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의 마음에 남아 있을까? /김윤하 목사
베네치아에 있는 산마르코 대성당은 830년경 공사를 시작하여 1060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비잔틴 양식 건축물입니다.
건물외관은 고딕양식, 로마네스크양식, 비잔틴 양식이 혼합되어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비잔틴 양식의 특징인 황금빛 모자이크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산마르코 성당은 하나의 보물 창고인데, 황금의 선반이나 청동 말은 너무나 유명한 보물입니다.
그보다 더 유명한 것은 사도 마가의 시신이 이곳에 안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본래 마가는 이집트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이슬람인 들에게 살해를 당합니다.
그의 제자들이 그를 마가가 세운 알렉산드리아 성당에 묻어 주었습니다.
후에 이슬람 칼리프가 이 성당 위에 왕궁을 세우려고 마가의 무덤을 훼손하게 되자
그곳에 있던 베네치아 상인들이 마가의 시신을 베네치아로 옮길 계획을 세웁니다.
그 사건 기록이 성당 안에 그림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들이 시신을 가지고 국경을 넘을 때 그들이 싫어하는 돼지고기를 시신위에 올려서 무사히 통과 했다고 합니다.
베네치아 사람들은 그 이후에 마가를 수호성인으로 삼고 오늘까지 성당에 모시고 있습니다.
나는 천주교에서 숭앙하는 수호신 제도는 인정하거나 받아 드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순교의 제물로 죽어간 한 사람이, 아직도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이 성당 앞에 설 때마다 나는, 나의 사후에 나는 누구에게 귀중한 사람으로 남아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