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변화되기를 원한다면 책을 읽어라” 유명한 아치 토저(A. W. Tozer)의 말이다. “당신이 읽는 그 책이 서서히 당신의 모습을 만들어 가게 될 것이다.” 이 말 또한 토저가 말했다는 이유에서 널리 회자되는 경구이기도 하다. 흔히 책은 ‘문화의 보고’이자 ‘인류 스승’이라고 말한다. 대학생 때 들었던 경구, “100권의 책을 읽고, 10명의 친구를 두고, 1사람의 스승을 모시라”는 말도 책을 가까이 하라는 권유인 동시에 책이 곧 스승이라는 말일 것이다.

오늘도 엄청난 책이 출판되고 있지만, 지난 20세기 동안 기독교 신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은 어떤 책이었을까? 미국의 복음주의적인 기독교 주간지 크리스챠니티 투데이(Christianity Today)는 기독교의 저명한 저술가들과 교회 지도자들 100명 이상에게 20세기 동안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되는 ‘가장 우수한’ 10권의 기독교 관련 서적을 추천하도록 요청하였다. 크리스챠니티 투데이 사가 말하는 ‘가장 우수한’ 이라는 말은 출판할 당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기독교 신앙과 교회에 영속적인 영향을 끼치는 책이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었다. 1백 명이 넘는 미국의 교회지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크리스챠니티 투데이는 지난 2000년 4월 24일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100권의 책을 발표했다. 또 1백 권의 책 중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10권의 책을 발표했다. 어떤 책이 10대 저작의 반열에 올랐을까?

1위는 C. 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였다. 이 책은 과거에는 「내가 믿는 하나님」 이란 제목으로 번역되기도 했는데, 루이스는 가장 인기 있는 작가였다. 이 책 외에도 <나니아의 연대기>(The Chronicles of Narnia)도 100권의 책 속에 포함되었다.

C. S. 루이스는 ‘무신론자를 위한 사도’라고 불렸을 정도로 평생 동안 문필활동을 통해 하나님을 전한 사람이었는데, 무신론자들의 심리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믿지 않는 것보다 믿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명쾌한 필치로 증명해 냈다. 그는 1898년 11월 29일 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출생했는데, 그 후 옥스퍼드대학 영문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1925년 옥스포드의 모들린 칼리지(Magdalen College)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여 30년간 교수로 일했다. 1954년부터는 케브릿대학 교수로 초빙되어 중세 및 르네상스 문학을 가르쳤고, 이 분야의 권위 있는 교수이자 저명한 작가였다.

그는 기독교 가정에서 출생했으나 철저한 무신론자였다. 그러나 1910년대 오랜 번민의 날들을 거쳐 기독교로 회심하였고, 그 후 그는 열렬한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변화되었다. 그는 많은 글을 통해 어느 신학자나 목회자보다 더 훌륭하게 기독교 신앙을 변증하고 기독교 신앙의 확실성을 명쾌하게 진술했다. 그의 저서는 기독교 교리와 신학에 관한 전집을 포함하여 시집, 문학비평, 우화, 과학소설, 일반소설, 아동 문학 등 광범위 하였다. 그의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는 그가 영국의 라디오 방송을 통해 그리스도를 전했던 원고(The Case for Christianity, Christian Behaviour, Beyond Personality)의 합본으로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순전한 기독교인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종교관과 윤리학적인 차원에서 쉬운 문체로 설명했다.

<나니아의 연대기>는 C. S. 루이스가 자신의 손녀를 위하여 서술한 판타지 소설로서 요술의 나라에서 주인공들이 펼치는 흥미진진하고 신기한 모험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저자의 문학적 재능과 상상력이 돋보이며 많은 이들이 아동문학의 고전으로 꼽는 작품이다. 루이스의 작품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깨우침을 주었고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다리의 역할을 했다. 그는 1963년 세상을 떠났다.

루이스의 책의 영향을 받은 최근의 인물로는 챨스 콜슨(Charles W. Colson)을 들 수 있다. 워터게이트 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르던 중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를 통해 회심하였고 수감인을 위한 선교에 헌신하고 있다.

2위를 차지한 작품은 본훼퍼의 <제자직>(The Cost of Discipleship)이었다. 본회퍼(Bonheoffer)는 1906년 2월 4일 독일 부레슬라우에서 8형제 중의 일곱째로 출생했다. 그는 뛰어난 학문적 능력과 예술적 재능을 겸비한 신학자였을 뿐만 아니라 문장이 수려하고 시와 음악을 사랑했다. 그는 히틀러 치하에서 반 나찌 저항운동에 가담하여 히틀러의 독재 정권과 싸우다가 1943년 4월 5일 비밀경찰(게쉬타포)에 의해 체포되어 1945년 4월 9일 프로센뷔르크 강제수용소에서 39세의 나이로 처형된 신학자였다. 그의 저서들에는 그리스도에 대한 관심과 오늘 우리에 상황에 대한 관심이 결합되어 있고, 그리스도가 오늘 우리에게 나타나는 구체적인 모습과 형태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데, <제자직>도 이런 그의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여러 저서를 남겼는데 첫 작품은 박사학위 논문으로 쓴 <성도의 교제>( Sanctorum Communio, 1930)였다. 이 책은 The Communion of Saints로 1963년 영역되었는데, 교회를 사회학적·신학적으로 이해하려고 시도한 작품이었다. 그 외에도 <행위와 존재>(Akt und Sein, 1931), <공동생활>(Gemeinsames Leben, 1939), 그가 죽은 뒤인 1951년 출판된 <옥중 서간>(Widerstand und Ergebung) 등이 있다.

특히 <제자직>(The Cost of Discipleship)은 1937년에 출판된 독일어 Nachfolge의 영역본인데, 이 책은 일차적으로는 산상수훈에 관한 연구서였다. 본훼퍼는 이 책에서 개신교 교회들(특히 루터파 교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값싼 은혜'를 비판했다. 그가 말하는 값싼 은혜는 제자적인 삶에 대한 진지한 응답이 결여된 신앙생활을 의미했다.

그는 이 책 서론에서 이렇게 묻고 있다. “그의 가르침은 오른 우리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오늘 우리가 행해야 할 그의 뜻은 무엇인가? 오늘의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선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도록 그가 어떻게 우리를 도울 수 있는가?” 이 질문에서 보는 바처럼 본훼퍼의 신학에서는 ‘구체적인 현실’이 중시되는데,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의 삶은 산상수훈에서 보여주듯이 자기희생적 고난의 길이며, 그리스도에게 순종하기 위해 자기 희생적 삶이 요구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3위는 칼 발트의 1931년 완간된 <교회 교의학>(Church Dogmatics)이었다. 바젤의 신학자였던 칼 바르트(Karl Barth, 1886-1968)는 20세기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서 19세기 자유주의 신학의 인간중심주의에 반대하고 하나님의 전적인 타자성(他者性)을 강조함으로써 프로테스탄트 사상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도했던 인물이었다. 그는 흔히 신정통주의 신학의 기원을 이룬 인물로 평가되는데, 1919년에 출판된 그의 <로마서 강해>(Der Römerbrief)는 새로운 신학운동의 시작이었다.

반틸은 이 책을 “자유주의자들이 놀고 있는 운동장에 떨어진 폭탄”이라고 평했을 만큼 그의 신학은 자유주의 신학에 반기를 들었다. 이 책은 1920년대 초 안일에 빠져 있던 신학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바르트는 곧 괴팅겐(1921), 뮌스터(1925), 본(1930) 대학교의 교수로 임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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