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 먼저 '대각성'해야

2월 26일(월)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서울 서초동 소재)에서 개최하는 ‘대각성 전도집회 세미나’에 참석했다. 매년 가을에 개최되는 위 교회의 ‘대각성 전도집회’의 성과와 그 내용을 이웃교회에 알리고 그로 인해 한국교회 복음화를 앞당기기 위한 선한 취지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주최측도 그 사실을 주지시켰다. 큰 교회가 갖는 ‘이웃 교회를 향한 보이지 않는 의무와 배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세미나 참석 비용은 물론 세미나에 필요한 교재와 간식 그리고 간단한 자료까지 전액 무료였다.

전국 각지에서 7백여 명의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육신적으로 쉼을 필요로 하는 월요일이지만 소속 교회의 영적 부흥과 성장을 위해 다들 시간과 마음을 낸 것이다.
세미나는 사랑의교회 대각성 전도집회 실무 담당자 세 분에 의해 진행됐다. 20여 년 동안 진행하며 습득하게 된 노하우가 각종 자료와 함께 공개됐다. 또한 개 교회에서도 동일한 집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그 세밀한 방법까지 안내해 주었다. 필요하다면 개 교회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그리고 전도 용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공동 구매할 수 있도록 그 길을 모색해 주기도 했다.

참석자들의 눈빛은 빛났다. ‘한국교회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전도가 되지 않고 있다’는 등의 부정적인 한국교회의 영적 분위기 속에서 교회를 부흥시켜야 하겠다는 마음이 강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찬양과 기도 시간에 나타나는 참석자들의 목소리는 마치 절규와도 같았다. 100년 전 평양 대부흥 운동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뇌리에서 떠올려지기도 했다. 한국교회 소망의 단면을 보는 듯했다.

세미나 중 강사들이 유난히 강조한 바가 있었다. 대각성 전도집회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 ‘정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불신 영혼을 향한 관심과 사랑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담임목사를 비롯한 교회 지도자들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최고 지도자의 관심 없이 ‘대각성’은 허수아비와 같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철저한 영적으로 무장된 정신이 없는 프로그램은 한 장의 종이에 불과하다는 말이었다. 이때 회중에서는 ‘아멘’이라는 큰 반응이 들리기도 했다. ‘내가 먼저 각성해야 한다’는 것에 ‘그렇게 하겠다’고 고백한 것이다.

오후 1시에 시작한 세미나는 5시 30분 경에 모두 마쳤다. 마지막에 사회자가 참석한 이들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고 광고했다. 지난 해 사랑의교회 대각성 전도집회 때 사용했던 자료 세 가지(소책자, 교회 소개 CD, 엽서)를 나누어 주겠다는 것이었다. 사회자는 참석한 인원 수만큼 자료를 마련해 놓았다며 교회 마당에서 받아 귀가하도록 안내했다. 그리고 사회자는 거듭 인원 수만큼 준비했다면 1인당 한 세트씩만 가져가 달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됐다. ‘혹시나’ 했던 것이 일어났다. 자료 배부처에 순식간에 참석자들이 몰려 자료들을 한 웅큼씩 집어가기 시작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이 본당에서 절반도 채 나오지도 않았는데 자료 중 ‘엽서’는 벌써 동이 났다. 부랴부랴 주최측 사람들이 나와서 ‘1인당 한 세트’라는 구호와 함께 질서를 외쳤지만 마치 소 귀에 경 읽기와도 같았다. 기자 앞에 있던 나이가 지긋한 한 분(목사인 듯했다)도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자료를 한 손에 가득 집어 가방에 넣고 빠져나갔다. 잠시 후 여기저기서 자료가 부족하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들려왔다. 주최측도 더 이상 자료가 없다고 공포했다.

세미나 진행 중엔 이와 같은 모습이 없었다. 간식을 갖고 본당에 들어오지 말라는 광고에 참석자들은 정말 잘 따라주었다. 인원에 비해 부족했던 화장실 이용도 질서가 있었다. 음향과 영상이 순간 말썽을 일으킬 때도 참석자들은 합심기도하며 주최측을 응원했었다. 이러한 영적인 분위기가 마지막 ‘공짜 자료’ 앞에 맥없이 흔들려 버린 것이다.

한국교회 교인들이 14만여 명이 줄었다는 지난 해 통계를 우리는 알고 있다. 그 원인에 대해서 맘모니즘, 포스트모더니즘, 수평이동 등 여러 가지가 있음을 또한 어렵지 않게 생각해 낼 수 있다. 그래서 ‘대각성’을 하자는 것이 이번 세미나의 취지라 여겨진다. 그리고 그 은혜를 이웃교회를 향한 의무와 배려로 같이 나누겠다는 것이 주최측의 선한 의지였다. 그 정신으로 먼저 크게 각성해야 하지 않을까?(교회와 신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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