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 구조를 설교와 예배에 적용해 본 경우
필자가 8년 반 동안 로테르담 사랑의 교회를 섬겼다. 이 교회는 네덜란드 개혁교회라는 주변 환경에서 독립교회이지만 교회의 신조로서 대륙의 개혁교회들의 표준 문서를 받았다.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과 벨직 신앙고백서(네덜란드 신앙고백서)를 받았다. 그래서 학습과 세례 교육을 위해서, 그리고 주일 오후에 교리문답을 반복해서 가르쳤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나 대소요리문답과 비견되는 내용들이다.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은 52주로 문답이 나누어져 있어서 매 주일에 교육하거나 설교하기에 편리하다. 필자가 교리문답과 신앙고백서를 가르치면서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의 삼중구조가 가진 특성이 예배와 설교에서 가질 수 있는 적실성을 구상해 보았다.
1.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의 삼중구조에 대해서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은 52주일 127문답으로 구성되었다. 이것이 내용적으로 삼부로 나누어진다. 1부는 죄와 비참, 2부는 죄와 비참으로부터 인간의 구원, 3부는 죄와 비참으로부터 구원을 받은 성도들의 감사로서의 삶이다. 쉽게 한 단어씩 표현하자면 죄, 구원, 감사이다. 이것은 종교개혁의 최대의 관심사인 구원이 은혜로부터 온다는 중심 주제를 잘 표현한 구성이다. 나아가서 개혁파의 특징으로서 구원 얻은 성도들의 삶의 지침으로서 율법의 제 3용법을 감사라는 이름으로 강조한 구성이기도 하다.
교리문답의 내용은 일반적으로 단순하다. 1부 죄와 비참에서는 인간의 비참의 원인으로서 죄를 규정한다. 여기에 원죄와 자범죄를 언급한다. 선한 창조에도 불구하고 죄가 인간의 모든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다. 2부 구원에 있어서는 이런 죄의 비참에서 구원을 받는데 있어서 하나님 의의 기준을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는가를 논의한다. 인간 스스로나 다른 피조물이 하나님의 진노를 감당하고 극복하여 구원을 가져올 수 없기에 하나님이면서 인간이신 그 아들 예수님을 통해서 구원을 주신다. 이런 구원의 역사를 믿는 참된 믿음이 필요하다. 이런 참된 믿음은 사도신경에 잘 요약되어 있다. 그리고 나서 참된 믿음의 형성과 성장을 위해서 말씀과 세례와 성찬이란 성례의 방식이 도입된다. 말씀을 들음으로 믿음이 생기고 성례를 통해서 믿음이 자란다. 그리고 세례와 성찬에 참여할 자격을 결정할 교회의 열쇠 권을 다룬다. 3부에서는 구원을 얻은 성도들이 어떻게 구원의 감사를 표현할 것인가를 문답한다. 구원을 주신 하나님의 뜻에 합한 삶을 살도록 십계명을 제시하고, 그리고 그 십계명의 뜻을 온전히 이루도록 기도함으로 순종하게 하기 위해서 주기도문을 제시한다.
이러한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의 삼중 구조는 성경을 해석하여 설교함으로 일어나는 구속사적 사건들을 잘 정리해 준다.
2. 교리문답이 설교에 주는 함의
설교는 성경 본문을 해석해서 회중들이 놓인 역사적 상황을 돌아보고 복음의 능력으로 회개 혹은 상황의 변화를 만들도록 요청하는 메시지를 주는 일이다. 따라서 설교의 시작으로서 본문의 선택은 역사적 현장이 고려되지 않을 수 없다. 회중들의 고통과 아픔, 그리고 실패와 문제, 그리고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의 부조리와 정의롭지 못함 등이 설교의 고려 사항이다.
이런 현실들은 모두 죄와 비참에 해당된다. 현실적인 장벽과 어려움이 근본적으로 죄라는 것을 본문을 통해서 다시 한번 고백되도록 설교가 보여주어야 한다. 특정한 역사의 한 순간에 일어난 사건을 계시로 만든 성경을 해석함으로 오늘의 우리 현실도 죄가 여전히 지배한 결과임을 인식하게 한다.
그리고 나아가서 이런 죄가 만든 비참을 벗어나게 하는 구원하는 힘으로서 복음과 그 능력을 소개한다. 읽은 설교 본문을 통해서 어떻게 이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에 접근하는가 하는 문제는 설교학의 중심 문제이다. 구약 본문을 다룰 때, 특히 역사서일 경우, 법전의 경우, 그리고 시가서와 같은 경우에 어떻게 복음이 선포될 것인가?
