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기획기사 주제는 목사(혹은 교회)와 대통령 선거입니다. 시의 적절한 주제입니다. 관심사는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대통령 선거에 임해야 하는지를 다양한 현장에 적용해 보았습니다. 나라를 책임질 지도자의 역할(장희종 목사), 목사가 설교를 할 때 대통령 선거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성희찬 목사), 그리고 공적 기도를 할 때(정주채 목사)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대통령을 뽑는 성도들의 기준에 대해서(손봉호 장로), 대통령의 시급한 현안에 대해서(백종국 교수), 그리고 정치 일반에 대한 롬13장의 적용적 해석에 대해서(황원하목사) 논의합니다. 이런 논의를 통해서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서 대선을 맞는 일에 일조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연구위원장 이세령 목사-

서언

▲ 장희종 목사 대구명덕교회담임
12월 19일이 되면 대통령선거가 있다. 대통령제의 나라에서 대통령의 권한과 책임은 크고 막중하다. 누가 대통령의 자리에 앉느냐에 따라 우리 개개인의 현실적인 삶에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국가의 성격과 특성 그리고 나아갈 방향이 크게 좌우된다. 그것을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실감했다. 그래서 우리 그리스도인는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기도하면서 깊은 관심으로 후보자들을 살펴야 한다. 그렇다면 나라 정치를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자는 어떤 자여야 하고 무엇을 갖춘 자이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자.

첫째, 민족과 나라를 사랑하는 자여야 한다.

모든 사람은 자기 민족 자기 나라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라사랑의 정의가 필요하다. 나라를 사랑하는 자는 겨레의 힘을 뭉쳐서 나라를 튼튼하게 한 사람이다. 어떤 외적의 침입도 막아낼 수 있도록 민족 단결에 이바지한 사람이다. 자기 겨레와 다른 민족이 피차 행복하게 살도록 국제사회의 평화에 공헌한 사람이다. 그리고 온 인류에게 참 인간의 도리와 인간 공동체 질서에 이바지하는 사람을 일반적으로 애국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볼 때 구약의 예언자들은 애국하는 사람들이었다. 위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아래로 자기백성과 다른 나라의 백성을 철저히 사랑한 애국자들이었다. 그들은 민족의 지난 역사 속에서 활동하셨던 그 하나님은 지금도 활동하고 계신다고 외친 자들이었다. 애굽의 압박에서 해방을 주신 하나님, 민족 대 행진에서 앞 길이 막혔을 때 홍해를 갈라내신 하나님,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 저들에게 만나를 내려주셨던 그 하나님이 지금도 살아 계셔서 자기 백성을 돌보신다고 외친 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약의 선지자들은 단순한 신앙인이 아니라 참된 의미에서 애국운동을 한 사람들이다. 나라정치를 책임질 지도자는 이런 애국자여야 한다.

둘째, 정의로운 자여야 한다.

선지자 아모스는 나라를 사랑했기 때문에 시류에 결탁하지 않았다. 그래서 할 말을 하고 마땅히 할 바를 한 사람이었다. 그의 관심은 전 영역에 하나님의 주권이 미치는 나라 회복에 있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이 하나님을 경외하고 인간 사회에서 서로 대접받는 그런 사회를 꿈꾸었다. 국제관계에 있어서도 상호신뢰를 구축하여 서로 평화로이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인간 사회를 소망했다. 그러한 이상(理想)을 파괴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들의 죄라고 봤다. 그래서 그는 죄짓는 자가 고위층이거나 서민대중이거나 가리지 않고 질타했으며, 여호와 하나님만이 유일하신 신이요, 인류의 운명을 한 손에 쥐고 계시는 분으로 믿었던 자이다. 주변의 모든 민족들에게는 보편적인 진리에 입각에서, 그리고 선민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계시에 의해서 그들의 죄상을 지적하면서 하나님의 심판을 선언했다. 그런 의미에서 선지자 아모스는 그리스도인의 나라사랑의 본을 보인 사람이었다. 나라정치 하겠다고 나서는 자는 그런 선지자에게서 정의가 무엇인지를 배워야 한다.

셋째, 창조세계의 보편질서를 세워갈 수 있는 자여야 한다.

이점은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이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다. 하나님은 자신의 창조 질서를 위협하는 것은 결코 용납하지 않으신다. 어떤 경우에도 자기의 질서를 세워 가시는 분이시다. 만일 민족의 최고 정치 지도자가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역행하는 정책으로 나라를 이끈다면 그는 민족과 나라의 번영과 평화로운 역사발전을 가로막는 자가 될 것이며, 나아가 민족의 비극적 운명으로 내 모는 자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시대 나라정치를 하겠다고 하는 자는 자유 문제, 경제 문제, 복지문제, 평등문제 뿐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질서에 역행하지 않을 자이어야 한다. 창조세계의 질서를 회복시키고 보존할 수 있는 안목과 설득력을 갖춘 자라야 민족의 영원한 번영과 영광을 기대 할 수 있다. 경제논리나 인간의 타락한 본성에서 나온 이념이나 사상에 사로잡혀 다른 보편가치를 파괴하는 자가 민족의 정치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된다. 만일 그런자가 민족의 지도자가 된다면 역사를 뒤로 돌릴뿐 아니라 민족의 자긍심과 이상을 죽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넷째, 민족적인 환상을 보는 자여야 한다.

