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창대 목사

  한밭교회 담임
목회계획은 담임목사가 세우는 것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 성도들의 마음을 읽는 데 있을 것이다. 그러면 목회계획이 단순히 담임목사의 비전이 아니라 하나님의 비전에 붙잡히는 것이며 성도들도 환영하는 공동비전이 된다. 그러면 교회 공동체 전체가 함께 그 비전을 이루어가는 것이다.


서울중앙교회에서의 목회를 회상하며

앞서 7년간 섬겼던 서울중앙교회에서는 2000년도에 부임하면서 10년간의 장기 목회계획을 세웠었다. ‘2010 비전’이었다. 당회에서 5대 비전을 확정했고 그 비전의 실현을 위해 비전위원회를 구성했다. 비전위원회에서는 향후 10년간을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누고 각 기간 중에 달성하고 싶은 목표와 구체적인 실천 방안과 전략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가능한 많은 성도들이 참여하도록 이끌었다. 담임목사인 제가 2007년 여름에 한밭교회로 이동했지만 ‘2010 비전’은 그 후로도 아주 잘 성취되었다고 한다. 하나님의 은혜였으며 공동체의 저력이기도 했다. 


한밭교회가 동의한 비전과 가정교회 시스템

한밭교회에 부임해서는 서울중앙교회에서 한 것처럼 장기 비전을 세우지는 않았다. 단지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기초를 튼튼히 하는 것에 주력하고자 했다. 그래서 교회의 궁극적인 비전을 예수님의 지상대명령(마 28:18-20)에 두었다. 간단히 표현하면 ‘한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교회’가 되는 것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채택한 목회 시스템이 가정교회였다. 필자는 한밭교회에 부임하면서 장로교 신학에 근거한 가정교회 시스템을 목회에 적용하려고 했고 지금 4년이 지나가고 있다. 앞으로 2-3년간은 기초를 더 견실하게 놓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요즘 우리나라에 가정교회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 운동은 초대교회 시절 대부분의 교회가 가정에서 모였는데 그 시절의 교회가 그래도 교회의 본질을 잘 구현했다고 보고 그 정신을 이어받자는 운동이다. 초대교회로부터 우리가 본받아야 할 것은 규모가 작아도 얼마든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의 본질적 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규모가 작을수록 교회의 본질을 더욱 생생하게 경험하고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생긴다.


그래서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일고 있는 소그룹 운동은 고무적이다. 소그룹 운동의 골자는 소그룹을 통해 성도를 주님의 성숙한 제자로 세워 건강한 교회를 이루는 것이다. 즉 목사 중심의 교회가 아니라 성도 모두가 제 역할을 하는 건강한 교회를 지향하는 운동이 소그룹 운동이다. 


이 소그룹 운동 가운데 그 하나가 가정교회 운동이다. 가정교회 운동은 대그룹인 지역교회가 해왔던 대부분의 사역을 소그룹에 과감하게 위임함으로써 소그룹의 역동성과 자발성을 강화하는 운동이다. 이유는 건강한 소그룹 안에서 주님의 제자가 가장 잘 세워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그룹이 할 수 없는 최소한의 사역만 대그룹이 맡아 소그룹을 지원하는데 그것이 성찬과 세례를 포함하는 주일의 공동예배와 소그룹 지도자를 양육하는 ‘삶 성경공부’ 정도이다. 그 외에는 소그룹 안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지체들의 역동적인 사역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그래서 가정교회 운동이 좀 과격한 개혁운동으로 보이는데 실은 성령님의 역사가 가장 강력하게 일어났던 초대교회 시절, 가정에서 모였던 그 생동했던 교회의 재현을 갈망하는 것이다. 


교회의 본질적 기능을 구현하는 목장

가정교회 운동에서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 중심축이 있는데 주일의 공동예배와 주말의 목장정기모임과 주중의 삶 성경공부다. 주일의 공동예배는 여느 교회와 별 차이가 없어서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가정교회 운동에 참여하는 교회에서는 집에서 모이는 소그룹을 목장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그 소그룹의 지도자가 목자라는 호칭을 갖는 것이 사역의 본질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즉 목자가 섬기는 곳이 목장인데 우리 교회가 채택한 목장의 정의는 ‘교회의 기능을 제대로 구현하는 교회의 기초공동체’이다. 


필자는 목장의 지도자가 목자인 것은 장로교 신학에도 잘 부합한다고 믿는다. 즉 장로가 목장을 맡아 목회할 때 장로의 직분이 바로 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로가 목자가 되면 가장 좋을 것이며 적어도 장로 후보자들이 목자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목장에서 목회를 착실히 한 목자가 장로로 선출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교회의 약점 중에 하나인 남성 지도력의 약화를 보완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제도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담임 목사의 중점 과제: 목자 세우기

가정교회 운동의 핵심은 평신도(적당한 이름이 아니지만 편의상 쓴다)로 하여금 목자가 되게 하는 것이다. 평신도가 담임목사나 교역자에게 의존하는 ‘양’의 수준에서 교역자들과 동역하는 ‘목자’의 수준까지 성장하는 것이 제대로 성장하는 것이다. 물론 평신도는 교회 밖에서도 해야 할 일이 적지 않다. 그래서 교역자들은 평신도들이 가정과 직장과 교회에서 그들의 역량을 최대한도로 발휘하도록 최선을 다해 섬기고 격려해야 한다. 요약하면 목사 중심의 교회가 아니라 성숙한 성도들이 제 역할을 하는 교회가 되는 것이 건강한 교회요 그래야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담임목사인 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목자를 견고하게 세우는 것이며 목자는 자기가 맡은 목장의 식구들과 함께 교회의 기능인 예배, 교육, 교제, 봉사, 전도 및 선교를 담당하는 것이다. 그래서 2012년 전반기에도 목자 세우기에 주력할 것이며 그 일환으로 2011년 하반기부터 해왔던 ‘목자의 삶’ 성경공부를 제가 인도할 것이다.


