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교수진이 하나가 되는 길을 찾아서

   
고신대 신학부와 신대원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이 질문은 해묵은 논의거리이지만 그러나 바람직한 교단의 신학교육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을 해야만 하는 과제이다. 부산과 천안의 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근본적으로는 목사 후보생을 양육하는 미국적 시스템인 세미너리(신대원) 체체를 도입한 결과이다.

 

1. 고신 교회의 목사 후보생 교육의 시스템과 그 문제점

미국이 법학과 의학 그리고 신학이 전문대학원 체계를 가지고 있다. 즉 학부 졸업생들의 전공과 관련없이 세 가지의 전문 대학원에 진학하도록 한다. 이것을 한국에서는 신학이 가장 먼저 도입을 했고, 최근에 의학과 법학이 역시 도입을 했다. 그러나 유럽의 신학교육 시스템은 이와 다르다. 학부와 대학원은 일직선으로 구성되었다. 그래서 한국에서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지 못한 학생들은 네덜란드에서 신학공부를 하려면 오직 삼년 신대원의 교육만을 인정받아서 학부 4학년 과정으로 들어가는 형편이다. 약간의 배려를 받아서 학업 능력을 검증받거나 논문을 써서 대학원 과정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한국에서 학부와 신대원을 졸업한 유학생의 경우 박사과정으로 바로 진학이 가능하다.

 

한국의 목사 후보생 교육은 전통적인 유럽 방식의 교육과 미국 방식이 혼재된 상황이다. 그러면서 교회가 성장하면서 시기를 놓쳐버린 뿌리내린 현재의 질서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질서가 나름 한국적인 방식으로 잘 정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가이다.

 

고신 교회의 신학교육제도는 역사적으로 옛날부터 예과와 본과의 연계교육과정을 신학부(대학 신학과)신대원의 연계교육과정으로 한 학교 한 교수회에서 운영해왔다. 그러나 지난날 대학인가에 둘러싼 문제, 그리고 정체성 위기와 영도와 송도 및 천안의 장소 분리, 또한 분리 멘텔리티, 지도력 부재 등의 문제로 연계성의 문제가 현재와 같이 불분명하게 되었다. 따라서 고신의 신학교육은 학부와 대학원의 교육을 다 포함하여 시행되어왔고 법적으로도 한 교수회로서(모든 신학교수들은 대학 신학과 소속교수들로 교육부에 등록되어 있고 특수대학원인 신대원에 파송 교육하는 형식) 지금까지 존재해왔다. 그러나 양 교육기관의 실질적 분리 과정에서 교단과 학교가 공식 논의를 거쳐 미국의 세미나리 교육체계를 도입한다는 분명한 결정도 없이 편의상 실제적 필요에 의해 사실상 분리 운영하게 되었다. 그리고 교단의 신학교육기관으로서의 학부 신학과에 대해 바뀐 환경에서 분명한 자리매김을 하지 않은 상태로 이전처럼 묵시적으로 이해하면서 지나 왔다. 

 

지난 2011년도 고신 신대원의 입학 사정 결과 92명의 입학생을 받았다. 이는 28명의 정원 미달이다. 이로 인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신대원의 재정이겠지만, 신학부 출신들이 가지는 어려움이다.

 

현재 60명의 입학 정원을 가진 신학부 졸업생 중에 얼마나 진학을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전 해보다 진학이 어려웠으리라 생각된다. 문제는 신학부에 입학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목회자의 소명과 아울러 고신 교회의 목사로서의 부름이 있지 않을까? 단지 일반 대학 진학하는 것과 같이 입학했을까?

 

비록 영어 실력에서 과락이라는 객관적인 기준점이 문제가 되긴 하지만 타대생 출신들의 소명을 확인하는 과정과 신학부 학생들의 소명을 확인하는 과정이 그렇게 단순하게 일치할 수 있을까? 목사를 염두에 두고 이미 4년의 과정을 공부하였고 비공식 직분이긴 하지만 대부분 지역교회의교육전도사로서 봉사해 온 학생들을 대하는 신대원의 현재의 태도가 정당할까 

 

2. 학부와 신대원의 두 교수진

고신 교회가 가진 목회자 후보생 교육은 법적으로 신대원 중심이 맞다. 노회는 신대원 입학생에게 한해서 목사 후보생이란 이름을 수여한다. 그리고 목사 후보생 명부를 작정한다. 따라서 신학부 학생은 공교회적인 이해에 있어서 목사 후보생이 아니다. 그러나 실제를 보자. 세미나리 시스템의 고향인 미국은 신학부가 없다. 

