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기 없는 총각

▲ 이성구 목사 시온성교회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 하나를 주말 신문에서 읽었습니다. 요즘 미혼 여성들이 내는 수수께끼에 이런 내용이 있다고 합니다. “요즘 배우자감으로 가장 인기 없는 남성은?” 정답이 무엇일까요? 백수는 아예 계산도 안 될 테지요. 성격 고약한 사람?, 가난한 사람, 신분이 좋지 않은 사람.... 대답이 걸작입니다. “개천용”이 그 대답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습니다. 개천용은 “개천에서 나온 용”을 가리킵니다. 개천에서 난 용을 싫어한다? 요즘 젊은이들 정말 이해하기 어렵게 하는 대답입니다. 개천에서 나온 용이면 일등 신랑감 아닐까요? 어렵고 힘든, 배경도 없는 악조건에서 오직 혼자의 힘으로 모든 장애를 헤치고 세상에 우뚝 서게 된 ‘개천용’은 정말 추천할만하고 부러워할만 한 사람입니다.

 

도대체 이 미혼의 여성들은 왜 나쁘다는 것이며, 개천용이 나쁜 줄 어떻게 알아낸 것일까요?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설득시켜 놓을 수 있었을까요? “직업 좋고 인정받고 돈 많이 벌면 뭐해요? 골치 아픈 건 딱 질색이예요!” 개천용은 너나 할 것없이 골치 아픈 인간관계를 경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게 죽도록 싫다는 이야기입니다. 개천용에게 딸린 식구들과의 골치 아픈 인간관계가 무서워서 결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남편과는 다른 사위가 좋다

개천용과 결혼하면 시어머니로부터 시집살이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아들을 성공시키느라 뼈 빠지게 고생했는데, 그 혜택을 며느리가 도맡아 누리는 것을 시어머니가 그냥 두고 보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더 결정적인 이유는, 그에게는 시댁 식구들이 항상 우선순위 앞쪽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개천’과 ‘용’이 분리될 수 없어 ‘개천용’인 것처럼, 개천용이 본능적으로 자기 식구를 먼저 챙겨주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때문에 결국 부부간 불화가 깊어진다는 주장입니다. 세상살이 경험도 많지 않은데, 그녀들이 어떻게 그런 것까지 생각할 수 있었을까요? 대답은 놀랍게도 매우 가까운 데 있었습니다. 그들의 아버지가 바로 개천용이었다는 것입니다! 자라면서 엄마한테 내내 들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너는 절대로 개천용 만나지 마.” 성공은 하였으나 시댁의 일상사가 우선인 남편을 만난 것을 후회하는 어머니들이 개천용을 딸의 경계의 대상으로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사람을 사랑하라

요즘 미혼 남녀들이 결혼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그와 함께 시작되는 복잡한 인간관계라고 합니다. 공부와 경쟁에만 몰려 세대 간 소통을 배우지 못하여 남과 더불어 살아갈 줄을 모르게 되어 버렸습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이만큼 살게 된 것은 모두 앞 세대의 개천용들 덕분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개천용이 미꾸라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시대가 되어버렸으니 씁쓸한 일입니다. 편하고 자유로운 것만을 좋아하는 이 세대는 능력 없는 남자 역시 절대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자기 힘으로 성공해도 싫고, 능력이 처져도 싫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고의 배우자감이라는 ‘성공한 고아’가 된다? 그게 마음먹은 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듣기만 해도 끔찍한 이런 이야기가 널리 회자되는 세상이 끔찍합니다. 그리스도인 미혼남녀는 어떤 사람을 원하고 있으며, 어떤 사람을 원해야 할까요? 수련회를 마친 청년부에 물어보고 싶은 질문입니다. 주안에 있는 사람은 그 누구라도 그냥 사랑할 수 없는 것일까요? 대답 좀 게시판에 달아놓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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