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교회(gracehill.net)는 동서울노회 중부시찰 소속으로 최봉환 목사가 담임으로 목회를 하고 있는 교회입니다. 청년회와 대학부를 소개하는 6월의 기획기사를 보고 자신이 서울에서 경험한 교회들 속에서 찾은 은혜의교회를 소개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 글을 코닷에 보내왔습니다. 귀한 글을 보내주신 장은선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자기 교회의 청년회나 학생회를 소개하고 싶은 분은 사진과 함께 글을 보내 주시면 검토  후에 기사를 올려 드리겠습니다. -코닷-

 

저는 대학원 진학을 위해 면 단위인 시골에서 살다가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시골에서 성도 50명 정도의 규모가 작은 교회를 다녔기 때문에 서울에서는 청년들이 많고 커리큘럼이 잘 짜인 교회를 찾아 훈련받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대형교회를 찾아 다녔고, 텔레비전이나 책에서 볼 수 있었던 목사님들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말씀에 은혜가 있었지만 화려한 찬양팀, 어마어마한 교회규모와 사람들 때문인지 마치 박물관에 온 듯 잠시 들렸다가 예배를 드리고 발걸음을 돌리는데 미련이 없었습니다.


아마 ○○교회는 되지만 ‘우리’교회라는 멤버십을 갖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두어달 정도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대학생 때 활동했던 SFC 선배가 시간이 되면 은혜의교회에 한 번 놀러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아는 사람도 없고, 마음 붙일 곳이 없었던 저는 ‘아는 사람’에게 연락이 왔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마음에 은혜의교회를 찾아갔습니다.


상가건물 2층의 은혜의교회

제 눈에 처음 들어온 교회의 모습은 평범한 상가건물 2층이었습니다. 저와 같은 청년들은 보이지 않았고, 예전에 내가 다녔던 교회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아 순간적으로 ‘이 교회를 다닌다면 또 뭔가를 많이 해야 겠다’라는 부담감이 확 들었습니다. 부담감을 앉고 목사님의 말씀을 듣는데 말씀에 유머가 있더군요. 그러나 그 유머 속에 현대를 살아가는 신앙인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날카롭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서울에 올라온 후 이리저리 교회를 옮겨 다니며 말씀을 들으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으면 신체활동을 통해 신진대사가 이루어져 몸을 건강하게 해야 되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기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느낌이 들던 순간에 목사님의 말씀은 마치 저를 위해 준비한 것 같았습니다.


교회에 새로운 사람이 오면 일반적으로 작은 교회에서의 목사님은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사모님이나 권사님이 오셔서 어떻게 왔는지 여러 가지를 묻는데 은혜의교회는 목사님께서 친숙하게 다가와 이것저것 관심 있게 묻던 모습은 저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왠지 목사님들은 사소한 일상대화를 할 수 없는 대상으로 여겨졌는데 나에게 다가온 목사님은 청년들과 거리낌 없이 농담하고 대화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기분 좋게 집에 돌아오고 나서 몇 번 은혜의 교회를 더 갔었고 이후 또 다른 교회투어를 했습니다. 오랜만에 아는 사람들 얼굴 보러 왔다가 은혜의 교회를 다니게 될 줄 그 때는 미처 알지 못했지만 지금은 매주 집에서 1시간 30분정도 걸려 은혜의 교회 청년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진정성 있는 예배와 비전이 있는 교회