 

그런데 한국 아니 고신 교회는 가지고 있다. 이들은 어떻게 되는가? 신학부에 있는 교수들은 누구인가? 이들은 교회의 교사가 아닌가? 역시 신대원과 마찬가지로 교단(노회)이 신학교육을 위해 교단학교에 기관목사로서 파송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신학부 입학생 사정에서 목회적 소명을 질문할 것이다. 철저하지는 않을 지 모르겠다. 한번의 걸러지는 과정을 염두에 둔 사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정상적이라면 많은 학생들은 목사의 소명으로 입학을 할 것이다. 그리고 4년의 시간을 그렇게 경건 훈련과 학문적 훈련을 가질 것이다.

 

이런 목사의 소명을 가진 학생들을 양육하는 신학부 교수들과 신대원 교수진은 어떻게 대화를 하고 있는가? 분명 법적으로는 총장 밑에 한 대학원으로서 신대원이 존재한다. 단설 대학원이 아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재정과 학사 그리고 모든 일이 분리 운영된다. 이는 교회가 그렇게 규정해주고, 법적으로는 대학이 이를 그대로 인정해 주기 때문이다. 대학의 총장이 조금이라도 문제를 제기하면 신대원의 진행은 정상이 되지 못한다. 이미 몇 년 전에 내홍을 겪었다. 교회법과 교육법은 언제나 쉽게 규정하기 힘든 관계이다. 결국 복음을 배반하는 특별한 사안이 아니고는 둘에 다 충실한 지점을 교회는 잘 찾아야 한다.

 

한 마디로 재미있는 현상이다.

신대원은 교회 법에 의거하면 목사 후보생을 교육하는 합법적인 유일한 기관이다. 그러나 법적으로 대학으로부터 독립되어 있지 못하다. 그러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독립을 보장받고 있다. 그런데 신대원의 입학생의 실질적인 부분을 감당하는 같은 교회의 신학부와 대화하지 않는다. 신대원은 실질적인 혜택은 누리면서 법적인 책임을 감당하지 않는다. 교회법을 언급하겠지만 그러나 이미 고려학원 이사회라는 동일한 교회의 그늘아래 대학과 신대원이 존재한다.

 

학부와 신대원의 두 교수진은 법적으로 한 교수진이다. 실질적인 하나를 이루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학부와 신대원의 현재의 이원화를 극복하는 길은 두 교수진이 실질적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이들 교수들에게서 배우고 있는 학생들도 한 지붕아래로 들어와야 한다. 그래서 학부 생들도 천안으로 옮겨야 한다. 학부 3,4학년들을 천안으로 옮기자. 그리고 1.2학년은 교양과정 교육과 신학교육을 위한 언어교육을 중점적으로 하는 기간으로 갖도록 하자. 그리고 고신 대학이 교회가 운영하는 대학이기에 신학부가 가지는 중심적 역할이 있다. 그래서 학부와 신대원 교수진들이 한 패컬티가 되어서 일년에 한 두 번이라도 고신대학 전체 교수회의에 참석해서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에 기여해야 한다.

