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말

▲ 김성수 교수 고려신학대학원 구약학
우리는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우울하지 말아야 할 것 같은 그리스도인들이 우울해 하고 있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우울함, 혹은 우울증의 증상들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었다. 이것은 적어도 솔로몬 시대부터, 아니 그 이전 역사가 시작될 때부터 있어왔던 증상 중의 하나였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삶의 의미 없음을 나타내는 ‘허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사역자로서 교회 안팎에 만연한 우울증에 대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무엇인가? 어떻게 목회자 스스로나 성도들이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인가? 그저 현대 의학과 전문 상담가들에게 맡겨만 둘 것인가? 하나님께서는 삶의 허무로 인해서 우울해 하거나 우울증을 겪는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해서 어떤 대책을 준비하셨을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전도서가 그 대책 중의 하나이다. 전도서는 하나님 없이는 우울할 수밖에는 허무한 삶의 현실을 직시하게 하면서도 그러한 허무를 극복하는 삶의 의미를 던져준다. 그냥 하나님만 경외하라고 말하지 않고 구체적인 삶의 지혜들과 가이드라인들을 제시해 주고 있다. 전도서를 읽는 하나님의 자녀들이나 전도서 본문을 가지고 설교하는 설교자들이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따라서 제대로만 전도서의 메시지를 적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하나님이 마련하신 우울증으로부터의 해방과 치유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본고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현대의 우울증들에 대해서 살펴보고, 특별히 ‘반응적 우울증’에 대한 예방과 치료의 말씀으로서 전도서의 메시지들을 정리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2. 우울한 삶, 만연한 우울증

1) 만연한 우울증

교회 안팎에서 우리는 심심찮게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조사들마다 조금씩 다른 수치를 보이기는 하지만 현재 한국 사회에는 우울증 환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2011년 6월 22일에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평생 한 번이라도 우울증을 앓은 사람이 전체 인구의 5.6%(약 2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1) 경미한 우울증까지 포함하면 30-40%가 한 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성인 18명 중 한 사람 꼴로 우울증에 걸려 있어서 천만 명 정도가 우울증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우울증은 증가 추세에 있다.2) 이러한 우울증은 심하면 자살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아서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 자살자 80% 이상이 우울증의 상태에서 자살을 시도하고 있다는 통계가 이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별히 청소년들이 우울한 상태에서 자살할 가능성이 높이 나타나는 것도 유의해야 하고, 또 심한 우울증에서 회복되는 기간에 자살할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점도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3)


교회 안에도 알게 모르게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혹자는 의로운 삶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는 교회 내에서 그렇게 살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 때문에 쉽게 죄책감을 느끼고 우울해 하는 우울증 환자들이 더 많을 수 있다고 한다. 교회는 이들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데 주변에 있는 우울증 환자들이 말씀과 목회적 돌봄, 그리고 의학적이고 심리적인 치료를 통해서 온전하게 회복되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1) "자살 부르는 '우울증', 환자 중 85% 치료 안 받아," [아이뉴스24], 2011년 6월 22일, http:// www. inews24. com/ php/ news_view. php?g_serial=583821&g_menu=024100& rrf=nv). 

2) 김충렬, “우울증 발생과 그 역학,” [크리스천투데이], 2011년 10월 7일, http:// www. christiantoday. co. kr/ view. htm?id=250481.

3) 김충렬, “우울증 발생과 그 역학.”

 


2) 우울증이란?

김충렬 박사는 “우울증(depression)은 병리학적으로 의기를 상실한 기분과 정신운동 저하의 증후군”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그는 우울증은 우울감과는 다르다고 하면서 우울한 감정이 2-3일 혹은 그 이상 지속되는 증상이라고 한다. 또 김 박사는 우울증은 ‘심리적 감기’라고 불릴 만큼 임상적으로 가장 흔한 정신장애 중의 하나라고 한다.4)


심각한 우울증에 걸리면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기분 저하가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부정적 인지는 부정적 사고로 이어지고, 부정적 사고는 부정적 감정을 낳는다. 부정적 정서의 첫 번째가 ‘슬픔’이다. 이것은 주로 상실과 실패로 인해 발생된다. 두 번째는 ‘분노’로서 자기 기준에 어긋났다고 생각할 때 일어나는 지극히 주관적인 정서이다. 이것은 원인을 유발하는 대상으로 사람을 지목하고 그 사람에 대해 복수심이나 원한을 품는다. 세 번째는 ‘불안’으로 실제적인 위협에 대한 반응이며 자신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내면의 주관적 감정의 산물이다. 불안이 심해지면 ‘공포’가 된다. 네 번째는 ‘죄책감’이다. 잘못한 행동에 대하여 느끼는 부정적 감정으로 신앙이나 양심을 거스른데 따른 심리적 불안감이다. 우울증 환자들의 죄책감은 반드시 어떤 잘못을 해서가 아니라 흔히 타인의 행동에 책임지려는 비현실적인 생각과 관련된다. 예를 들면 어머니는 자녀 양육에서의 책임감, 남자들은 직업과 관련한 책임감에서 쉽게 죄책감을 느낀다고 볼 수 있다. 다섯 번째 감정은 ‘수치심’으로, 타인에 비해 자신이 유치하고 어리석고 열등하다고 판단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5)


이러한 부정적 정서는 삶의 여러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좌절이 삶을 지배하게 되어, 삶이 그저 힘겹고 고통스럽게 느껴지며,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생각들이 밀려든다. 이렇게 되면 일상생활에서도 흥미나 의욕이 저하되어서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일상생활, 가정생활이나 학업, 직업 활동이 부진하고 대인관계도 위축된다. 이런 상태는 절망적인 생각으로 몰아가 극단적인 경우는 자살로 이어진다.6) 건설적 활동에 대한 동기의 결여와 회피, 의존성의 증가, 우유부단과 문제에 압도당함, 자기비난, 흑백논리의 편견이 나타나서, 삶의 모든 일에 수동적이고 비활동적이게 되며, 사회성이 결여되어 심각하면 대인공포증을 경험하게 된다. 우울증은 신체적으로도 수면장애나 식욕 상실이나 성 장애를 유발한다.7)