제가 사랑하는 은혜의교회는 진정성 있는 예배와 비전이 있는 교회입니다. 말씀을 듣기 전

그럴듯한 예배의 형식은 없지만 간결하게 매 순서마다 하나님께 깊이 나아가도록 합니다. 일어서고 앉고하는 예배의 순서가 많아 절차에 지친 경우가 많았는데 은혜의교회는 예수님이 언덕에 올라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에서 말씀을 전파하는 순간처럼 엄숙한 예배의 형식대신에 성도의 마음과 진정한 기도를 통해 깊이 주님을 만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지난 5월 8일은 어버이 주일이었습니다. 목사님은 설교시간에 대중가수 god의 ‘어머님께’라는 가사를 읽어주셨습니다. 전국에서 대중가사를 설교에 적용하는 목사님은 아마 저희 목사님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선은 목사님의 도전정신에 감동했고(?), 새로 온 사람들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친숙함으로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부목사님과 청년부 셀 리더들이 공유하는 묵상집에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읽었습니다. 예수님은 진리를 위해 제자를 삼으셨고 그들을 억지로 설득하지 않으려 하셨다는 걸요. 시집, 신문, 노래가사 할 것 없이 말씀에 적용될 수 있다면 어려운 미사여구나 해설이 아닌 성도들이 이해하기 쉽게 감성을 자극하고 말씀으로 다시 온전하게 성도들을 세우시는 말씀이 좋습니다.


사람을 세우는 공동체

그리고 은혜의 교회는 사람을 세우는 공동체입니다. 160명(교육부서 포함)이 남짓한 교회에 목사님을 제외한 사역자가 3분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지금은 부목사님이 오셨지만 처음 교회 왔을 때는 유치부에는 평신도간사, 초등부, 중․ 고등부, 대학부가 부서를 담당하는 교역자가 따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각 부서가 10명 안팎이었는데 각 부서에 교역자를 따로 두는 것은 경제개념으로 따지면 수지가 맞지 않는 일입니다. 투자 대비 성과가 나오지 않는 비효율적입니다. 사람을 세우는 비전이 없다면 이렇게 교회를 세워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말씀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을 세워 다음세대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이어가는 통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람을 세워가는 데 주저하지 않는 은혜의 교회 모습이 저는 정말 좋습니다.


처음에 이 작은 교회를 다닌다면 무엇을 또 많이 해야겠다는 부담감이 들었다고 앞에서 말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은혜의 교회 공동체에서 성장하고 싶고 그 공동체에 소속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지금은 초등부 교사로, 청년부 셀장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배려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다가 거리도 멀어 사실은 지칠 때도 많았습니다. 지난달에는 귀에 이명이 와서 몸이 많이 지치기도 했었는데 그 때 부목사님께서, “너무 힘들면 잠깐의 휴식기간을 가져도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네 자신이 잘 회복되는 것이다” 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작은 교회에서 청년에게 이런 말을 해줄 수 있는 교회가 얼마나 될지 물어보고 싶네요. 전체이기 이전에 한 사람 한 사람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배려해주고 계신다는 생각에 정말 눈물이 날 만큼 너무 감사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오히려 들었습니다.


제가 있는 우리 교회 청년부는 어찌나 서로 다른지 개성도 다양하고 한 성격하기도 하는 청년들도 있습니다. 처음에 왔을 때 물과 기름처럼 잘 섞이지도 않고 공동체보다는 개인의 삶에 우선순위를 두는 모습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하나님이 주신 뜻에 따라 함께 세워져 가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차츰 보이기 시작합니다. 한 때 청년부 중 한 명이 은혜의교회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고 소속되지 못한 것 같아 다른 교회에 몇 주 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셀에 소속된 청년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사랑에 대해 깊이 묵상하게 되었고 하나 됨, 공동체라고 하는 것은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마음과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우리의 공동체의 모습이 연약하지만 상대방을 밟아야 내가 설 수 있는 끝없는 경쟁시대에 ‘공동체’란 무엇인지 차츰 알아가고 있습니다.


주님 안에 사랑하고 세워가고 인정하는 법을 교역자를 통해 배워나가고 있고 작지만 말씀을 붙잡고 청년들을 위해 기도하는 청년부 셀장들이 있으며 새벽마다 권사님들께서 기도로 채워주시기 때문입니다.


성도의 80% 이상이 저와 같이 1시간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은혜의교회를 찾아오는 이유를 아시겠지요? 저는 말씀이 살아있고, 성도가 즐거운 은혜의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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