2012년도 주력목표 1: 목장의 부흥과 분가

‘목장의 부흥과 분가’는 작년에 이어 계속 강조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목장 식구들이 불신 가족과 이웃을 전도하는 일에 주력해야 하는데 예년처럼 연초에 VIP(전도대상자)를 개인과 목장단위로 정하고 일년 동안 그 VIP들을 목장과 교회에 초청하도록 격려할 것이며 추수감사절을 전후로 목장 별로 ‘VIP 초청의 날’ 행사를 하도록 할 것이다.


2012년도 주력목표 2: 충실한 신앙교육

제가 한밭교회로 부임하여 계속 강조해온 ‘충실한 신앙교육’도 좀더 알차게 하고자 한다. 장년들을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삶 성경공부를 개설할 것이다. 필수 과정인 생명의 삶, 새로운 삶, 경건의 삶,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 목자의 삶(확신의 삶 인도자반) 등과 선택 과정인 그리스도인의 가정생활, Mother Wise, 세상 속에서의 성도의 삶 등을 봄과 가을에 개설할 것이다. 주일학교를 위해서는 교사 교육을 강화할 것이며 교회학교 운영의 전권을 위임 받은 담당교역자와 교사들이 학부모들과 연대하여 제 역할을 감당하도록 측면에서 지원할 것이다.


2012년도 주력목표 3: 이웃을 섬기는 복지사역

2011년도부터 지출 예산을 대폭 증액하여 집행하고 있는 ‘이웃을 섬기는 복지사역’은 내년에 보다 더 견실해지고 확장될 것이다. 그 일환으로 청소년 공부방이나 어린이 문화교실을 열려고 구상 중이다.


2012년도 주력목표 4: 조국통일의 대비와 북한선교의 동참

2011년도에 처음 주력목표로 세운 ‘조국통일의 대비와 북한선교의 동참’은 내년에 보다 더 사역이 구체화될 것이며 지출 예산도 어느 정도 확보하게 될 것이다.


2012년도 주력목표 5: 국내외 선교의 적극적인 동참

선교위원회는 2011년 연말에 확정될 ‘한밭교회 선교비전 2020 및 해외선교 규정’을 따라 더욱 체계적으로 선교사역을 할 것이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선교학교를 봄이나 가을에 개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50여 개의 목장에서 각각 한 선교사님 가정을 맡아 후원하고 있고 미자립교회나 농어촌교회 및 국내 기독교 단체나 기관들의 총 40여 군데를 전도위원회에서 섬기고 후원하는데 내년에도 비슷하게 지원할 것이다.


희년의 준비

2014년은 한밭교회 설립 50주년을 맞는다. 그래서 작년부터 희년을 준비하면서 희년 선교사 파송, 개척교회 설립, 농어촌 지역의 교회 섬기기, 교회 주변의 주민 섬기기 등의 4가지 중점 사업을 제안하고 연차적으로 기금을 모으고 있다. 내년에도 기금 확보와 아울러 담당 부서가 해당 사업을 단계적으로 준비할 것이다.


그 외 송구영신예배, 신년감사예배와 성찬식, 봄가을의 성례주일, 5월 한밭가족축제, 어린이 여름성경학교와 중고등부 청년부 여름수련회, 단기선교, 사랑나눔 바자회, 추수감사절 예배와 행사, 성탄절 감사예배와 행사 등 예년과 별 다름없이 진행할 것이다.


이상에서 보았듯이 필자의 목회 계획은 그리 특별한 것은 없다. 이미 말씀 드렸듯이 교회의 궁극적인 비전과 목회 시스템이 확정되어 있으므로 해마다 새로운 목회 계획을 세울 필요가 없으며 단지 몇 가지 주력목표가 조금씩 심화될 뿐이다.


말씀과 기도

그럼에도 담임목사의 가장 큰 관심은 성도들의 형편을 헤아려 그들에게 꼭 필요한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전하고 그 은혜를 힘 입어 힘차게 살게 하는 데 있을 것이다. 그래서 2012년도에 필자와 더불어 한밭교회 성도들 모두가 붙잡고 가야 할 표제를 정했다. ‘주님의 사랑 안에 거하는 우리가정 우리교회(요 15:9)’이다. 그래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열매를 풍성하게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일의 설교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늘 해오던 대로 주제가 이어지는 시리즈 강해설교를 할 것이다. 중점적으로 다루게 될 본문은 연초에는 다락방 강화인 요한복음 13-17장과 여호수아서를 부분적으로 다룰 것이며 교회 절기나 5월 가정의 달을 제외하고는 출애굽기나 로마서 전반부를 다루거나 요한계시록을 강해할 수도 있겠다. 요한계시록을 강해하고 싶은 이유는 2013년에 종말이 온다는 여러 가지 낭설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주님께서 교회에 약속하신 승리의 미래를 성도들에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기도 운동은 예년처럼 봄에는 3주간 릴레이 금식기도와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 그리고 가을에는 2주간 세겹줄 기도회를 할 것이다. 2011년 가을부터 전개한 소그룹 기도운동도 확산할 것이다. 특히 QT 훈련과 QT 나눔 기도회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2012년도에도 목회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담임목사인 제 자신의 영성에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더욱 말씀 연구와 기도 생활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 위에 주님의 크신 은혜와 긍휼이 항상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기도한다. “주님, 제 자신부터 주님의 사랑 안에 거하는 한 해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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