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대한민국

대한민국의 힘이 느껴지는 올림픽 기간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합니다. 불볕더위에 지친 몸으로 밤에 잠을 청하기도 쉽지 않은데 들려오는 올림픽 소식은 스스로 ‘대단하다’는 말을 하게 하였습니다. 10-10을 목표로 떠난다고 했습니다. 금메달 열 개에 10위를 목표로 245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은 베이징 올림픽 때보다 규모도 적고 금메달(13)이나 순위(7)에 대한 목표도 적습니다. 매우 겸손하게 떠난 셈입니다.

 

그런데 이 작은 규모, 겸손한 모드의 선수단이 우리 국민들을 마구 들쑤셔놓았습니다. 낯익은 양궁 뿐 아니라 펜싱을 그렇게 잘하는 줄 아무도 몰랐습니다. 체조 도마 종목에 그런 엄청난 기술을 가진 작은 거인이 있는 줄은 전혀 눈치도 채지 못했습니다. 적어도 나는 그랬습니다. 탁구경기에 십년도 훨씬 넘게 선수생활을 하는 30대의 선수들만 출전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내일이 보이지 않는 슬픈 일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들이 은메달을 따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떤 종목이든 순식간에 대단한 선수가 혜성처럼 등장할 수 있고, 이번에 탁구 금메달을 딴 중국친구도 첫 출전이라고 했으니 다음에는 얼마든지 우리도 좋은 선수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노장들이 출전했다는 사실을 걱정거리로 삼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그들이 그 나이에 은메달을 땄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축구가 이룬 역사는 정말 감동입니다. 나이 제한만 다를 뿐 결국 그 나이대의 세계 최고 팀들이 출전했고, 우리는 3위를 차지하였습니다. 히딩크라는 외국감독을 수입하여 2002년에 4강까지 간 적이 있지만, 토종 감독에 의한 세계 3위 성적은, 그것도 완벽한 승리를 이루어낸 것은, 얼마나 값진 것인지 모릅니다. 더구나 일본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고 하고, 모든 외신들이 이길 경기를 이겼다고 평가하니, 심지어는 ‘일본은 없었다’고 결론을 내리니, 이 여름 이 더위에 이처럼 시원할 수가 없습니다.

 

금메달 보다 귀한 것

무엇보다 고마운 것은 박주영 선수가 일본 수비수 네 명을 끌고 다니며 그들을 헤집고 통쾌한 슛을 날려 깨끗한 골을 얻은 일입니다. 박주영은 익히 알려진 대로 실력 있는 천재 축구선수일 뿐 아니라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소문난 친구입니다. 그런데 그가 보여주는 기도 골 세레머니를 두고 비난하는 불신자들이 인터넷에 안티 댓글들을 달아 박주영의 마음을 긁어놓기 일쑤였습니다. 이번에도 예선전과 영국과의 8강전을 두고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공연히 박주영을 비난하는 글들이 떠올라 내 마음이 심히 불편하였습니다. 경기를 제대로 보지 못해 그의 활약상이 어땠는지 알 수는 없지만 예선전에서도 한 골을 넣은 것으로 듣고 있는데, 유독 박주영만 비난하는 것은 억지요, 악한 비방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3,4위 전에서 박주영 선수가 한 골을 넣기를 간절히 소망하였습니다. 일본전에서 동메달을 두고 벌이는 게임에서 박주영이 득점을 하면, 그 때는 뭐라고 할 것인지 나는 보고 싶었습니다. “박주영이 올림픽 한일전 승리로 이끈 주인공이다. 밥줘영.. 그딴 소리 하던 자들 머리 박고 무릎 꿇어라” 이런 댓글이 올라왔다. 박주영을 밥줘영이라고 부르기도 했던 모양입니다. 악플 때문에 목숨을 끊는 사람도 나오지만 박주영은 그냥 잠잠히 실력으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무릎 꿇고 하나님께 감사하기를 잊지 않았습니다. 물러서지 않는 박주영. 축구장을 감사의 현장으로 삼는 대단한 축구선수. 믿음직한 홍명보 감독의 절대적 신뢰를 받은 박주영. 동메달을 딴 축구경기를 통해 금메달보다 훨씬 값진 것이 있음을, 신뢰의 귀중함을 다시 확인하였습니다. 확실한 믿음의 사람이 되어 남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 우리 그리스도인 모두가 소망해야 할 바로 그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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