발병률로 보자면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높으며, 이혼하거나 별거 중인 사람,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률이 더 높다.8) 고령화되는 사회이기에 노인들의 발병률이 높아질 것이며, 삶의 속도가 빨라지고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환멸이 증가하는 사회이기에 아동들과 청소년들의 우울증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9)


3) 우울증의 원인과 반응성 우울증

우울증의 원인들은 다양하다. 뇌구조나 기능의 장애와 관련된 ‘내인성 일차적 우울증’, 갑상선, 사춘기 문제 등과 관련되는 ‘내분비 장애와 관련된 우울증’, 비정신 질환, 스트레스 관련, 탈진, 아드레날린과 관련되는 ‘경내인성 우울증’, 신체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나 불임약 등을 복용하는 것에 동반되는 ‘2차적 우울증’, ‘갱년기 우울증’, 히스테리적인 ‘신경증적 우울증’, 상실에 대한 반응으로 비애와 무력감과 사기저하를 경험하는 ‘반응성 우울증’ 등과 같이 매우 다양한 원인들에서 비롯되는 우울증들이 있다.10) 그러므로 우울증은 감기의 증상과 같은 하나의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증상’일 수도 있고, 사별이나 사직 같은 생의 사건들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고, 심리적 평형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생화학적 장애로부터 비롯되는 것과 같이 그 자체로 ‘질병’일 수도 있다.11) 그러므로 이러한 다양한 우울증에 대해서는 치료나 예방도 다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을 ‘죄의 결과’로 보거나, ‘하나님에 대한 신앙의 결핍’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거나, ‘하나님께서 버리신’ 표증으로 보는 것은 심각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단지 영적으로 접근하면 모든 우울증은 극복될 수 있다는 식의 일방적인 태도도 버려야 한다.12)


본고에서 특별히 다루고자 하는 우울증은 ‘보통 걸리는 감기’와 같은 감정이자 가장 일반화된 우울증의 형태인 ‘반응성 우울증’이다.13) 이 우울증은 주로 삶에서 중요한 것의 상실에서 비롯되는 우울증이다. 상실에는 많은 것들이 포함될 수 있다. 즉 사랑하는 것, 자신감, 이상적 자아, 역할, 권력, 사랑하는 애견, 또는 다른 사람에 대한 통제력이나 존경심, 자녀나 배우자 등의 상실이다. 이처럼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던 것들의 상실에 적응하지 못할 때 보편적으로 우울증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반응성 우울증’이다.14) 이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위에서 나열했던 정서적인 증상들을 나타낸다.


하지만 신학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반응성 우울증에서 정말로 문제가 되는 것은 상실 그 자체보다는 상실된 것에 대한 집착이다. 다른 말로 하면, 우울증은 우리가 사랑했던 것을 놓아 주지 못해서 계속되는 것이다.15) 특별히 유명한 목사가 되는 것과 같은 과대한 자아상을 성취하려는 성공에 강박적인 사람은 비현실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몰두함으로써 어떤 종류의 실패나 상실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설사 일정한 성공을 거두었을 때조차도 이런 강박적인 사람은 우울증을 경험하게 된다.16) 김충렬 박사의 아래의 말은 이런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울증 환자들은 …… 자신이 세운 목표를 성취하기에 자신의 기술과 능력이 부족하다고 믿으며, 자신의 실패를 부족한 내적 능력과 무능력 때문으로 믿을 뿐 아니라, 이전에 이룩한 성취도 무의미하다고 믿는다. 그들은 스스로 무력하고, 어떤 것을 성취하거나 만족을 얻기 위해 타인들에게 의존하며, 자신의 잠재적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더라도 그것이 쓸모없도록 이미 운명 지워져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 그렇다고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목표, 특히 계속적이고 장기적인 목표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은 야망과 성취 사이의 불일치 때문에, 그리고 자신의 목표를 성취할 수 없다는 느낌 때문에 절망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한 장기적 목표와 야망은 좌절의 경험과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의해 소멸되지 않는다. 그들은 절망적 생각에 방해받으면서도 좌절된 미래에 매달리는 것이다.17)


우리는 우리의 소유물, 야망, 평판, 배우자, 부모, 자녀 등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자진해서 그것들을 포기한다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며, 그것들의 존재가 사라진다는 것은 참을 수가 없는 것이다.18)


4)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목회적 상담과 돌봄

우리 모두는 상실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집착들을 떠나게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면 우리는 우울과 고통을 적게 받고 우리의 상실이나 실패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19) 목회자들은 특별히 상실이나 실패 등으로 반응성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목회적 상담이나 돌봄으로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아치볼드 하드가 조언하는 열 가지 상담 단계들을 간략하게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20)


1. 모든 상실들을 확인하라.

2. 각 상실의 모든 측면을 이해하라

3. 구체적인 상실과 추상적인 상실을 구별하라.

4. 실제 상실, 상상의 상실, 위협받는 상실을 각기 구별하라.

5. 상상의 상실을 실제 상실로 전환하라.

6. 위협받는 상실을 실제 상실로 전환하라.

7. 슬퍼하는 과정을 도와주라.

8. 상실의 현실을 직시하라. - ‘떠나게 하는’ 과정

9. 상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도록 도우라. - 하나님의 계획과 주권, 영원한 가치의 관점에서(빌 3:7-8)

10. 부정적인 인지적 틀을 바꾸라. - 모호한 추론, 선택적 추상화, 과대 일반화, 과장과 최소화의 틀을 깨뜨림

 

 

 4) 김충렬, “우울증이란 무엇인가?”, [크리스천투데이], 2011년 9월 30일, http:// www. christiantoday. co. kr/ view. htm?id=250327.  

