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포제일교회 전경

 

신학대학원의 교수직을 사임하고 평범한 한 목회자로 돌아간 이성구 목사의 어깨에는 날개보다는 엄청난 무게의 짐이 눌려 있었다. 그야말로 풍비박산에 이른 교회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의 과제가 매일같이 그를 짓눌렀다.


교회의 분쟁

구포 지역에 재개발의 바람이 불었다. 교회는 이사를 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금곡동에 부지를 마련했다. 그런데 교회는 논란이 일어났다. 따라간다, 안 간다의 논쟁으로 시작된 교회의 논란은 회계집사의 부정이 분쟁의 불씨로 터져버렸다. 법정 싸움까지 일었고 담임목사가 사임하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그런 와중에 안 간다는 사람들 100여 명이 새로 개척을 시작해 떠나버렸다. 담임목사가 없는 교회는 바람 앞에 흩날리는 모래같이 흩어져 갔다. 남은 자들을 지키기 위해 이성구 목사가 절실히 필요했다. 안 보내주면 교단을 탈퇴라도 해서 모시겠다는 결연한 뜻을 밝히기까지 하면서 이성구 목사를 담임목사로 모셨다.


주일학교 교사가 1/3도 남지 않았을 정도로 황폐해진 교회를 붙들고 이성구 목사는 하나님만 바라보고 울 수밖에 없었다. 선친 이삼열 목사 때의 1,200여 성도들의 교회가 하루아침에 절반으로 무너진 현실은 그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믿기지 않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 앞에서는 눈물을 보이지만 교인들에게는 그의 특이한 너털웃음과 사랑으로 교회를 감싸기 시작했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그런 사랑을 주었다. 교인들은 목사님이 나만 사랑한다고 느낄 정도였다. 그런 눈코 뜰 수 없는 세월이 3년이 흘렀다. 과연 구포제일교회는 어떻게 변했을까?


화합의 출향성도 초청의 날

8월 13일(토) 12시부터 시작된 ‘출향가족 초청의 날’의 날은 그야말로 뜨거운 사랑의 용광로와 같았다. 결혼이나 직장의 이동으로 본의 아니게 구포제일교회를 떠났던 교인들의 만남은 눈물이었고 웃음이었다. 그것은 사랑이었고 화합이었다.


▲ 출향성도들이 수십명씩 몇차례 나와서 일일이 인사하고 초청에 대한 답사를 했다.

 

1부 예배에서 고향이라는 주제로 설교한 이성구 목사의 메시지대로 그들은 고향에 돌아온 아들이요 딸이었다. “고향은 장소가 아니라 어머니입니다. 어머니가 계시는 곳이 고향입니다.” 그의 설교대로 교인들은 어머니의 사랑으로 출향(고향 떠난)성도들 맞았고 모 교회를 찾은 성도들은 마치 어머니의 품에 안긴 듯 행복해했다.


107가정 120여 명의 출향성도가 방문했다. 500명의 뷔페는 금 새 동났고 늦게 온 교인들은 빵으로 때워야 할 정도였다.


출향성도들이 돌아와 한마디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모두가 구포제일교회에서 배운 신앙으로 현재의 교회에서 잘 섬기며 봉사하고 있다고 간증했다. 어떤 성도는 감동하여 울음을 참지 못해서 간증을 중단하기도 했다.


▲ 공로패를 받은 한동석 목사와 이성구 담임목사가 활짝 웃고 있다.

 

그런 가운데 가장 큰 박수를 받는 일이 있었다. 그것은 초대 담임목사에게 공로패를 증정하는 순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1951년 8월 13일에 전도사로 시작하여 1963년도에 초대 담임(위임)목사가 되었다가 1973년도에 사임한 한동석 목사였다. 그런 한목사는 구포제일교회에서 잊힌 사람으로 살았다. 전권위원이 파송되어 사임했기 때문이었다.


60주년 기념행사에 아직도 생존해 계시는 한 목사를 초청했다. 이성구 목사는 그를 초대 교역자로 다시 인정하고 초창기에 교회의 터를 세운 그에게 공로패를 증정했다. “참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한 목사의 일성에 성도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한 목사에게 가졌던 감정이 다 녹아내리는 순간이었다. 진실한 화합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 구포제일교회역사기념관

 

구포제일교회에는 역사기념관이 있다. 이성구 목사는 신대원에 고신역사관을 세우는 일을 하더니 이번에는 구포제일교회역사기념관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1대 담임목사로부터 4대까지, 1대 장로로부터 현재까지, 처음부터 가졌던 교회의 행사를 담은 사진들을 모아 정리하여 전시했다. 출향성도들은 그 사진들에서 자신을 찾으면서 다시 고향을 확인하며 추억을 떠올렸다.

 

▲ 주일오전예배 전경

기구한 운명의 이삼열 이성구 부자

이삼열 목사와 이성구 목사의 구포제일교회와의 인연은 참으로 기구하다. 모두가 어려운 교회를 수습하기 위해 청빙을 받은 목회자이기 때문이다. 이삼열 목사가 정열적으로 교회를 섬긴 것은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이다. 출향성도 가운데도 "이삼열 목사님이 새벽에 심방을 들이닥쳐 놀라기는 했지만 그런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듯이 새벽심방으로 유명했다. 교회를 결석하면 새벽심방 온다고 해서 출석률이 높았다고 한다.

이성구 목사는 조금 다른 열정이 가득한 사람이다. 부임한 첫 해 자신은 아무 일도 안하고 있는데도 교인들은 "목사님 좀 천천히 갑시다."라고 했다니 얼마나 열심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목회는 열정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인가 보다.

