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회개합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목회자 수련회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옥한흠 목사) 소속 목회자 2000여명이 분단과 양극화 시대에 생명과 자유,정의와 평화를 위한 화해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경기도 안성 사랑의교회 수양관에서 26∼27일 열린 한목협 수련회에서 참석자들은 ‘한국 교회 새로운 지평을 위한 선언문’을 통해 ‘하나님과 역사 앞에서 말씀에 순종해 끊임없는 자기 갱신에 매진할 것’ 등 7개 항을 결의했다. 이날 선언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과 통합,한국기독교장로회,기독교대한감리회,기독교한국침례회 등 15개 교단 소속 목회자들이 교파를 초월해 한마음으로 이뤄낸 것이어서 더욱 뜻깊었다.

한목협 수련회는 시작부터 반성과 회개의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박영신(연세대 명예교수) 목사는 26일 기조강연에서 “세상의 가치관을 뒤집어 하나님 나라의 틀로 세상을 비춰야 하는 교회가 도리어 물질주의와 가족주의에 사로잡혀 세상의 식민지가 됐다”고 질타하면서 “돈과 권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사고방식은 우파 마르크스주의가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각 교단 대표들은 어두운 조명이 비치는 단상에 올라 교회의 분열과 독재정권 시절의 야합,교회의 타락에 대한 침묵 등을 회개하는 고백문을 낭독했다. 시간이 갈수록 한국 교회의 갱신을 위해 기도하는 목소리가 높아갔다. 엄상현(좌동감리교회) 목사는 “교회가 서로 ‘좌파니,우파니’하며 손가락질하는 것은 우리가 ‘좌와 우로’ 치우쳤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통회하는 기도를 드렸다.

참회와 변화를 바라는 목회자들의 마음은 이어진 성찬식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났다. 성찬식을 집례한 손인웅(덕수교회) 목사는 떡을 떼며 “교파,교단과 상관없이 주님의 몸을 함께 나누어 먹는 우리는 한몸이다. 주님이 교회를 위해 당신의 살을 나누어주셨듯 주님의 교회를 위해 우리의 몸을 바치자”고 말했다. 손 목사는 또 포도주 잔을 들고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주님의 거룩한 잔을 받습니다. 보혈의 은총으로 우리를 날마다 새롭게 하소서”라고 기도 드렸다.

참석자들은 지난날을 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어떤 교회를 만들어가야 할 지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대고 토론했다. 이문식(남서울산본교회) 목사는 “모두 성결을 내세우다보니 결과적으로 교회의 하나됨이 파괴됐다”면서 “교회 일치 운동을 실천해 민족과 사회 앞에 본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장봉생(서대문교회) 목사는 “우리 목회자가 먼저 아파하는 교인들을 위해 밤잠을 설치며 기도하는 사랑의 목사가 되자”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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