5) 김충렬, “우울증의 병리적 특징,” [크리스천투데이], 2011년 10월 21일, http:// www. christiantoday. co. kr/ view. htm?id=250846. 

6) 김충렬, “우울증이란 무엇인가?” 

7) 김충렬, “우울증과 관련되는 문제들,” [크리스천투데이], 2011년 10월 28일, http:// www. christiantoday. co. kr/ view. htm?id=251011. 

8) 아치볼드 하드, [우울증 상담], 심상권 역(서울: 두란노, 1995), 40. 

9) 아치볼드 하드, [우울증 상담], 42. 

10) 아치볼드 하드, [우울증 상담], 73. 

11) 아치볼드 하드, [우울증 상담], 47.  

12) 아치볼드 하드, [우울증 상담], 26

13) 아치볼드 하드, [우울증 상담], 85

14) 아치볼드 하드, [우울증 상담], 81-82.

15) 아치볼드 하드, [우울증 상담], 87 

16) 아치볼드 하드, [우울증 상담], 151

17) 김충렬, “우울증의 일반적 특징”, [크리스천투데이], 2011년 11월 4일, http:/ / www. christiantoday. co. kr/ view. htm?id=251186. 

18) 아치볼드 하드, [우울증 상담], 88

19) 아치볼드 하드, [우울증 상담], 87

20) 아치볼드 하드, [우울증 상담], 156-171

 


3. 우울한 삶에 대한 하나님의 지혜-전도서

이상에서 우리는 우울증, 특별히 반응성 우울증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그에 대한 간략한 상담의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러한 우울증에 대한 묘사나 대처 방안은 오늘날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수천 년 전에 하나님은 인간 삶의 허무를 직시하게 하시면서 어떻게 그러한 허무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가르치시기 위해서 여러 말씀들을 주셨다. 특별히 구약 성경의 지혜서와 시편은 그러한 허무와 삶의 우울을 극복하기에 참으로 유익한 말씀들을 닮고 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우리가 우울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를 간절히 원하시기 때문이다. 위에서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아치볼드 하드가 제시한 상담 단계들에는 이러한 성경들이 말하고 있는 지혜들이 들어 있다. 7단계는 시편에 등장하는 많은 탄식시편들과 관련이 될 수 있으며 다른 단계들은 대개 전도서 가운데서 그 길들을 찾을 수 있다.


솔로몬은 전도서에서 전도자, 즉 지혜 교사로서 보편적인 인생에 대한 관찰과 묵상에서 나오는 지혜를 백성들, 특별히 젊은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 있게 사는 것인지를 ‘허무’와 ‘즐거운 삶’을 대조시키면서 제시하고 있다. 전도서에는 ‘헛되다’라는 의미의 히브리어 단어가 무려 35번이나 등장하면서(1:1; 12:8 등) 하나님 혹은 하나님의 뜻과 무관한 ‘해 아래’(29번 반복, 1:3,9,14 등) 있는 인간 삶 혹은 인간 ‘수고’(일, 노동, 40번 등장, 1:3; 2:10 등)의 헛됨을 강조하고, ‘바람을 잡으려는 것’(9번 반복, 1:14,17; 2:11 등)이라는 표현의 반복을 통해서 이를 더욱 더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헛되고 우울하고 무의미하게 보이는 삶이 의미를 갖게 되고 하나님이 선물하신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하나님을 경외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인 일의 소득과 삶의 매 순간을 즐거워하는 것이 그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길이라고 제시한다(2:24-25; 3:12-13,22; 11:8-9 등에서 반복되는 주제). 


자살을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삶의 의미와 목적 상실을 그 이유로 내세운다면21) 삶의 무의미성은 분명히 우울증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러한 삶의 의미 상실은 일견 전도서가 제시하는 탄생과 죽음의 지평 사이에 존재하는 ‘하늘 아래’의 인간 삶에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전도서는 분명히 그런 헛되고 우울한 삶의 실존을 수긍한다. 그래서 전도자는 이러한 허무를 부인하려고 노력하는 인간 수고와 야망의 헛됨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러면서 인간과 세상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창조주 하나님의 관점에서 어떻게 무의미하게 보이는 삶을 의미 있게 살 수 있는지를 제시한다. 전도서에서 이렇게 제시하는 길들은 삶의 무의미함을 극복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우울증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중요한 지침들도 제공하고 있다.


4. 전도서로 우울증 극복하기22)

본 단락에서는 전도서가 제시하는 몇 가지 중요한 주제들을 우울증 극복의 길로 제안할 것이다. 전도서에 등장하는 중요 본문들도 함께 다루게 될 것이다.

 

21) 현미란, “의미에의 탐구: 전도서와 기독교상담 자원” (기독교상담학 석사학위 논문,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2006), 21에 보면 2003년에 실시한 한 조사에 의하면 전화 상담자의 30%가 삶의 무의미함을 자살의 이유로 들고 있다. 현미란은 이 논문에서 전도서가 제시하는 삶의 의미를 ‘삶과 죽음’, ‘고통’, ‘노동’, ‘사랑’의 영역에서 다루면서 의미 치료나 상담에 전도서가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잘 제시하고 있다. 

22) 전도서에 대한 이러한 이해는 K. L. Barker ed., NIV Study Bible (Grand Rapids: Zondervan, 2002)에 나오는 전도서 서론과, R. E. Murphy, 『전도서: WBC』, (서울: 솔로몬, 2008), W. P. Brown, 『전도서-현대성서주석』, (서울: 한국장로교출판사, 2006)을 주로 참고하였다. 

 


1) 현재의 삶을 하나님께서 정하신 그대로 받아들이라

전도자는 우리의 힘과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이나 자신의 모습을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으로 받아들이라고 충고한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들을 정하셨고(3:1-15; 5:19; 6:1이하; 9:1), 인간들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을 바꿀 수도 없고 완전히 이해하거나 예상할 수도 없다(3:17; 11:1-6). 그러므로 현재의 결핍과 질병과 고통까지라도 하나님이 정하신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일은 하나님이 정하신 때가 있는데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때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찾고 그 의미가 이루어지도록 삶의 방향을 맞추어 나갈 때 우리와 이 세상은 ‘좋고’ 아름다울 수 있기 때문이다(3:11).

