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김윤하 목사의 작품이다.

안개 때문에 아름다운 실상. /김윤하 목사


스위스를 여행할 때마다 항상 생각하는 것은 스위스는 하나님이 내려 주신 가장 아름다운 선물 중에 하나라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를 꿈꾸며 자랐던 나였기에 스위스는 언제나 가슴속에 예쁘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스위스를 독일 친구 목사님과 함께 방문 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우연히 숙소를 찾다가 골짜기로 들어간 곳이 "그린델 발트"라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은 "융프라워" 지역으로 산세가 특별나게 아름다운 곳이었고 집집마다 꽃들로 가득한 화원 같은 곳이었습니다. 바로 앞에 만년설을 볼 수 있는 곳이면서 석양에 붉게 물드는 바위산이 신비로운 곳이기도 했습니다.


다음날 케이블카를 타고 "바흐알프" 호수까지 산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케이블카의 종착지는 "피르스트" 전망대였는데 거기서 부터 한 시간 이상 걸어가야 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내린 곳에는 그날따라 짙은 안개가 시야를 가려 버렸습니다. 보아야 할 실상이 모두 안개에 갇혀 버린 것이었습니다. 어느 글귀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안개는 사라지기 위해서 있다,


그리고 실상을 신비롭게 하는 요정이다."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는 동안 서서히 안개 속에 신비로움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예정된 대로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0분쯤 걸어 올라가자 더 빠르게 안개는 사라지고 위의 사진처럼 알프스의 신비로움이 우리 앞에 열려 졌는데 마치 어떤 영화의 클라이맥스의 감동을 느끼는 듯 했습니다.   


안개 없이 바로 이 장면을 보았다면 순간적인 감동과 놀라움에 탄성을 질렀겠지만 조금씩 벗겨지는 장면에 몰두하다 보니 기다림과 기대의 벅찬 가슴이 황홀한 추억과 함께 교훈을 내게 남겨 놓았습니다.  성경은 인생을 "아침 안개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면 인생은 너무 허무하고 불쌍합니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면서 내 인생의 안개가 걷히면 신비로운 아름다움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 그리스도인 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안개 같은 것들로 나를 치장하고 증명하려 하지만 그것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입니다. 안개가 사라져야 진정한 가치를 만날 수가 있습니다. 안개 때문에 가려졌던 나의 영원한 예수 그리스도! 나의 안개는 바로 그 분을 위해 사라지면서 그 분을 드러내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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