기성세대가 하나님 앞에 어떻게 서야 하는지 고민하는 교회가 될 것이다. 다우리교회 뿐 아니라 다른 많은 교회들이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협력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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