 

3:1 범사가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2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3 죽일 때가 있고/ 치료할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4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5 돌을 던져 버릴 때가 있고/ 돌을 거둘 때가 있으며//

  안을 때가 있고/ 안는 일을 멀리 할 때가 있으며

6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으며

7 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으며//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

8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

9 일하는 자가 그의 수고로 말미암아/ 무슨 이익이 있으랴

10 하나님이 인생들에게 노고를 주사/ 애쓰게 하신 것을 내가 보았노라

11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

 



전도자는 3장 1-10절에서 28개의 때를 14개의 대조적인 쌍으로 제시한다. 전도자는 이 모든 때를 하나님이 주관하시고 허락하시는 것으로 보면서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신다고 말한다. 즉 위의 모든 삶의 국면들은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들에게 허락하신 적절한 ‘때’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항상 고통만 당하는 사람도 없고 항상 기쁜 일만 생기는 사람도 없기에 각각의 때에서 하나님이 허락하신 유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하고, 하나님이 하라고 하시는 ‘수고’를 제대로 감당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때에 가장 적합한 일이 일어나게 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인정에서 비롯되는 태도다. 우리가 우리의 때를 아름답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 일을 영원의 관점에서 행하시기 때문이다(11하반 절). 우리가 잘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당할 때라도 우리의 짧은 지식으로 그 일들을 이해하고 평가하려고 하기보다는, 겸손하게 하나님의 영원을 사모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가 가장 아름다운 때이고, 지금의 이 모습을 받아들이며 기쁘게 사는 것이 지혜롭게 사는 길이다.


이러한 전도자의 충고는 그렇지 않았더라면 우리를 한없이 우울하게 만들고 낙담시켰을 우리 삶에 일어나는 상실과 실패들을 영원의 관점에서 보게 한다.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시고” “영원을 사모하게 하시며”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측량할 수 없게 하시는” 하나님의 뜻 가운데서 그 상실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교훈은 우울증을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한 설교와 목회 상담과 목회적 돌봄에서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2) 이룰 수 없는 야망들과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고생하거나 걱정하지 말고 현재의 삶을 최대한 누리고 즐기라


‘해 아래’ 사는 인간은 아무리 많은 노력과 수고를 해도 이룰 수 없는 일들이 있다. 한 세대는 가고 다음 세대가 오지만 해 아래는 새것이 없고(1:5-11), 세상은 옛날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재할 뿐이다. 인간이 땀 흘리며 수고했지만 세상에는 특별히 의미 있을 만한 진보도 없고 변화도 없다. 해는 서쪽에서 지고 동쪽에서 뜨기를 반복하고 동일한 바람이 불고 강물이 계속 흘러도 바다를 다 채우지 못하는 것처럼 인간은 어떤 것도 궁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으며(1:12-15; 6:10; 7:13), 일상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1:2-4; 2:1-11). 그러므로 이룰 수 없는 비실제적인 야망들을 추구하는 모든 인간적인 시도들은 그들을 환멸로 이끌 수밖에 없다.

 

 

전도서1:2-11

2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3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4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5 해는 뜨고 해는 지되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6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아가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바람은 그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7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채우지 못하며 강물은 어느 곳으로 흐르든지 그리로 연하여 흐르느니라

8 모든 만물이 피곤하다는 것을 사람이 말로 다 말할 수는 없나니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가득 차지 아니하도다

9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에는 새 것이 없나니

10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가 있기 오래 전 세대들에도 이미 있었느니라

11 이전 세대들이 기억됨이 없으니 장래 세대도 그 후 세대들과 함께 기억됨이 없으리라

 

사람들은 아무리 많이 가져도 만족하지 못한다. 그 야망이 점점 더 커지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들의 눈에 보기에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 같은 사람들도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어떤 성공도 그들에게는 참된 기쁨을 주지 못할 것이다(5:10-14).

 

 

전도서 5:10-14

10 은을 사랑하는 자는 은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풍요를 사랑하는 자는 소득으로 만족하지 아니하나니 이것도 헛되도다

11 재산이 많아지면 먹는 자들도 많아지나니 그 소유주들은 눈으로 보는 것 외에 무엇이 유익하랴

12 노동자는 먹는 것이 많든지 적든지 잠을 달게 자거니와 부자는 그 부요함 때문에 자지 못하느니라

13 내가 해 아래에서 큰 폐단 되는 일이 있는 것을 보았나니 곧 소유주가 재물을 자기에게 해가 되도록 소유하는 것이라

14 그 재물이 재난을 당할 때 없어지나니 비록 아들은 낳았으나 그 손에 아무것도 없느니라

 

 

 

또한 전도자는 세상은 온갖 학대와 불의함으로 가득 차 있지만 사람들은 학대받는 자들의 눈물을 닦아 주지 않으며(4:1-6; 3:16), 사람들은 경쟁과 시기심에서 비롯된 쉼 없는 수고를 한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보다 한 발 더 앞서기 위해 무한 경쟁을 유도하는 세상, 더 나은 업적을 위해 동료와 친구들을 경쟁 대상으로 만들어 학대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거기에는 만족이 없다. 이런 삶은 참으로 피곤하게 하고 경쟁에서 뒤쳐진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또 어떤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서 일하는지도 모른 체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열심히 일만 하다가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아무런 유익도 누리지 못하고 죽기도 한다(4:8).

