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재범이 성경을 읽으면서 우울증을 극복한 사연을 고백했다. 인생의 나락에 떨어졌을 때 하나님의 말씀만을 붙들며 다시 희망을 보았노라는 ‘크리스천 임재범’의 숨김없는 간증이었다.


임재범은 6일 방송된 KBS 2TV ‘승승장구’에서 6년 동안 심각한 우울증과 조울증을 앓았던 과거를 공개했다. 그는 최고의 히트곡인 ‘고해’로 활동했던 1990년대 후반 정신적인 고통이 절정에 달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임재범은 그 당시를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불안이 엄습해 왔고 매일 죽음만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한 겨울에 난방을 하지 않으며 냉골에 자기를 방치했다고도 했다.


심각한 생활고도 그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전기료를 낼 돈이 없어 밤에는 모든 전원을 내렸고 수도세가 아까워 씻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야말로 폐인생활을 한 것이다. 급기야 길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주워 피우기도 했다.


그러던 중 우연치 않은 기회에 성경을 접했고 그 덕분에 차차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인이 그의 곁에 성경책을 둔 것이 발단이 됐다. 아내는 남편의 정신적 회복을 위해 성경책을 일독하기를 권했다. 임재범은 안 사람이 시키는 대로 따르면서 결국 하나님의 평안을 경험하게 됐다. 임재범은 하루 종일 성경책을 읽으며 하나님의 말씀에 푹 빠져 살았다. 그는 “우울증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종교적일 수 있다”며 “(하나님을 향한) 믿음 하나였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우울증 증세가) 많이 좋아졌다”며 “최근에는 후배들도 집에 많이 놀러온다”고 전했다.


방송에서 말한 것처럼 임재범은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잘 알려졌다. 임재범의 소속사인 예당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종교적인 질문에 답하기를 꺼리면서도 “현재 등록교인으로서 꾸준히 교회에 출석하지는 않지만 임재범은 성경을 늘 가까이 하는 신실한 신앙인”이라고 전했다. 임재범은 한때 불교 등 다른 종교에도 심취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결국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왔노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열린 단독콘서트 중 1만여 명의 관객 앞에서 자신을 기독교인으로 소개하며 “하나님을 섬기는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스펠 그룹 ‘헤리티지’가 임재범의 방송 무대의 코러스로 섰던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임재범을 최근 만나 종교적 교감을 나눴던 인기가수 출신 윤항기(68·예음교회 담임) 목사도 임재범을 ‘믿음의 청년’으로 기억했다. 가수 선후배이기도 한 둘은 임재범이 윤 목사가 33년 전에 만든 곡 ‘여러분’을 최근 방송에서 부른 것을 계기로 올해 중순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간증과 음악을 주제로 3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눴다. 헤어질 무렵, 서로를 축복하며 기도하기도 했다. 윤 목사는 “임재범은 목회자인 저보다 하나님을 사모하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라며 “아내의 암투병과 경제적 궁핍 속에서도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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