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우리 인생의 주인이시며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문안 올립니다.

지난 1월 초 이곳에 도착하여 새롭게 시작한 론다의 생활은 주 5일 매일 오전 4시간씩의 스페인어의 수업 과정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마음은 늘 아프리카에 가 있지만 갈 수가 없어서 아프리카 대륙을 마주한 이 곳 스페인 남단 안달루시아의 작은 도시 론다의 생활은 여기가 유럽인지 아프리카인지 구분이 잘 안 될 때가 많습니다.(실제로 스페인 남단 알헤시라스에서 모로코까지는 해상으로 약 15킬로가 떨어져 있음). 아프리카와 비슷한 점은 이곳 사람들은 낙천적이고, 친절하고, 말로는 안 되는 일이 없고, 공짜나 선물을 좋아하고, 지나치게 더운 날씨 탓인지(연중 300일 이상이 태양이 가득하고 여름에는 40-45도 까지 올라감) 조금은 게으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다른 점은 여타 유럽의 나라들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예의바르며, 개인적이고, 말하기 좋아하고, 열정적이며(축구, 투우, 플라멩코 춤 등) 여가를 즐길 줄 알고, 지나치게 종교적입니다.


▲ 누에보 브릿지와 론다 전경
  이곳 론다는 로마시대에 형성된 도시로 지난 역사상 약 800년 동안 (711년~1492년) 아랍으로부터 온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세력의 점령으로 많은 영향을 받아서인지 그 후손들이 살고 있는 것처럼 착각될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이곳 사람들은 머리가 검고, 얼굴은 북아프리카 사람들과 비슷한데, 종교는 대부분 가톨릭이고, 하몽(돼지 뒷다리를 소금물에 절여 말린 고기)을 즐겨 먹고, 더운 날씨 때문인지 낮에는 시에스타(2시부터 5시까지는 집에서 쉼)를 즐기는 남부의 대표적인 하얀 집들로 이루어진 도시입니다. 시내 중심에 두 협곡 사이로 높이 100미터나 되는 누에보(새로운) 다리는 헤밍웨이가 스페인 내전을 중심으로 쓴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는 소설의 배경이며, 근대 스페인 투우의 창시자인 프란시스코 로메로의 고향으로 오래된 투우장이 있고, 아랍 시대의 모스크 위에 세워진 성당들, 아랍 목욕탕 등등... 그리고 사방은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으며, 협곡 위에 우뚝 선 천혜의 성벽으로 해발 700미터에 세워진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 고난주간과 부활주일 모습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카톨릭 신자들이고, 수시로 열리는 축제의 대부분이 가톨릭과 연관되어 있으며, 아직도 마리아 숭배가 대단한 인구 4만의 작은 도시입니다. 그러나 많은 젊은 사람들은 가톨릭교회가 프랑코 독재 시절에 지나치게 독재의 앞잡이 노릇을 한 사실에 식상해서 가톨릭과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 도시에 가톨릭 성당은 20개가 넘게 있는데, 개신교는 유일하게 오순절 계통의 작은 교회가 하나 있습니다. 이 교회는 매 주일 약 30명이 모이는 미자립 교회입니다. 그나마 교인들도 본토 사람들보다는 외국에서 이주해 온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이곳 사람들의 외모는 아랍사람들과 많이 흡사하고, 종교는 가톨릭이며, 이들 문화 속에 아랍 문화(주택, 언어, 음악, 플라멩코 춤 등)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 곽상호 선교사의 가족사진
 저희 부부는 처음에 바르셀로나로 가기를 원했는데, 비자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아서 이곳 말라가 대학 부설 어학원에서 학생 비자를 받아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일은 어렵기도 하지만 또한 흥미가 있습니다. 아브라함처럼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온 이 곳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으며 열심히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이곳 어학원에는 40명 정도의 학생들이 있는데, 미국, 중국, 한국 기타 등등의 나라에서 온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약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말라가에 한가정의 신실한 집사님 부부가 계셔서 매달 한 두 번씩 가서 교제를 나누며 함께 기도하며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그 인근 마르베야라고 하는 도시에는 한인 대여섯 가정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중동, 유럽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이 특이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뿌리내려 온 이 사람들의 신앙과 삶 속으로 들어가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우리 주님이 원하시는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 저희의 기도제목입니다. 그러나 이 일이 우리의 힘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 그 분의 능력과 뜻대로 되는 일임을 알기에 겸손하게, 무릎으로 배우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이 곳 스페인에도 경제 위기로 말미암아 서민들의 삶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곳곳에 지진, 기근, 홍수 등의 자연 재해와, 여러 가지 정치, 경제적 문제로 말미암아 생기는 위기들을 바라보면서, 이 마지막 때에 우리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영적으로 깨어 승리하는 삶을 사는 저희들이 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족한 저희를 보내어 놓고 오늘도 새벽마다 기도하며 사랑으로 후원해 주시는 교회, 목사님, 장로님, 성도 여러분들께도 하나님의 평강과 은혜가 더욱 넘치시기를 기도하며 사랑을 전합니다.


  곽상호 박현숙 선교사 올림.



* 저희를 위하여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

1. 사역의 방향과 차기 비자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2. 코트디브와르 맵시교회의 크리스티앙 목사와 성도들을 위하여(교회의 자립, 안정된 신앙생활과 건축 마무리를 위하여)

3. 바르셀로나 마따로 교회의 사만케 목사와 교인들의 믿음을 위하여

4. 연로하신 부모님들과 자녀들 위해: 소라(9월1일 결혼예정), 소망(6월초에 제대, 9월 복학준비 중), 소영(3월 입대, 군복무중)

5. 곽상호, 박현숙 선교사의 언어공부와 영육간의 강건함을 위하여.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