 

 

전도서 4:1-8

1 내가 다시 해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학대를 살펴 보았도다 보라 학대 받는 자들의 눈물이로다 그들에게 위로자가 없도다 그들을 학대하는 자들의 손에는 권세가 있으나 그들에게는 위로자가 없도다

2 그러므로 나는 아직 살아 있는 산 자들보다 죽은 지 오랜 죽은 자들을 더 복되다 하였으며

3 이 둘보다도 아직 출생하지 아니하여 해 아래에서 행하는 악한 일을 보지 못한 자가 더 복되다 하였노라

4 내가 또 본즉 사람이 모든 수고와 모든 재주로 말미암아 이웃에게 시기를 받으니 이것도 헛되어 바람을 잡는 것이로다

5 우매자는 팔짱을 끼고 있으면서 자기의 몸만 축내는도다

6 두 손에 가득하고 수고하며 바람을 잡는 것보다 한 손에만 가득하고 평온함이 더 나으니라

7 내가 또 다시 해 아래에서 헛된 것을 보았도다

8 어떤 사람은 아들도 없고 형제도 없이 홀로 있으나 그의 모든 수고에는 끝이 없도다 또 비록 그의 눈은 부요를 족하게 여기지 아니하면서 이르기를 내가 누구를 위하여는 이같이 수고하고 나를 위하여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가 하여도 이것도 헛되어 불행한 노고로다

 

 

설사 인간의 눈에 보기에는 아무리 훌륭하게 보이는 일을 한 사람도 결국 죽을 때는 짐승과 동일한 숨을 몰아쉬다가 짐승과 동일한 죽음을 맞이한다(3:19; 2:15; 7:15; 8:14; 9:1-3; 10:5-7). 이러한 죽음이 가까이 다가 올 때 인간은 삶의 허무를 느낄 수밖에 없고 그 동안 해 왔던 일들이 얼마나 쓸모없는 것이었는지를 뼈저리게 깨닫고 우울해 한다.

 

 

전도서3:19-22

19 인생이 당하는 일을 짐승도 당하나니 그들이 당하는 일이 일반이라 다 동일한 호흡이 있어서 짐승이 죽음 같이 사람도 죽으니 사람이 짐승보다 뛰어남이 없음은 모든 것이 헛됨이로다

20 다 흙으로 말미암았으므로 다 흙으로 돌아가나니 다 한 곳으로 가거니와

21 인생들의 1)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1)혼은 아래 곧 땅으로 내려가는 줄을 누가 알랴 히, 영히, 영

22 그러므로 나는 사람이 자기 일에 즐거워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음을 보았나니 이는 그것이 그의 몫이기 때문이라 아, 그의 뒤에 일어날 일이 무엇인지를 보게 하려고 그를 도로 데리고 올 자가 누구이랴

 

사람들도 믿을 수 없다. 하나님은 사람들을 정직하게 지으셨지만 그들은 다른 사람보다 앞서서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 많은 꾀를 낸다(7:24-29; 시 10:2; 36:4 참조). 그래서 사람조차도 실망을 안길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친구나 가족이나 동료들을 지나치게 의존하고 믿었다가 물질과 신뢰와 관계를 송두리째 날려버리는 엄청난 상실을 경험한다.

 

 

전도서7:29

29 내가 깨달은 것은 오직 이것이라 곧 하나님은 사람을 정직하게 지으셨으나 사람이 많은 꾀들을 낸 것이니라

 

또한 사람들은 늘 현재가 아닌 미래에 목숨을 걸고 산다. 즉 미래의 성공과 미래의 업적과 행복을 내다보면서 현재를 희생시킨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들이 죽은 후에 올 일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바로 앞에 일어날 일조차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들의 모든 수고는 늘 불확실성을 고려해야만 한다(2:18; 6:12; 7:14; 9:12). 미래는 우리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는 것이기에 미래를 그분께 맡기며 현재 해야 할 수고를 하고, 현재의 상황에서 만족해야 한다. 기다린 미래가 오지 않는다면 희생된 현재가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결과가 오지 않았을 때 잃어버린 과거를 돌아보며 우울해 한다.

 

 

전도서7:14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 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

전도서8:7 사람이 장래 일을 알지 못하나니 장래 일을 가르칠 자가 누구이랴

8:8 바람을 주장하여 바람을 움직이게 할 사람도 없고 죽는 날을 주장할 사람도 없으며 전쟁할 때를 모면할 사람도 없으니 악이 그의 주민들을 건져낼 수는 없느니라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이 즐거움과 행복을 줄 것이라고 하는 것들을 얻으면 참된 기쁨이 올 것인가? 솔로몬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전도자는 지혜롭게 인생을 경영하여 사업도 크게 하고, 집도 크게 짓고, 포도원과 과수원도 가꾸고, 화려한 정원, 수많은 노비, 많은 부귀와 영화와 재물을 얻어, 매일 잔치를 벌이며 쾌락을 누린다 하더라도 그것이 참된 만족을 줄 수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2:1-11). 그것은 거짓된 즐거움이어서 엄청난 허무와 우울을 안겨다 줄 뿐이다. 

 

 

전도서2:10-11

10 무엇이든지 내 눈이 원하는 것을 내가 금하지 아니하며 무엇이든지 내 마음이 즐거워하는 것을 내가 막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나의 모든 수고를 내 마음이 기뻐하였음이라 이것이 나의 모든 수고로 말미암아 얻은 몫이로다

11 그 후에 내가 생각해 본즉 내 손으로 한 모든 일과 내가 수고한 모든 것이 다 헛되어 바람을 잡는 것이며 해 아래에서 무익한 것이로다

 

 

그러면 전도자는 이처럼 한계 많고 무의미하게 보이고 미래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가? 전도서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핵심적인 충고는 현재 나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모든 것을 진정으로 기뻐하며 그것들을 최대한 누리고 즐기라는 것이다(2:24-25; 3:12-13,22; 5:18-20; 7:14; 8:15; 9:7-9; 11:8-9). 이것은 앞에서 말했던 일종의 쾌락주의와는 다른 충고이다. 인간적인 관점에서 이룬 것이 많고 많은 것을 소유했기에 그것을 비로소 누리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가진 것이 적고 이룬 것이 별로 없다고 할지라도 순간순간 하나님께서 주신 소득, 하나님께서 이루게 하신 일을 하나님의 선물로 알고 감사하고 누리고 나누라는 말이다. 무엇보다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사도 바울이 빌립보서 4장에서 말한 자족의 비결과도 일치한다.