 

교회설립기념주일예배

교회설립 60주년 행사의 절정은 14일 주일 예배였다. 900여 석의 예배당의 아래 위층을 꽉 메운 성도들은 좌석이 모자라 계단에까지 자리하고 앉았다. 이날 주일학교 까지 총 출석인원은 1,100여명으로 집계되었다. 반 토막의 교회가 눈에 띄게 회복한 모습이었지만 교인들은 그래도 옛날 1,200여 성도들의 시절을 돌아보면서 정상적으로 성장했으면 2,000명은 훨씬 넘는 교회가 되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날은 특별히 95세의 연세에도 정정한 모습으로 예배에 출석한 배진택 원로장로의 회고사가 눈길을 끌었다.


▲ 회고사를 하는 배진택 원로장로

 

그는 21년을 시무했음에도 불구하고 원로가 되지 못했다. 이성구 목사는 은퇴한 지 22년이 지난 배진택 장로를 늦었지만, 원로로 세우는 일을 당회와 협의하여 3년 전에 임직식을 가졌다. 구순의 연세에도 아직도 자전거를 타고 새벽기도회를 빠지지 않는다는 배 장로의 음성은 개척할 당시 청년의 음성이었다.


“구포교회가 ‘고신을 지지하는 사람은 모두 제명한다.’는 광고를 해서 그 길로 한동석 전도사님을 찾아 따로 예배를 드릴 것을 제안하여 교인 6명이 예린유아원 강당에서 예배를 드린 것이 구포제일교회의 시작입니다.” 로 시작한 그의 회고는 “이삼열 목사와 심방을 가는 중에 말쑥한 신사가 구포제일교회를 묻는 바람에 종각이라도 높이 세우자고 한 것이 교회당을 건축하는 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인도요 은혜였습니다. 그 말쑥한 신사가 교회를 물어 보는 것조차도 하나님의 인도였음을 고백합니다. 이제 이성구 목사님을 모신 것도 하나님의 큰 은혜입니다. 구포제일교회가 이전의 모습을 회복할 뿐 아니라 더 큰 부흥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제 말은 조금도 거짓이 없습니다.”라고 해서 교인들은 웃음과 박수로 그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성구 목사는 95세의 연세를 생각함인지 “하나님! 제발 배진택 장로님을 60주년 기념예배 할 때까지 만이라도 거두지 말아 주소서”하고 기도했다고 고백하면서 그에게 공로패를 증정했다.


▲ 설교하는 손봉호 장로

이날 설교자로 초청을 받은 손봉호 장로는 성경 사도행전 11:19-30, 13:1-3의 말씀을 봉독하고 “안디옥 교회"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예루살렘 교회와 안디옥교회가 초대교회로 나타나지만 안디옥교회에 대해 더 상세히 기록되어 있음은 안디옥교회가 이방인 교회로 얼마나 모범적인 교회였는가를 말해 줍니다. 안디옥교회를 본받고 싶은 것은 1. 사도들이 파송한 교역자를 이의 없이 받았다는 것입니다. 박해를 피해 안디옥에 와서 교회를 세운 성도들도 보통 사람들은 아니었을 것인데 사도들이 바나바를 교역자로 파송하자 그대로 순복했다는 것입니다. 2. 바나나는 바울을 초청하여 함께 동역했다는 것입니다. 3. 바나바와 바울을 선교사로 파송했다는 것입니다. 4. 국제적인 구제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방인 교회로 무시를 당했음에도 예루살렘 교회를 위해 구제금을 보낸 것은 저들이 감정에 치우친 사람들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세움을 입었다는 것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구포제일교회가 안디옥교회와 같은 모범적인 교회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성도들은 아멘으로 화답하며 좋은 교회로 성장하기를 위해 합심하여 기도했다.


이날 기념예배에는 함안읍교회 안동명 원로장로(안재경 목사 부친)의 가족이 참석했는데 “부인 권사님은 나의 주일학교 선생님이었다.”고 소개했고, 태국에서 다라앙 시온성교회를 섬기는 최성권 정영숙 선교사와 박민식 지역국회의원도 참석하여 인사했다. 코람데오닷컴 편집장 천헌옥 목사가 마지막 축도함으로 기념예배를 마쳤다.


또한 손봉호 교수는 오후 1시30분부터 시작된 기념특강에서 “한국교회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는데 “사회가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한국은 모든 면세서 세계 10위권에 들지만 청렴도에서는 39위로 낮다. 한국교회가 이 부패지수를 낮추는 일을 해야 한다. 두 가지만 하자. 정직과 공평이다. 즉 남을 해하려는 거짓말을 하지 말고 남의 기회를 보장하는 공평을 실천하자. 그러면 한국사회는 건강해지고 사회가 건강해 지면 개인이 건강해 진다.”고 강의해 참석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이끌었다.


구포제일교회는 6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12일(금)에는 자전거와 도보로 6킬로를 행진하면서 도시 중에 제일 꼴지의 교통운전문화를 개선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고, 20일부터 28일까지는 총장학금 21,000,000원이 걸린 시온음악콩쿠르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으로 보는 이모저모

 

▲ 역사기념관을 둘러보는 출향성도들
   
▲ 출향성도중 한 분이 그 날들을 회고하고 있다.
   
▲ 구포제일교회 어린이들의 기도시간
   
▲ 이날 주일학교연합예배는 이성구 담임목사가 인도하고 설교했다.
   
▲ 어린이들에게 구포제일교회의 초창기를 이야기해 주고 있는 배진택 장로
   
▲ 어린이들은 사랑해요 할아버지 하고 감사를 표했다.
   
▲ 기념특강에서 '한국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하여 손봉호 교수가 특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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