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는 지난해 300여억원을 해외 선교비로 썼다. 하지만 군 선교비는 이의 30분의 1 정도인 10억여원에 불과했다. 올해는 그나마 군인교회에서 시무하는 민간 사역자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1억∼2억원이 증액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교회 전체가 군 선교비로 지출한 금액은 150억원 정도로,합동총회 한 교단의 해외 선교비의 절반에 불과하다.
최근 전국 교회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해외 선교 열풍을 보는 군 선교 관계자들의 마음은 그리 개운치 않다.
육군 17사단 산하 산돌교회에서 시무하는 조병헌 목사는 “해외 선교가 생명을 다해 감당해야 할 사역이라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지만 전방을 중심으로 군종목사는 물론 민간인 사역자 1명도 없는 군인교회가 300여곳에 이르는 현실에서 해외로만 나가는 것은 착각”이라고 말했다.
기독교군선교연합회 총무 김대덕 목사도 “한국 교회의 미래는 오늘 군 선교의 성공률과 비례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외 선교와 국내 선교간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민간군선교사역자회 서기를 맡고 있는 이창선 목사는 “입시 부담과 취업 경쟁 등으로 교회에 나오는 청소년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군 선교는 한국 교회의 미래를 책임진 마지막 보루”라며 “군 선교에 대한 관심과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선교 전략의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우선 군종목사가 상주하는 훈련소나 연대급 이상 부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건이 열악한 대대급 이하 군인교회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 감리교단의 한 선교 관계자는 “그동안 각 교단의 선교비 지원과 위문 공연 등이 ‘홍보효과’가 큰 상급 부대로 쏠려온 측면이 있다”며 “자대 배치를 받은 장병 70% 이상이 대대급 이하 부대에서 생활하지만 500명 이상의 장병이 있는 대대급 군인교회의 연간 선교 예산은 평균 300만∼500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대대급 이하 교회에 대한 관심 제고는 입대 직후 세례자 수 늘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현재의 선교 전략을 자대배치 이후로,나아가 전역 이후까지로 전환하는 의미도 있다. 이와 관련,군종목사가 파송되지 않는 하급 부대 교회를 대부분 책임지고 있는 600여명의 민간인 사역자들의 신분 안정과 재교육도 긴요하다.
많이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젊은층의 눈높이에 맞춘 문화·정보 사역이 강조돼야 한다. 한 군종목사는 “병사들의 기호와 취향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병사들은 정보와 지식,문화를 갈망하는데 우리는 초코파이 몇 개와 생일 잔치라는 80년대 선교 방식에 머물러 있지 않나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불교 천주교 등 다른 종단의 총력지원 체제를 고려할 때 교회 연합사역 체계도 재정비해야 한다. 현재 11개 교단이 군종목사를 파송하고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가 초교파 군선교 기관으로 전체를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2000년대 들어 교단간 불협화음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민간군선교사역자회의 이 목사는 “군종목사회와 군선교연합회,민간인 사역자,각 교단 군선교 책임자 등이 한 자리에 모여 군 선교 발전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국민일보)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