 

 

전도서2:14

14 사람에게 먹고, 마시고, 자기일에 만족하는 것 이상으로 좋은 일은 다시 없다. 내가보니, 이것 역시 하나님의 손이 정하신 대로다.(아가페쉬운성경)


전도서 9:7-10

7 너는 가서 기쁨으로 네 음식물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네 포도주를 마실지어다 이는 하나님이 네가 하는 일들을 벌써 기쁘게 받으셨음이니라

8 네 의복을 항상 희게 하며 네 머리에 향 기름을 그치지 아니하도록 할지니라

9 네 헛된 평생의 모든 날 곧 하나님이 해 아래에서 네게 주신 모든 헛된 날에 네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즐겁게 살지어다 그것이 네가 평생에 해 아래에서 수고하고 얻은 네 몫이니라

10 네 손이 일을 얻는 대로 힘을 다하여 할지어다 네가 장차 들어갈 스올에는 일도 없고 계획도 없고 지식도 없고 지혜도 없음이니라

 

전도자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수고에 대해서 주신 것을 그 때 그 때 누리되,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웃들과 함께 누릴 수 있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말한다. ‘헛된 평생의 모든 날’이지만 하나님께서 깨닫게 하시는 의미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선물들을 누리는 기쁨으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라는 말이다. 만약에 전도자의 이 충고대로 우리가 우리의 모든 수고를 하나님나라를 위한 수고로 알고 즐겁게 일하고, 그 일에서 나온 소득을 만족해하고, 그 소득으로 가족이나 이웃들과의 관계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면, 더 높은 것, 더 많은 것을 추구하다가 우울해지는 일들은 분명히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교회의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에게 그들의 젊은 날을 건강하게 누리고 즐거워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공부나 삶의 준비를 즐겁게 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젊음을 충분히 누리면서 하나님나라를 세워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전도서가 충고하는 행복한 삶의 비결이다(11:7-10). 


3) 한계가 많은 지혜라도 잘 사용하면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계명을 지키라

전도자는 진정한 의미에서 회의주의자는 아니다.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인간적 수고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지만 우리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지혜를 잘 사용해서 인생을 경영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전도서 곳곳에는 어떻게 하면 삶을 지혜롭게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의 잠언들이 등장한다. 지혜가 어리석음보다 훨씬 더 낫다는 것이다(2:13이하; 7:11이하; 8:1,5; 9:17이하; 10:1-3,12-15; 12:11). 이 세상을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당신의 대리 통치자들인 인간에게 주신 선물이 바로 지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도자는 아무리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라고 하더라도 인간의 지혜가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기대하거나(1:16-18) 지속적인 보상과 유익을 보장해줄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충고한다(2:12-17; 4:13-16; 9:13-16). 즉 우리가 열심히 공부하고 지혜롭게 일해서 일정한 성취를 이루고 맛볼 수 있지만 그 모든 일에서도 그 지혜 자체보다는 그 지혜를 주신 하나님을 더 의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동일한 지혜로 다른 일들에서도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과신하게 된다면 쓰디쓴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것은 삶의 허무함과 우울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오늘의 지혜가 내일에도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 세상의 불의와 부조리와 어리석음은 인간의 지혜와 영예를 쉽게 무너뜨리고 더럽힌다(9:17-18; 10:1).

 

 

전도서 1:16-18

16 내가 내 마음 속으로 말하여 이르기를 보라 내가 크게 되고 지혜를 더 많이 얻었으므로 나보다 먼저 예루살렘에 있던 모든 사람들보다 낫다 하였나니 내 마음이 지혜와 지식을 많이 만나 보았음이로다.

17 내가 다시 지혜를 알고자 하며 미친 것들과 미련한 것들을 알고자 하여 마음을 썼으나 이것도 바람을 잡으려는 것인 줄을 깨달았도다.

18 지혜가 많으면 번뇌도 많으니 지식을 더하는 자는 근심을 더하느니라.


전도서 2:13-17

13 내가 보니 지혜가 우매보다 뛰어남이 빛이 어둠보다 뛰어남 같도다

14 지혜자는 그의 눈이 그의 머리속에 있고 우매자는 어둠 속에 다니지만 그들 모두가 당하는 일이 모두 같으리라는 것을 나도 깨달아 알았도다.

15 내가 내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우매자가 당한 것을 나도 당하리니 내게 지혜가 있었다 한들 내게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하였도다. 이에 내가 내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이것도 헛되도다 하였도다

16 지혜자도 우매자와 함께 영원하도록 기억함을 얻지 못하나니 후일에는 모두 다 잊어버린 지 오랠 것임이라 오호라 지혜자의 죽음이 우매자의 죽음과 일반이로다

17 이러므로 내가 사는 것을 미워하였노니 이는 해 아래에서 하는 일이 내게 괴로움이요 모두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기 때문이로다.


전도서 8:17

17 또 내가 하나님의 모든 행사를 살펴 보니 해 아래에서 행해지는 일을 사람이 능히 알아낼 수 없도다 사람이 아무리 애써 알아보려고 할지라도 능히 알지 못하나니 비록 지혜자가 아노라 할지라도 능히 알아내지 못하리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고 그 지혜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든 솔로몬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았다(1:17). 지혜가 많으면 고민과 근심도 더 깊어지고 모르는 것이 더 많아진다(1:18). 내가 좀 안다고 생각하고 세상의 일과 내 인생을 내 지혜대로 처리하다가는 어느 순간 다가온 죽음을 허무하게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말 부조리한 것은 지혜로운 사람의 죽음이나 어리석은 사람의 죽음이 동일하여 둘 다 금방 잊혀지는 것이 세상 역사다(2:14-16). 우리의 지혜로 세상이 완전히 달라지고 그래서 우리의 이름이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짜 지혜로운 사람은 지혜의 한계를 인정하고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인식을 늘 하면서 지혜로운 길을 선택하는 사람일 것이다. 전도자는 책도 읽고, 강의도 듣고, 사람들의 경험과 지혜에도 귀를 기울여서 지혜를 분별해야 하지만, 그 모든 노력이 우리의 삶과 세상의 이치를 다 깨닫게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한다. 우리의 지혜의 한계를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인정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고, 겸손하게 하나님 앞에 엎드려서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라고 한다.