주전 8세기에 살았던 선지자 이사야는 수도 예루살렘이 파괴되고, 하나님의 도성 시온이 황폐되며, 하나님이 그들에게서 떠나버리신 것을 본 자이다. 하나님이 함께 해주시던 영광스러운 민족이 이처럼 처참하게 끝날 수 있는 것인가! 선지자를 더욱 당혹스럽게 했던 것은 적의 침략을 받아 민족의 자존심인 수도 예루살렘이 파괴되고, 거민은 포로로 끌려갈 것이라는 사실을 아무도 알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데 있다. 이렇게 민족의 장래가 전혀 소망이 없을 때 선지자는 망국적인 원인을 보는 동시에 민족의 미래의 환상을 본 것이다(사62:1-2). 공의가 빛같이 드러날 그날, 의가 빛을 발하는 그날의 환상을 본 것이다. 하나님이 그의 조국에 친히 찾아오시는 환상, 수도 예루살렘에 평화의 왕께서 구원을 들고 찾아오시는 환상을 본 것이다. 어둠에 잡혀있는 온 세상을 빛으로 끌어내는 환상을 본 것이다. 그 날에 온 세상의 왕들이 그 빛으로 나아오는 환상을 본 것이다. 그날에 하나님께서 신부처럼 기쁨으로 맞이해 주시는 환상을 본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지도자는 이런 민족적인 환상을 가진 자여야 한다. 분단된 조국이 하나로 통일되고 이 땅에 평화와 사랑과 신뢰와 소망이 가득한 민족, 경건한 민족의 환상을 보는 자여야 한다. 그래서 세계 모든 민족들에게 기쁨과 소망을 주는 그런 민족의 되는 환상을 보는 자여야 한다. 우리 민족의 정치 지도자는 이런 민족의 환상을 볼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자여야 한다.

다섯째, 능력이 있는 자여야 한다.

모든 선한 것을 알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역사의 현실 속에서 실현시킬 수 없다면 그는 지도자는 될 수 없다. 예수님은 선한 목자에 대하여 말씀하시면서 “문으로 들어가는 이가 양의 목자라 문지기는 그를 위하여 문을 열고 양은 그의 음성을 듣나니 그가 자기 양의 이름을 각각 불러 인도하여 내느니라 자기 양을 다 내어놓은 후에 앞서 가면 양들이 그의 음성을 아는 고로 따라 오되”(요10:2-4)라고 하셨다. 합법성과 편애 없는 사랑, 가야할 목표를 알고 솔선수범하는 모범으로 백성들을 즐겁게 따라오게 하는 능력을 있는 자가 선한 목자라고 하셨다. 한 나라의 거대한 조직을 경영하며 민족의 장래 문제를 분초를 다투어 결단해야 할 지도자는 합리적인 사고력과 조직력, 문제의 핵심을 꿰뚫어볼 수 있는 통찰력과 결단력 그리고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자이거나 무능한 자가 민족의 정치지도가 된다는 것은 그 자신은 물론이지만 민족전체를 파탄으로 몰고 가는 끔찍한 재난이 된다. 미국의 건국 초기의 청교도들은 지도자 덕목에 세 가지를 지목했는데 경건함과 정의감에 현명함을 들었다. 모세는 지도자의 자질을 “능력있고, 경건하며, 진실하고, 불의한 이익을 미워하는자”(출18:21)라고 했다. 이것이 바로 지도자에게 필히 있어야 할 능력이다.

결언

우리나라 정치를 책임질 지도자가 갖추어야 하는 다섯 가지 덕목을 지적했다. 지도자가 되겠다고 준비하는 자는 이런 덕목들을 품고 자신을 돌아보며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덕목은 자기 힘만으로는 갖추기 어렵다. 하늘의 하나님께 겸손히 도우심을 구해야 한다. 그리고 이 나라 백성 된 우리는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지도자를 허락해 주시도록 하나님께 기도드리면서 그 근사치에 미치는 자를 뽑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허락하신 지도자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직분자요, 하나님의 일군으로 생각하고 존경과 순종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권력은 “이 세상의 신”(고후4:4; 참고 엡6:12)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감시하며 비판적으로 섬겨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허락하셨지만 우리의 시대에 우리의 손으로 뽑았기 때문에 역사적인 책임도 함께 져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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