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소문이 결국은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다. 신대원의 입학시험 비리의혹의 중심인물 중의 한 사람인 이경기(신대원 1학년 재학 중 정학상태임, 경산로교회 전도사)씨가 이성구 교수를 걸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대전검찰청 천안지청에 고소하였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천안경찰서에서는 고소를 당한 이성구 교수에게 조사에 응해 줄 것을 전화로 요청해왔다고 한다.
이 고소로 신대원 최덕성 교수의 입학시험 비리의혹 사건이 사법당국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이경기 씨가 고소한 "허위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면 입학비리의혹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불가피하고, 이에 대해 피고소인측이 적극적인 대응을 할 경우 모든 문제가 사직당국의 조사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위 고소 사실이 전해지자 일부 관계자들은 "결국 올 것이 온 것 뿐이며, 차라리 이런 방식으로 처리되는 것이 더 분명한 해결을 가져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어떤이는 "이 사건에 연루된 모 교수가 학생을 이용해 오히려 자신의 굴혈을 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교회 내의 문제를 사직당국에 고발하는 것을 기피해온 우리 교단의 풍토에서 신학대학원 학생이 교수를 사직당국에 고소한 사건은 또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 소식을 접한 총회조사위원회측은 며칠 전 고신대 측의 조사보고서가 나오더니, 이제는 검찰의 조사보고서가 나오게 되었다며 "우리는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군요"라고 말하며 씁쓸해 했다.
이 전도사는 2005년도 입시 중 논술시험이 치러지기 전날인 2004년 12월 13일 이 학교 최덕성 교수를 만나 논술문제를 사전 유출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전도사로부터 고소를 당한 이성구 교수는 관련 의혹을 담은 보고서를 교수회와 이사회에 올렸고, 이 사실을 전해들은 부산지역 모 교계신문은 이 전도사의 실명을 거론해 이 사실을 보도화한 바 있다.
이에 이 전도사는 이 교수를 2월 20일 대전검찰청 천안지청에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을 이유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기 전도사, “당시 교무처장도 공식적으로 입시부정 없었다고 밝혔다”
이 전도사는 1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12월 13일 최 교수와 식사를 한 적이 없으며, 논술시험을 사전에 유출받은 적도 없고, 때문에 다른 학생들에게 논술문제에 대해 말한 적도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전도사는 자신으로부터 논술문제 이야기를 들었다는 학생들의 증언에 대해서는 “말이 잘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내가 감기가 걸렸다 그러면 얼마 후에는 감기 걸려 죽었다 그런다. 이런 식으로 와전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 전도사는 또 “이 교수가 제 부친이 최덕성 교수의 책을 1천만원치 사줬다는 진정서를 이사회에 올렸다”며 “분명한 것은 금전거래가 전혀 없었고, 책을 사준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때문에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고소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도사는 ‘무자격자가 부정입학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당시 교수회의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입학을 했고, 당시 교무처장이었던 현유광 교수도 공식적으로 입시부정이 없었다고 밝혔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 전도사는 그러나 입학을 하기 전에 최 교수를 알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입학 전에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전도사는 자신이 대구 모 대학 역사학과에 재학시절 최 교수가 지은 <한국교회 친일파 전통>이라는 책에 대해 오자나 탈자, 문맥이 고르지 못한 부분들을 최 교수에게 알리면서 단순히 독자와 저자 차원에서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 전도사는 이번 의혹에 대해 “그간 고려학원 감사팀, 이사회 조사, 부산노회 조사 등 수 차례 조사를 받았지만 의혹 시비가 있었을 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최덕성 교수가 교단의 지시로 이성구 교수가 자유주의 신학이라는 보고서를 냈고 때문에 이 교수가 총회에서 제명을 당했는데, 그 후로 2년 지나서도 계속해서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이다”며 이번 의혹제기가 이 교수측의 의도적인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성구 교수 “나는 걸릴 게 아무 것도 없다. 배후에 조종하지 말아야”
교수를 고소한 것에 대해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전도사는 “장난으로 고소를 했겠나?”며 “하나님께서 이런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2년 동안 눈물로 많이 기도했다. 학교법과 교회법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어서 불가피하게 국가법에 호소하게 된 것이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 전도사는 또 이번 고소가 이 전도사 자신의 뜻이 아니라 배후에 다른 인물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관해 “그것도 엄청난 명예훼손이다. 법적으로 어떤 책임을 지려고 그러는가?”며 “지금은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뜻 안에서 공명정대하게 밝혀지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고소건에 대해 이성구 교수는 “내가 의혹건에 대해 누구라고 이름을 대며 지명한 적이 없는데도 나를 고소했다. 그럼 자기라고 시인하는 것인가?”고 반문하고, “나는 걸릴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이 전도사에 대해 “학생이 가질 수 없는 자료들을 가지고 있다. 교수 7명이 이사회에 올린 자료들을 가지고 고소를 했는데, 그게 어떻게 학생 손에 들어갈 수 있나?”며 이 전도사의 배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또 “학생이 교수를 고소를 했다는 것에 대해 정말 불행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모 교수를 지칭한 듯 “자신이 정당하게 나서야 한다. 배후에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의혹 건에 대해 최덕성 교수는 “지금은 말을 아껴야 할 때다”며 “법정에서 모든 것이 밝혀지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고소건에 대해 고신 교단 내에서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 일어났다’는 안타까운 반응들이 많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고소건으로 관련 의혹이 명백히 규명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반응들도 나오고 있다.
2007/03/14 [09:56] ⓒ 뉴스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