또 짐승과 동일한 숨을 쉬다가 짐승과 동일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삶임을 늘 인식하라고 한다(3:19-22). 그래서 늘 삶의 의미를 드러내주는 죽음을 인식하면서 살고 그 죽음 앞에서 이름이 빛나도록 지혜로운 삶을 살라고 충고한다(7:1-4).

 

 

전도서 1:1-4

1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 왕 전도자의 말씀이라

2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3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4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죽는 날이 태어난 날 보다 더 나은 것은 아름다운 이름을 남기고 죽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짐승처럼 죽는 것처럼 보이고, 지혜자가 우매자와 같이 죽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이 주신 삶을 기쁘게 누리며 그분의 뜻을 이룬 사람들의 이름은 영원히 기억된다는 말이다. 늘 죽음이 있음을 인식하는 사람은 일이 잘 풀릴 때도 고난과 슬픔의 때를 준비하고, 진지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하나님이 허락하실 부활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전도자는 “지나치게 의인이 되지 말며 지나치게 지혜자도 되지 말라”(7:16)고 충고한다. 마치 우리가 노력하면 완벽한 의인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완전한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하지 말라는 충고이다. 나의 의와 지혜에 집착하다 보면 다른 사람의 죄와 어리석음을 무조건 정죄하고 비판하기 쉽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도리어 모든 사람들이 죄를 지을 수 있음과 이 세상에는 완벽한 의인이 없음을 인정하면서 살라고 한다(7:19-22).


이처럼 삶과 세상에 대한 적절한 지혜를 갖는 것이 우울증을 예방한다. 더불어 인간 지혜의 한계와 죽음을 인식하는 것이 지나친 기대를 하지 않게 하고, 상실과 실패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게 한다. 급격한 좌절과 절망과 우울함에 빠지지 않게 한다.


하지만 지혜의 한계를 인정하고 죽음 앞에 삶을 비춰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혜가 한이 없으시고 ‘해 아래’서의 우리의 삶을 주관하실 뿐만 아니라 죽음 너머에서도 우리를 심판하실 창조주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래서 전도서의 결론은 잠언이나 욥기의 결론처럼 “여호와를 경외하라”이다.

 

 

전도서 12:13-14

13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14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

 

전도자는 자신의 가르침인 전도서 또한 ‘한 목자’이신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강조한다(12:11). 그러면서 우리가 어떻게 살면 가장 행복할 수 있는지를 아시는 그분의 가르침에 주의하라고 한다(12절). 그런 다음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명령을 지키라고 명령한다. 하나님을 경외한다는 것은 우리의 창조주요 구원자이신 하나님을 우리의 삶의 주인으로 모시고 사는 것을 의미한다(3:14; 5:7; 7:18; 8:12). 내 뜻대로 살지 않고 하나님께서 의도하시고 목적하시는 대로, 즉 그분의 말씀을 지키며 사는 것을 말한다(13절). 인생의 고난과 삶의 회의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선하신 다스림을 믿으면서도, 우리의 삶이 하나님 앞에서 영원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을 의식하고 사는 것을 말한다(14절). 하지만 이것은 율법주의적이고 심판의 두려움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삶을 의미하지 않는다. 현재의 삶이 하나님이 주신 선물임을 알고 현재 내가 누리고 기뻐해야 할 것을 제대로 누리고, 현재 내가 행해야 할 선을 제대로 행하는 것이다. 아래의 구절들을 그것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전도서 3:12-13

12 사람들이 사는 동안에 기뻐하며 선을 행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는 줄을 내가 알았고

13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도 또한 알았도다.


전도서 5:18-19

18 사람이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바 그 일평생에 먹고 마시며 해 아래에서 하는 모든 수고 중에서 낙을 보는 것이 선하고 아름다움을 내가 보았나니 그것이 그의 몫이로다

19 또한 어떤 사람에게든지 하나님이 재물과 부요를 그에게 주사 능히 누리게 하시며 제 몫을 받아 수고함으로 즐거워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라


전도서 11:9-12:2

9 청년이여 네 어린 때를 즐거워하며 네 청년의 날들을 마음에 기뻐하여 마음에 원하는 길들과 네 눈이 보는 대로 행하라 그러나 하나님이 이 모든 일로 말미암아 너를 심판하실 줄 알라

10 그런즉 근심이 네 마음에서 떠나게 하며 악이 네 몸에서 물러가게 하라 어릴 때와 검은 머리의 시절이 다 헛되니라  

12:1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에, 나는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들이 가깝기 전에

2 해와 빛과 달과 별들이 어둡기 전에, 비 뒤에 구름이 다시 일어나기 전에 그리하라

 

 

전도자는 위의 11장 본문에서 특별히 청년들에게 충고한다. 신속하게 지나가버리는 허무한 삶이기에 하나님께서 젊음의 날에만 누릴 수 있도록 주신 선물들을 최대한 누리고 즐거워하라고 한다. 젊은 때만 이룰 수 있는 하나님의 뜻을 행하라고 한다. 심판하실 하나님 앞에서, 미래에 대한 염려와 근심에 짓눌려서 현재 누리라고 주신 하나님의 선물과 일들을 누리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는 말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너무나 많은 미래의 근심들과 짐을 가지고 산다. 젊음을 즐기기보다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고통가운데서 보낸다.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공부의 짐에 짓눌려 있다. 청년들은 취업 때문에 대부분의 젊음을 소비한다. 젊음을 누릴 시간이 없다. 또 젊은이들은 근심과 걱정이 많을수록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쉽게 죄악의 유혹에 넘어간다. 그러다 보면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고 미래에 대한 초조함은 더해 간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우울해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도자의 충고는 매우 의미심장하고 적절하다.