성경 본문은 어떤 경우에도 구속사적이다. 구속사적이라는 말은 구원이 경험되는 구체적인 사건이나 고백을 담고 있음이다. 그 구원은 근거없는 우연이기 보다는 하나님의 약속에 근거한 신앙으로 일어나는 구원이다. 위기의 상황에서도 하나님에 대한 신뢰, 그의 말씀에 대한 신뢰, 그리고 약속에 대한 신뢰가 빗어내는 근본적인 구원이 바로 복음이다. 이런 복음적 내용이 십자가와 부활의 방식이다. 따라서 모든 설교는 이런 구원을 경험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죄와 비참의 현실에서 구원을 얻은 성도들이 어떻게 바른 현실을 만들어내어야 하는가의 과제가 죄와 비참의 현실과 대조가 되어서 제시되어야 한다. 이것이 감사로서의 삶이다. 하나님의 선한 창조의 회복을 위해서 어떻게 달려가야 하는가? 개인의 인격과 삶에서 그리고 가정이나 관계에서 그리고 직장이나 세상의 삶에서 하나님의 복음의 은혜가 만들어내는 선한 질서, 정의와 공평을 제시하는 것이 설교의 역할이다. 소위 적용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것이다. 구원의 감사로서 어떻게 내 뜻이 아니고 하나님의 뜻을 조명해서 살것인가를 제시한다.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은 이렇게 세례를 위한 교육, 자녀 교육 등을 목표로 하지만 그러나 설교 자체를 구성하는 지렛대의 참조점이 되기도 한다.
3. 예배에 있어서 교리문답의 역할
교리문답을 52주로 분할해서 만든 이유가 주일에 설교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예배와 깊이 연관되어 왔다. 지금도 건강하게 서 가는 개혁교회들은 부지런히 교리문답을 설교한다. 교리문답을 설교함으로 예배의 중요한 부분이 된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예배 전체 구성과 교리문답이 어떻게 연결이 될 수 있는가?
교리문답은 우리의 참된 위로가 무엇인가로부터 출발한다. 답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것이 되었다는 복음적 사실이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축복으로부터 시작되는 예배적 선포일수도 있다.
나아가서 참회의 기도는 죄와 비참을 적용한 측면이기도 하다. 여기서 십계명을 낭독하고 참회의 기도를 한다면 이때는 십계명이나 율법이 제1이나 2용법적인 의미에서 사용된 것이다. 만약에 십계명을 설교 후에 낭독한다면 이것은 구원 얻은 성도의 감사의 삶을 강조한 제 3용법적인 적용이다. 일반적으로 참회의 기도 후에 사도신경을 고백한다면 이는 구원을 얻는 참된 믿음으로서 예배적 일관성을 가지게 된다.
설교가 복음의 선포로서 앞서 언급한 삼중적 구조를 반영하게 된다면 예배의 중심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말씀 선포와 더불어 세례와 성찬을 수시로 하여서 복음을 들음으로 믿음이 생기고 복음을 보고 먹으면서 믿음이 자라가게 된다.
그리고 나서 헌금과 십계명 선포 혹은 파송적 의미를 담은 목회적 기도 등은 감사의 삶이 어떠해야 함을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축복은 복음이 주는 위로를 확인하는 것이다.
예배의 전체적인 중요한 요소 속에 믿는 신조나 고백의 구조가 담겨있게 됨으로 예배가 신앙 전체의 균형을 공급하게 된다.
이제 예배와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의 연관성을 약간 정리하자면 이렇다.
참된 위로로서 삼위 하나님의 축복
(십계명의 선포)와 사죄의 기도
사죄의 선포와 사도신경
복음의 말씀 선포
(성례의 실시)
십계명 선포와 헌금과 목회적 기도
참된 위로로서 삼위 하나님의 축복
예배가 믿는 고백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는가를 고민해 보았다. 그리고 이런 구조가 삶에서 각인되고, 자녀들에게 잘 인식되도록 함이다.
한국의 장로교회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대소요리문답을 받고 있다. 실제로 내용적 차이가 많지 않다. 이런 신조들이 주일학교나 세례 교육의 과정에 합류하는 것과 동시에 예배와 설교의 형식을 통해서 전달되는 것은 한 걸음 더 체화한 양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