 

두 교수진이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대학원의 설립도 생각해 봄직하다. 전문대학원은 대학원 중심 단일 교수회 형성이 가능하고, 동일 전공의 학부에 강의를 관장할 수 있으며, 현재 고신대 안에 있는 실천적이거나 학문적인 여러 신학교육 과정을 하나로 묶어 한 장소에 둘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단설 대학원 설립은 경제적으로나 법적으로 어려운 일이 많다. 현재의 신대원 천안 재산을 고려학원에 모두 돌려주고 새로운 재원을 마련해서 단설 대학원 대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힘든 일이다. 그래서 대학교 안에 신학전문대학원을 만들어서 대학원 중심으로 두 교수진을 하나로 엮는 교수회를 형성하고 동시에 대학 신학과 1.2학년 교육을 관장할 뿐 아니라 전체 대학교 교수회에도 소속되어서 전체 학교의 교육과 학문에 있어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좋은 역할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위험도 있다. 의학부 교수들의 상황, 전체 학부 교수들의 상황에 신대원 교수들이 영향을 받게 되어서 어떤 면에서 목사 후보생 교육이 담보로 잡힐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전문 대학원으로서 지금과 같은 실질적 독립성을 확보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현재와 같이 교회가 인정하여서 실질적으로 독립된 행정과 재원 마련을 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어짜피 지난 관선 이사 위기 때에는 신대원의 재산도 고려 학원의 소유로서 위험에 처했기 때문에 고신 대학을 현재로서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도 있다.

 

현재의 고신 교회가 직면한 신학부와 신대원의 연계 교육의 중심에는 두 교수진의 일원화가 핵심 사항이다. 양 교육기관 사이에 존재하는 연계성 문제들을 해결하는 첩경이다. 이것을 위한 신대원과 신학부 교수들의 일치된 마음과 이를 뒷받침하는 조직적인 구조 조정과 그리고 실제적인 조치 등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고신 총회가 두 당사자 간이나 대학의 총장이나 신대원의 원장 간의 발전적 논의의 공간을 열어주는 지도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3. 고신대학의 진로와 신학부

한국 사회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아이의 출산율이 급격히 저하됨으로 인해서 대학 진학하는 학생이 줄어든다. 실제로 대학들은 지금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심화될 것이다. 고신대학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들리는 말로는 인적 자원부가 중심이 되어서 각 대학들의 구조 조정을 요청하고 있다. 인적 자원부가 재원을 들여서 대학들로 하여금 어떤 구조 조정이 필요한지를 이해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고신 대학도 한국대학의 과도기적 위기상황에서 향후 미래에 대한 그림을 새롭게 그려야 할 것이다. 의학부를 제외하고 어떤 구조 조정을 할 것인지 방향을 정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후원금을 많이 받고 형식을 갖추는 것으로만 대학의 미래가 밝혀지지는 않는다. 문제는 어떤 대학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방향 정립과 정체성의 확립에 있다.

 

구조조정은 많은 대가를 늘 지불한다. 일반적으로 밥그릇의 문제와 직결된다. 그렇다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신대학이 적절한 재배치에 따른 건전한 구조 조정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공멸의 위험이 있게 된다. 이것은 또한 교회의 새로운 위기가 된다. 고신대학이 어떤 정체성을 가진 대학이 될 것인가? 어느 수준의 대학이 될 것인가? 그리고 어떤 인재를 길러낼 것인가? 정직하게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면서 적합한 자리 매김을 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신학부와 신대원은 같은 배를 탄 입장에서 적극적인 논의의 주체가 되고 함께 학교의 바른 방향을 주도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자기 희생의 모범을 보여야 할 필요도 있다.

 

 

글을 마치면서

현재 고신대의 신학부가 폐지된다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다. 신학부가 철학과로 바뀔 수 있을까? 고신 교회의 교세가 크게 자라서 현재의 학부 학생들이 신대원 입학생으로서 차지하는 비율이 극히 적어지지 않는 한 신학부와 신대원의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다.

 

거기에다가 부산 고신 대학 신학부를 중심으로 선교 대학원, 일반 대학원, 그리고 여신원 등을 교계의 요청과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서 부설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 부산의 신학부 교수들은 시수가 주당 20시간을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너무 무리한 진행이다.

 

신학 교육은 목사 후보생의 교육뿐 아니라 교회적 필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차원의 교육을 포함한다. 이를 고신 교회가 일관성있게 살펴서 이루어지게 하도록 하려면 현재의 두 교수진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영도의 기독교 대학으로서의 고신대학, 복음으로 상징되는 송도 의학부, 그리고 교회의 목사를 양성하는 천안의 신대원을 포함한 고려학원의 미래를 두 교수진들이 교회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그려가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