교회와 어른들이 젊은이들이 건강하게 젊음을 누리는 방법들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젊을 때에 꼭 해야 할 일들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어야 한다. 사회와 하나님나라를 위해서 그들만이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을 하게 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죽음이 이르기 전에 창조주를 기억하는 방법이다(12:1). 그것이 늙기 전에 창조주께서 우리에게 주신 삶을 충분히 누리는 길이다. 이렇게 젊음과 현재를 창조주 하나님의 뜻에 맞게 누릴 때 우리는 후회와 상실과 실패에 대한 좌절, 우울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또 전도자는 하나님을 자신의 야망을 이루는 수단으로 삼지 말라고 한다. 신앙과 기도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하나님을 조종하는 수단으로 삼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전도자는 하나님을 예배할 때에 말을 많이 하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삼갈 것을 충고한다(5:1-2). 하나님의 뜻을 알아야 그것을 누리고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또 하나의 길은 선을 행하는 것이다. 전도자는 3장 12절에서 분명히 하나님이 주신 삶을 누리는 길의 하나로 선을 행할 것을 권면한다. 하나님의 명령들을 지키는 것이다. 불의가 판을 치고 부조리가 가득한 세상에서 ‘선을 행하는 것’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는 것’은 매우 어리석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창조주 하나님이 이 세상을 근본적으로 선하게 다스리고 계심을 믿는 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을 행하는 것을 즐거워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만이 삶의 허무를 이기는 길이고 영원한 의미를 남기는 길임을 믿기 때문이고, 살아계신 창조주께서 그것을 보증해 주시기 때문이다(8:12-13).


우리가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행해야 할 선 중에서 전도자가 특별히 추천하는 것은 공동체적인 협력과 이웃을 돌아보는 삶이다. 전도자는 혼자서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둘 이상의 사람들이 힘을 합해서 일할 때 훨씬 더 크고 아름다운 일을 이룰 수 있음을 강조한다(4:9-12). 서로를 붙들어주고 격려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이 허락하신 행복의 길임을 말하는 것 같다. 또 미래가 불투명하더라도 우리가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씨를 뿌려야 할 영역은 가난한 이웃들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라고 충고한다(11:1-6). 이러한 전도자의 충고는 오늘날과 같은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서로를 짓밟아야 하는 엄청난 스트레스 가운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으로 하나 된 공동체가 얼마나 엄청난 복음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하나님나라와 의를 위해서 함께 수고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함께 나눌 참된 가족과 친구를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 서로의 아픔과 고통을 위해서 눈물 흘리며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교회가 있다면 그 교회에서는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요약하자면, 전도서는 우리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질서 가운데서 어떻게 하면 우리의 삶을 의미 있고도 하나님의 목적에 맞게, 그러면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에 대한 교훈을 제공한다. 우선적으로 하나님을 우리의 생활과 일과 행동들의 중심에 모시고, 하나님께서 우리 삶에 정하신 몫을 만족하게 받아들이며, 창조주이시자 왕이신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신뢰하고 순종한다면 우리는 이런 삶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삶을 누릴 수만 있다면 삶에서 당하는 상처와 상실과 실패 때문에 우리의 삶이 우울해지고 황폐하게 되는 일은 자연스럽게 막을 수 있을 것이다.


5. 요약 및 결론

우울증은 교회 안팎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증상으로, 우울한 감정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임상적으로 가장 흔한 정신장애 중의 하나다. 이 우울증에 걸리면 부정적 인지, 부정적 사고, 부정적 감정을 갖게 된다. 슬픔과 분노, 불안, 죄책감, 수치심 등과 같은 감정에 압도되어 모든 삶의 활동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게 되고, 대인 관계를 회피하게 되며, 신체적으로도 수면장애 등을 유발한다. 우울증을 일으키는 원인들은 다양하지만 목회적 관점에서 중요한 우울증은 ‘반응성 우울증’이다. ‘반응성 우울증’은 주로 삶에서 중요한 것을 상실했을 때 그 반응으로 생긴 우울증으로 가장 일반화된 우울증의 형태다. 신학적인 관점에서 반응성 우울증에 정말로 문제가 되는 것은 상실 그 자체보다는 상실된 것에 대한 집착이다. 목회자는 상담과 돌봄, 그리고 말씀을 통해서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그런 집착에서 벗어나 상실과 실패를 건강하게 수용할 수 있도록 돌볼 수 있다.


전도서는 이러한 삶의 허무와 우울함을 극복하는 하나님의 지혜로 우리에게 주어진 책이다. 전도자는 하나님의 뜻과 무관한 ‘해 아래’서의 삶은 참으로 허무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하나님을 경외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인 일의 소득과 삶의 매 순간을 즐거워할 때 창조주 하나님이 약속하신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전도자는 먼저, 우리의 힘과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이나 자신의 모습을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으로 받아들이라고 충고한다. 둘째로, 이룰 수 없는 야망들과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고생하거나 걱정하지 말고 현재의 삶을 최대한 누리고 즐기라고 충고한다. 셋째로, 한계가 많은 지혜라도 잘 사용하면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계명을 지키라고 충고한다. 우리가 전도자의 충고대로 하나님을 우리의 생활과 일과 행동들의 중심에 모시고, 하나님께서 우리 삶에 정하신 몫을 만족하게 받아들이며, 창조주이시자 왕이신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신뢰하고 순종한다면 삶에서 당하는 상처와 상실과 실패 때문에 우리의 삶이 우울해지고 황폐하게 되는 일은 자연스럽게 예방될 수 있을 것이다.


6.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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