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이사장 직무대행의 과도한 경비지출 건은 명확히 밝히고 가야 한다 -

5월24일에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회의 새로 선임된 이사장과 이사들의 취임식이 있었다. 화환을 보내 축하도 하고 격려도 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별 기대도 희망도 갖지 않는 것 같다. 심지어 “자기들만의 축하”로 생각하며 “이사들이 또 무슨 권세나 얻은 것처럼 행세하며, 자기들끼리 기 싸움이나 하다가 사고나 치지 않을까 걱정이다.”라며 염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새로운 출발을 보면서 이런 우려와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회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이 너무나 비참했기 때문이다. “선조들의 아름다운 유산”이라며 자랑하는 기관들을 혼란 속에 빠뜨리고, 부정과 불법이 난무하고, 그 결과로 복음병원의 경영위기를 불러들이고, 김해복음병원은 시체를 쪼아 먹는 독수리 떼들에게 당한 것처럼 처참하게 해체되고…


결국 관선이사가 나오고, 교회들은 복음사역을 위해 드린 귀중한 헌금을 “나쁜 사람들이” 저질러놓은 빚 갚느라고 2백억 원 가까이를 쏟아 넣어야 했다. 순교신앙을 계승한다는 고신교단 역사에 그런 치욕과 아픔이 없었다. 그래도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있어서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학교법인이 교단으로 회수되고 정상화되었다.


그때 이사회가 다시 새로 구성될 당시 우리는 - 교단교회의 여러 목사 장로들과 함께 - “장로를 이사장으로 세우자”는 주장을 했었다. 장로들이 아무래도 목사들보다는 실무적인 면에서 더 나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과, 또 역대의 이사회를 돌아보면 목사들이 파벌 싸움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켰으니 근신하는 마음으로 이제는 장로들에게 양보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그 결과로 다수의 장로들로 이사회가 구성되었고, 이사장도 장로가 맡았다.


그러나 장로 중심의 새 이사회에 대해 곧 일어난 대내외의 반응은 역시 안타까움과 탄식이었다. 끊임없는 기 싸움, 명예심의 발동으로 일어나는 자리다툼, 산하기관을 사랑하고 발전을 도모하는 마음은 흔적도 찾기 힘들고 그래서 도무지 서로간의 의견 조정도 타협도 되지 않았던 무서운 이기주의, 거기다 개인 비리와 질서의 혼란으로 일어난 법정 다툼들, 결국 당시 이사장은 총회로부터 권징을 당하고 불명예퇴진을 해야 했었다.


거기다 얼마 전에 보도된, 이사장 직무 대행을 했던 모 장로에 대한 감사보고 사항은 또 우리의 가슴을 다시 한 번 철렁하게 만들고 있다. “전임 이사장 직무대행이 재임기간에 중(4개월) 지출한 비용이 전임 김국호 이사장 재임 기간 동안(3년 8개월) 중 지출한 비용에 근접할 정도”라는 감사 지적사항은 도무지 믿기지 않을 정도다.


특히 그분은 전임 이사장 시절에 가장 강하게 김 이사장을 비판하고 그를 퇴진시키는 일에 앞장섰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막상 그가 이사장 직무 대행이 되자말자 “대행”이라는 딱지(?)를 떼 달라고 거의 노골적으로 요구했다는 소문이 들리더니, 그 짧은 4개월 기간 동안에 전임자가 거의 4년 동안 쓴 비용과 맞먹는 비용을 썼다는 지적을 받았다니 참으로 기가 막힐 뿐이다.


그러나 신문에 짧게 보도된 내용만으로는 사실을 다 파악할 수가 없다. 그렇게 많은 비용을 써야했던 무슨 긴급하고 어려운 상황이 있었는지? 그 비용들은 정당한 절차를 밟아 합법적으로 지출된 것인지? 자세히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는 것과, 또 이를 대내외적으로 명확히 밝혀 줄 것을 요구한다.


이것은 새로 시작된 이사회와 또 당사자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또 어쩌면 당사자가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감사들과 또 이를 보도한 언론기관을 사직 당국에 고소할 가능성이 크다. 그가 법정에 호소해서라도 자기의 정당성을 입증하려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신자들이 세상 법정에 가기 전에 자체 조사와 처리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일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새로 취임한 이사장과 이사회의 새로운 출발이 될 것이다.


교회의 직책이나 직분은 결코 권력이 아니다. 총회장도, 이사장의 직분도 명예와 권력의 자리가 아니다. 모두 다 봉사자들일 뿐이다. 우리가 부패하게 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기독교의 가치관인 “봉사의 위대함”을 모르기 때문이다. 헌신과 희생이 진정한 영광이요 권위인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아침마다 돈과 권력과 명예의 세속적 가치관으로부터 깨어 일어나 섬김으로 위대해진다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항상 확인해야 한다.


이번 이사회는 제발 전과 같은 이사회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뭔가 희망을 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이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지난날들의 안타까웠던 이사회를 생각하면서도 “혹시나”의 기대를 가지고 “신상현 호”의 순항을 위해 기도하며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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