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지침은 신앙고백의 기초 위에 언약적 성격이 강화되었다.

들어가면서

   
웨스트민스터 회의 대의원들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최우선순위에 두었다. 찰스 1세가 1636년 존 낙스의 예식서 사용을 금지시키고 교회의 수장이 왕으로 되어 있는 영국국교회 예식서를 사용하도록 강요할 때 언약파 교도들이 생명을 걸고 일어나 왕당파와 싸워 승리함으로 바른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종교회의를 요청했다.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1643년에 개회하고 제일 먼저 제정한 것이 1644년에 예배지침이고 1645년에 교회정치를, 1647년에 신앙고백을 차례로 제정하게 되었다. 올바른 예배를 위해서 올바른 신앙고백이 필요하고 올바른 예배를 보호하기 위해서 정치과 권징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개정된 우리 헌법에는 이 신앙정신을 살려 예배지침을 중앙에 배치하고 앞에는 신앙고백과 교리문답을 그리고 뒤에는 정치과 권징을 배치한 것이다.

   

1644년에 제정한 웨스트민스터 예배지침에는 예배순서보다 그 내용에 비중이 실려 있다. 그 내용의 제목을 보면 1. 공예배의 모임과 공 예배에서의 자세 2. 공 예배에서의 성경봉독 3. 설교전의 공기도 4. 말씀선포 5. 말씀선포 후 기도 6. 성례전 7. 주일성수 8. 결혼서약 9. 환자 심방에 관하여 10. 장례에 관하여 11. 공적금식에 관하여 12. 공적 감사일에 관하여 13. 시편 찬송에 관하여 14. 부록으로 공 예배를 드리는 일시와 장소의 제목으로 되어있다. 우리는 이러한 내용을 지금까지 우리 헌법에 담아 지침으로 받아왔다. 금번 개정된 예배지침에는 이 신앙정신을 살리면서 칼빈과 개혁교회들의 예배예전을 참고하여 예배순서와 예배내용으로 분리하여 제정했다. 

   

올바른 예배는 올바른 신앙고백 위에서만 가능하다. 개정된 예배지침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대소교리문답에 거듭 강조되어 있는 언약신앙에 근거하여 “언약적 예배의식”을 제정하려고 했다. 언약적 예배는 일방적이지 않고 자유분방하지 않다.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문안, 말씀, 언약의 율법, 사죄, 축복선언 등의 요소와, 회중이 드리는 예배의 부름, 찬송, 참회, 신앙고백 등의 요소가 교차적으로 기여하면서 예배가 진행된다. 이 글에서는 공 예배 개회 순서 대해서 설명하려고 한다.  

 

  공 예배 개회 순서

   우리가 하나님을 뵈옵는 것은 예배를 통해서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을 뵙기 위해서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는 예배의 개회와 시작은 예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많은 교회들이 예배를 개회하면서 종을 치면서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1) 이는 마치 국회나 법정에서 사회봉을 두드리는 것을 연상케 한다. 로마 가톨릭교회의 미사에서는 성물을 들고 축성하는 순간에 종을 사용한다.2)  그러나 주일 공 예배를 종을 치며 개회하는 것은 성경적이지도 않고 교회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예배모습니다. 그리고 묵도로 예배를 시작하는 것도 성경적이거나 전통적이지 않다. 또 하나님 면전에 들어가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하나님에게 집중하지 않고 주위를 돌아보며 서로 문안하는 것도 언약적 예배의식이 아니다.3)  왜냐하면 언약적 예배에는 언약의 하나님과 그의 백성과 만남의 사이에 그 누구도 그 무엇도 개입될 수 없기 때문이다.


   1. 예배의 부름(Votum)

   개혁교회의 예배 시작은 칼빈의 전통을 받아 첫 순서로 “예배의 부름”을 놓는다.  칼빈은 예배의 부름을 “우리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에 있도다.”(시124:8)를 즐겨 사용했다. 이 예배의 부름은 목사가 회중을 대신하여 할 수 있고, 또 온 회중이 함께 불러도 된다. 뿐만 아니라 목사가 ‘우리의 도움은’ 이라고 시작하면 온 회중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에 있도다’라고 나누어서 불러도 된다. 이 부름 속에 고백되어지는 하나님은 우리를 불러 언약의 백성 삼아주신 ‘언약의 하나님’이시요, ‘천지를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이시며, 우리를 어떤 경우에도 ‘도우시는 자비의 하나님’ 이시다. 

  

   2. 축복문안(Salutaion)

   예배부름에서 표현된 회중의 고백에 대해 하나님께서 축복으로 문안하는 순서다. 이렇게 언약적 예배는 하나님과 회중이 상호 기여하는 예배이다. 이때의 축복문안은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고전 1:3) 혹은 “이제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고 장차 오실이시며 그의 보좌 앞에 있는 일곱 영과 또 충성된 증인으로 죽은 자들 가운데에서 먼저 나시고 땅의 임금들의 머리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있기를 원하노라”(계 1:4-5)를 개혁교회에서는 즐겨 사용한다. 이 축복문안의 의미는 예배 중에 하나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은혜와 평강이 임할 것을 축복하신 것이다. 예배가 폐회할 때도 하나님의 축복선언으로 마친다. 이때의 축복선언은 예배가 마쳐지는 순간부터 다음 예배시간까지 삼위하나님께서 그의 백성과 함께 동행해주실 것을 선언해 주신 축복이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언약백성의 삶은 예배 중심인데, 예배 중에 하나님의 축복 속에서 예배하고, 예배가 마치면 하나님의 축복에 싸여서 한 주간의 순례 길을 행진하다가 다시 복된 예배자리로 돌아오는 삶이다.  

 

   3. 영광찬송(Song 0f Gloria)`

   하나님의 축복문안을 받은 언약백성들은 삼위하나님의 뛰어난 영광을 고백하는 찬송을 해야 한다. 예배중에 적어도 찬송을 세 번 이상 부르게 되는데 처음 찬송은 오직 하나님의 위대하심, 하나님의 선하심, 하나님의 전능하심, 하나님의 영원하심 등 하나님의 영광에 관한 찬송을 불러야 한다. 우리 찬송가의 경배, 찬양(8-41장) 항목의 찬양 중에서 택하여 부를 수 있다. 이렇게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이 서로 기여하면서 예배가 진행되는 것이 언약적 예배이다. (계속)

 

1) “로마가톨릭교회의 미사에서 성물을 들고 축성을 하는 순간에 종을 사용한다. 또 1960년까지 미국교회의 유년주일학교에서 장내를 정리하기 위해서 종을 사용한 바 있다. 그래서 초기 선교사들은 우리나라 초기 교인들이 엄숙한 예배분위기를 지키기 못할 때 회중을 조용히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종을 사용하였다.” (정장복, 예배학 개론, 157) 

2) “이 전통은 일제 말엽에 예배하기 전에 궁중요배를 함과 동시에 전몰장병을 위한 묵념을 한 것에서 온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이 있다.” (김영재, 교회와 예배, 55)  

3) 웨스트민스터 선진들은 이 점에 대해 “주일 공예배참석자의 자세”에서 “예배가 시작되면 주의 백성은 예배에 전적으로 집중하여 목사가 읽거나 인용하는 것 외에 어떤 것도 읽어서는 안 된다. 사담과 소곤거림을 자제하고 예배에 참석한 다른 성도들에게 인사하거나 경의를 표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1644년판 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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