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투성이인 고소장

 

지난 2월 28일 고려신학대학원 이성구 교수는 영동고속도로에서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다. 모든 차들이 서행을 하는 것을 보고 속도를 60km로 낮추었는데 졸음운전을 한 대형 버스가 브레이크도 밟지 않은 채 100Km이상의 속도로 그대로 달려와 추돌을 일으킨 것이었다. 2차선을 달리던 승용차는 약간 오른쪽을 받히는 바람에 위로 떠올랐다가 90도로 회전하여 일차선에 떨어졌고,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으며 멈춰서는 바람에 한참동안 교통이 마비되었다.


승용차는 뒷 부분 절반이 완전 구겨져 폐차를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이교수부부는 아무런 외상을 입지 않았다. 그러나 하룻밤을 자고난 그들은 몰려오는 통증을 이기지 못하여 병원에 입원해야만 했다. 목, 어깨로부터 허리에 이르는 근육통으로 한달간이나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런데 그 와중인 3월 9일 이교수는 천안경찰서로부터 고소건이 접수 되었으니 와서 조서를 받으라는 경찰의 전화연락을 받았다. 2004,5년 신대원 입학시험 비리의혹의 중심인물 중의 한 사람인 이경기(신대원 1학년 재학 중 정학상태임,  경산로교회 전도사)씨가 이성구 교수를 걸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대전검찰청 천안지청에 고소하였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교통사고로 입은 육신의 고통보다 더한 마음의 고통을 안겨 주었다.  오후 4시에 시작, 밤 10시가 넘도록 저녁식사도 걸른 채 조사관과 5시간 이상을 씨름하며 조서를 꾸며나갔는데 갈수록 의문 투성이었다. 이경기씨가 제출한 고소건의 증거는 모두 10가지나 되었는데 전부 견강부회식 억지논리와 출처가 의문스러운 문서들로 이루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고소내용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 '최덕성 교수의 방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을 이성구 교수와 반대파 교수들이 보면 손해를 본다' 이런 식의 비난의 글이 총회 게시판에 실렸고 그러한 소식을 전해들은 이성구 교수가 자기 불로그에 그 글을 따서 올리면서 해명과 반박을 한 글을 두고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그 글 어디에도 개인의 이름을 거명한 곳은 없고, '부정입학한 자가 이런 소리를 했을 것'이라고 추정한 것을 두고 자신을 비방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 특정인이 본인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 아닌가?

 

둘째, 이사회에 올린 공식서류와 교수회에 보낸 건의안건을 담은 이메일 1통을 걸어 역시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사회에 제출한 서류가 어떻게 휴학생의 손에 들어가 있는지.  교수회에 보낸 편지가 어떻게 학생의 손에 들어가 있는지.  그걸 누가 빼냈으며 누가 어디에 공개하여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인가? 이사회에 올린 서류에서조차 교수들은 학생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단지 K라는 이니셜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식 서류를 두고, 그것도 익명으로 처리한 일을 두고 명예훼손이라니 어이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사회에 입학부정에 관한 건을 조사해 달라고 올린 문건이 밖으로 유출된 것이야말로 '사건'으로 철저히 조사가 이루어져야할 부분이다.  교수들이 이사회에 제출한 서류에서 실명을 거론했다고 하더라도, 학교의 학사업무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여 교수들이 이사회에 진정한 것이 신문지상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면 개인의 명예 훼손과는 전혀 무관한 일임은 일상에 속하는 것이다. 도대체 그런 일을 두고 명예운운 한다면 이 땅의 어떤 기관에서 어떤 사람을 처벌할 수 있을 것인가?

     

더구나 K라는 이니셜로 처리된 부분을 두고 그것이 본인이라고 주장한다면 본인 스스로 시험에 부정을 저지른 학생임을 시인하는 것이 되고 만다. 스스로 제 무덤을 판 것이라고 할 것이다. 게다가 부정행위 당사자 교수로부터 각노회에 제소당한 교수 7명이 공동으로 이사회에 제기한 진정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이교수만 고소한 것은 이 사건을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몰고가려는 저의가 깔려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셋째, 한국기독신문에 난 기사와 그 기사를 이교수가 블로그에 옮겨 반박한 사실을 두고 고소를 했다는 점이야말로 점입가경이다. 한국기독신문은 2006년 말 '신대원 입시 부정, 꼬리를 잡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경기라는 실명을 거론했고, 이경기는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그 기사에 항의하면서 '교수들이 엄청나게 후회할 일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는 기사를 연이어 실었다.

 

이 교수는 이러한 기사에 대하여 정면으로 반박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다시 실었다. 교수들이 후회할 날이 올 것이라며 신학생이 신학교수를 고소할 가능성을 제기하자, 이교수는 '교수를 협박하는 신학생이 있다'는 제목으로 이러한 주장에 일일히 반박하였다. 

 

'입학시험에는 전혀 부정이 없었다. 교수들이 조작하고 있다'느니, '교수들이 자신을 표적으로 삼아 2005년 한 해 동안 왕따시켜왔다', 혹은 '특히 어떤 특정 교수들이 부당하게 자신을 차별대우하여 학점을 주지 않았다고 하고,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에 고소할 수 있다, 죽기로 각오하면 교수들과 조사위원들이 후회하게 만들 자신이 있다'며 공갈과 엄포를 놓고 있으니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러한 자신의 주장이 실린 신문기사를 이경기는 본 '코닷'에 스스로의 이름으로 댓글을 올려놓기도 하였다.

 

신문에 난 기사에 제보자가 이성구 교수라고 밝히고 있다면 이는 혹시 명예훼손과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한 경우에도 보도한 것은 신문이기 때문에 최종적인 책임은 신문사가 져야 하는 법이다.  정보란 얻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유통되느냐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문사가 독자적으로 기사를 수집하여 게재하였다면 신문사를 걸어 언론중재위에 제소를 하든지 하여야 할 일이다. 그런데  한국기독신문에 난 기사를 두고 어떻게 이성구 교수가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인지 정말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이는 충분히 무고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 것이다.


조사를 마친 이성구 교수는 조사관에게 고소자와의 대질 신문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3월12일로 예정되었던 대질신문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답답한 이교수가 먼저 경찰에 전화를 걸어 독촉을 했다는 후문이다.


입학부정문제에 대하여 이사회가 구성한 조사위원회는 입학부정과 관련된 교수에 대하여 부정행위가 명백하므로 신대원이 요구한 징계요청이 정당하다는 입장을 표명하였고,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여 징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관선이사들의 임기가 지난 4월 2부로 만료된 이후 병원 구성원들과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아직 이사회가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

 

고려학원 정상화가 2월에서 3월 그리고 이제는 4월 말로 그 최종 시한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정 이사회가 되든지 임시 이사가 다시 파송되어 오든지 결론이 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이사회는 제일 먼저 이 사건을 다루게 되어있어 어떤 식으로든 학교내에서는 사건이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은 이사회의 결정으로 종결되는 것으로 본다면 여전히 말썽이 될 소지가 남는다. 계속해서 입학부정 당사자들은 자신을 정치적 피해자라고 주장할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왕에 이 문제와 관련하여 신대원 교수가 엉뚱한 혐의로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게 된 이상 처벌은 유보하더라도 사법기관으로 입학부정 사건의 본질을 철저하게 조사하게하여 사건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이 향후 다시 이와 유사한 사건을 막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