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민감한 글을 쓰는 것은 참 부담스럽다. 잘못 전달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실제보다 크게 과장되게 이해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와 같은 문제들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 것도 교회를 위해서 결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런 문제들일수록 조금씩 공론화해서 더 큰 문제로 발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교회가 가야 할 일일 것이다. 필자의 글이 다소 주관적일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단 교회 현실을 어느 정도는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노회에 총대로 참석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회의를 할 때마다 여비가 지급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다 봉사를 하는 것인데 웬 여비?”라는 생각이 들어서 받지 않으려고 하였다. 아마 노회에 처음 참석하게 되는 분들은 다 필자와 같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혼자만 받지 않으려고 하니까 다른 분들이 이상하다는 눈치를 보냈다. 그래서 회의비를 받기 시작하였고, 지금은 여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여비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오늘날 적절히 통제되어야 할 필요성을 많이 느낀다. 노회 활동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교통비도 들고 식사비 및 부대비용이 든다. 문제는 여유가 있는 교회의 목사님들은 괜찮지만 그렇지 못한 교회의 목사님들은 그런 비용도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정말로 어려운 분들에게는 그런 조그만 여비가 생활에 보탬이 된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런 문제를 여비를 통해서 해결해서는 안 되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여비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노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현재 회의비는 1 4만원으로 규정하고 있고 때에 따라 식사비 가 조금씩 추가될 때도 있다. 비용 자체는 그렇게 많지 않아 보이는지 모르지만, 회의들이 효과적으로 개최되지 않을 때 총 액수가 상당히 늘어난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다음과 같이 제안해 본다.

 

비용을 가장 쉽게 줄일 수 있는 것은 회의 개최 횟수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회의 일시나 장소를 따로 하지 말고 통합하여 연석으로 개최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한 사람이 두 회의를 한 장소에서 참석하게 되니 회의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물론 이것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회의비가 부서별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관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통합적으로 관리되지 않으면 심지어 동일한 장소에 회의에 참석하였다고 할지라도 여러 부서에서 회의비를 지출할 수도 있다.

 

또 하나의 제안은 임원회와 상임 위원회의 총 회의비를 적절하게 제한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하면 회의를 개최하는데 있어서 소극적이 될 위험성은 있지만, 적절한 예산 안에서만 회의비를 받고 예산을 초과할 경우에는 각 회원들이 교회를 위해서 봉사한다는 정신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적어도 회의를 참석하면 무조건 여비를 주는 관습은 점차적으로 사라져야 할 것이다. 아니면 부서마다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한 해 동안 회의비를 지출하지 않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회의비와 별도로 예산 문제와 관련하여 한두 가지만 더 지적하고 싶다. 교회 예산 집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있는 집행이다. 노회나 총회 돈은 주인이 없는 경우가 많다. 주인이 있다 하더라도 제대로 감독이 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다 보면 모임에서 영향력이 있거나 그 모임에서 오래 동안 참석한 소수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예산을 세우고, 그것을 검토하고, 집행하고, 결산하는 모든 각 과정들에서 책임이 분명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 제안하자면 다음과 같다.

(1) ()회장 : 회계의 최고 책임자(결재권자)

(2) 재정부 : ()산 분야 책임자, 해 부서예산 집행

(3) 회계 : 편성된 예산 만 집행

(4) 추경편성, 예비비 사용건 : 심층 검토 필요

 

필자는 아직 우리 교단 교회가 다른 교단에 비해서 재정 운영에 있어서 훨씬 더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 주님께서 작은 일에 충성된 자가 큰 일에도 충성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주목할 점은 작은 일이 바로 돈을 관리하는 일이었다는 사실이다. 목사/장로부터 이 작은 일에 하나님뿐만 아니라 성도 앞에서도 한 점 부끄럼 없이 당당할 수 있도록 충성해야 할 것이다. 생활의 순결은 고신 교단의 모토이다. 이 순결은 돈 문제에 있어서 가장 선명하게 시행되어야 한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